이 글은 정신의학 전문의가 내린 처방전이 아닌
삶의 경험을 토대로 써 내려간 일기이다.


긴 시간을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우울감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는 한다.

간혹 남의 연애사나 가족사 등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처한 고민들 글을 읽으나,
첫 글을 올린 최근 수요일부터는 더욱 더 많은 고민 글들을 읽어 보았다.

목표 없이 허무하게 일을 반복하는 사람, 자기 삶을 내친 사람, 절망에 놓인 사람, 해결책이 있을 것 같으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이
그걸 용납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변함없이 많다는 걸 느꼈다.


때는 내가 가정사로 고민을 안고 많은 자살 기도와 네 번의 큰 자살 시도를 한 경험으로
위에 적혀 있는 고민의 예 중에 희망이 보이면서도 절망적이었던 가정사와
이기적인 마음이 복합적으로 다가왔던 것이 내 인생의 바탕이었던 시기이다.

그때 나는 환경이 나를 등질 때 자신을 사랑하거든 놓아주는 법도 배우는 것 같았다.

이와 같은 상황은 마치 첫사랑을 하는 남자가 녹록지 않은 사정에 상대를 곁에서 떠나보내 주려 다짐한 마음과
상대는 둘 사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에 차있다는 마음이 서로 내 마음에 공존했었고,
이마저도 괴로운 상황이 결국에 상대를 떠나보내는 것, 그것이 자살이라는 결심이었었다.

사랑과 책임을 몰랐었고, 나를 위한 책임은 끝내 나를 놓아주겠다는 겉보기 좋은 말에
포기를 했고 죽고 싶다는 마음과 맞부딪힌 체 어떠한 조언도 마음에는 성이 차지 않았다.

그저 그 말로 몇 시간을 맞바꿔 살아갈 뿐 내면은 바뀌지 않고 있었다.

후에 나는 방금 한 말과 달리 이상하게도 큰 노력을 해준 이와
내 작은 용기로 인해 자신을 바꾸길 생각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측근의 정성 어린 희생이 아니고서야 자신을 스스로 깎아내리고 한 끗 뿐인
가능성밖에 남지 않은 이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희망을 찾게 되거든 그가 살아온 처량한 곳과는 다르다는 걸
알려주는 글을 남기는 것과 그들이 삶에 목메 스스로 삶에 부딪혔을 때 그 용기에 공명하고 응원해주는 것이다.

우울은 너무 가볍게 보지는 말되 너무 무겁게 보지도 말아야 하고 마음이 헤질 때로 헤진 이에게
제 어떤 소리를 하던 간 상대를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이 아니라, 단언 불가능이기 때문에
희생이 담긴 노력이 아니고야 내가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정말 이것뿐이 없을까 생각하고는 한다.

이번 이틀간 짧은 고민으로 인해 느낀 건 포괄적인 시선으로 본다면 이 다양한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이고,
오늘만큼은 내 자그마한 얘기를 꺼낸다.

20대 초반 이제 막 청소년 쉼터가 받아들여 줄 수 있는 나이가 끝날 무렵
나를 챙겨주던 한 사람의 도움으로 몇 달간 사우나에서 먹고 지내며 찾았던 방안이 주유소의 기숙사였다.

어떤 인터넷을 돌아보아도 평이 좋지 않던 주유소 기숙사에 대한 걱정이 컸다.

낯선 사람과 나이 많은 사람의 갑질이나 이로 인한 고된 노동, 위생 등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집안에서 날마다 하늘이 무너지는 생각을 하며 보낸 터라 그 모든 일은 내게 별다른 자극이 없었다.

밖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열심히 하면 인정받고, 만족하지 못하면 더 열심히 하고,
도움을 구해 전보다 또. 더.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됐다.

이때의 나는 집이 아닌 성격이 맞지 않는 낯선 사람과 함께 지내도 일에 치여 힘들어도
집에서 아닌 곳에서 생활하는 만족감에 밤새 울며 보낸 적도 있었고, 흔히 꼰대가 하는 말이라고
불리는 허울 좋은 비난들이 비판으로 받아들여 좋은 습관을 만들기에도 충분했다.

절망적인 상황 두 손 모아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바랐던 기도가, 그 간절함이 근본적으로 나에게 향한 걸 깨닫고는
점차 정돈된 주변 환경과 운동으로 관심을 쏘기 시작했다.

청소와 운동의 두 일은 간단하면서도 시간을 보낼 수가 있다.
기본이 안 잡혀 있는 이 두 일은 간단히 인터넷으로도 배울 수가 있음과 동시에
나를 삭막한 현실에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그런 삭막한 현실 속 나의 외, 내적인 면도
성장하게끔 해준다.

곧 이게 습관이 된다면 좋은 시간을 보내며 생산적인 생각을 같이 하기도 충분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도 이런 사소한 일부터 시작할 수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찰나의 순간이다.
다짐만으로 큰 변화가 없다고 느끼지 말기를 바란다.

당신은 큰물가의 가장자리에 있는 잔류로 빠져나왔다고
과거의 큰물을 회상하며 자기 삶을 안주하거나 자책하지 말기를 바란다.

잔류에서 벗어난 당신의 흙 뭍 인생은 사실 따뜻하지 않은지
사는 건 원래 정처 없이 떠돌고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곳이라고

미련 없이 과거를 단절하고 현재부터 차근차근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