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조심스러운 주제일 수 있지만
최근 M본부 방송사사건이 떠올라서.
내가 정말로 자살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음.
나도 자살하지말고 그냥 그들과 거리두고 살고 냅두면 되지않을까 싶던 시절이 있었음.
그런데 서서히 사람이 스스로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 피말리는 상황에 대해 써보고자 함.

일단 본인은 여중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음.
당연히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고 싶었고
체벌과 권력이 만연한 내 학창시절이 반면교사가 되어
아이들에게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었단말임.
그리고 내 행동은 어느정도 아이들에게 와닿기 시작했고
당연히 모두에게는 만족스러운 선생님이 되지 못할 거란 사실도
염두에 두고 있었음.

그런데 이런 마음가짐에도 현실은 정말 쉽지 않았고
잘해줘도 오해로（쳐다보지도 않은 자기 다리를 쳐다봤다던지） 소문을 만들고
선생님 욕설을 하고 다니고 자기들끼리 편을 만드는,
그리고 그 학부모도 학생편을 드는 별 이상한 사건들이 있었어서 정말 힘든 적도 많았다.

그런데 내가 오늘 고백하고자 하는 중심 주제는
학생들이야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지만
같은 어른들이 주는 그 스트레스는 더욱더 내 자존감을 깎았고
도저히 뭘 할 수 없는 상태로 이르게 만들었다는 것임.

내 험담을 하고 다니는 학생은 소위 일진이었고,
자기 무리에서 돋보이고 싶고 위화감을 형성하는 것을 즐겼고,
덩달아 자신이 우두머리가 된 느낌도 들테니 어린마음에 그랬다고 쳐도
（솔직히 우리 학창시절때도 선생님 욕하는 아이들 많았으니）,
같은 교무실에 있는 학년 부장님은
소위 목소리가 엄청 크고 학창시절에 좀 놀았던 분이셨단말임.

대충 짐작이 갈진 모르겠지만,
그 사건에 오히려 부장님은 그 학생편을 들어주기 시작했고
교권침해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닌
‘그럴 수도 있다’며 한낱 장난으로 취급하며
유쾌하게 장난치며 응원해주기에 이르렀음.
그건 그사람 방식의 교육방법이었던 것인데,
그건 내가 해야하는거 아닌가, 왜 타인이 나대신
응원하는건가 싶었다.
그리고 결국, 나보고 '선생님이 너무 모범적으로 자라서 그 노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거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을 듣고 나서의 일어난 충격은 잊을 수가 없음.
그 부장님의 말씀은 교무실에 여론으로 작용하였고
그런 부장님에게 아부하는 소수의 교사들은
내게서 등을 돌리며 그 사건이 결국 '내 능력부족'으로 치부가 됨.

솔직히 당시 그 말을 듣자마자는 별로 충격받지는 않았는데
（그 사람이 워낙 드세고 그냥 생각없이 하는 말이었다고 생각했기에）
날이 지나고 지날 수록 내 편이 없고 오히려 가해자가 서로 편을 만들고
타 교사들에게도 그 사건이 결국 내 능력부족으로 치부가 되는것이
점점 내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고
나 스스로도 내가 이상한건가 의심하고 저항하나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됐다는 것임.

이 글을 읽는 몇몇 분께서도
'어떻게 교사가 그래?'
‘어른이 유치하게 뭐하는거냐’ 생각이 들 수도 있을것임.
당연히 좋은 교사가 훨씬 많음.
안유치한 교사가 훨씬 많고 그게 일반적일 정도임.
100명중 99명정도라고 해도
그 목소리 큰 1명이 주는 영향력은 99명의 도덕성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래서 내가 말하고자하는 중심주제가
이번 방송사 사건도 그렇고 소수의 주도세력과
그 주도세력을 옹호하는 세력이 있다면 뭘 하기가 어렵다는것임.

이번 방송사 사건도 그렇듯이
댓글들로는 다 큰 어른이 유치하다며 반드시 인과응보로 돌아온다는 글들이 많지만
현실은 잔인할 정도로 그런 인과응보는 없다는걸 깨달음.
그 사람들은 그냥 자기 할일을 하며,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듯
자기만의 편을 어떻게어떻데 만들며 너무나도 잘 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방송으로 조명되었기에 참교육이 가능했던 것이고,
현실은 그렇게 비상식이 마치 상식처럼 당연시되는 걸 나는 두눈으로 목격하며 지내야했고,
그 뒤로 우울증약을 달고 살았고 뭘 해도 도저히 웃음이 나질 않더라.

그와중 부장님과 부장님을 따라 친목질을 하는 다른 교사들,
그리고 내 소문을 퍼뜨린 그 아이들은 나와 다르게 잘만 사는 것 같고
그들은 마치 지나갔던 사소한 해프닝마냥 아무렇지않게
평소와 다를바 없이 즐겁게 살아가는걸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음.

그때 나는 그냥 내 할일을 하려고 운동과 독서를 많이 했는데,
그렇게 그들 맘대로 살으라고 무시를 하려고 해도
주도자와 옹호자들은 나빼고 연대감을 쌓고
나 빼고 다른 선생님들을 보란듯이 챙겨주고
나는 계속 무리에서 동떨어지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아이들은 그렇게 그 부장님이 편들어주는 행위가 강화로 작용되어
주동자 학생을 따라 내 말을 안듣기 시작했고
도저히 그러려니 무시를 할래야 할 수가 없게 됨.
그 방송사 사건에서도 피해아나운서가 무슨 일을 해내면
일동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면
그들만의 칭찬으로 연대를 쌓았다는 내용을 봄.
이게 진짜 공감가는것이, 당하니까 미칠것같더라. 진짜 무시가 안됨.
여담으로 그 아나운서가 유퀴즈에 나가는걸 상당히 견제했다고 함.

그래도 나는 타인에게 보여지는 직업이다보니
웃어야되고 좋고 예쁜 말을 쓰며 사람들을 대해야함.
그 괴리감도 정말 힘들었는데 그분도 그러시지않았을까 싶다.

'내가 당당하면 되지, 내가 목소리를 내면 되지' 싶어도
그들이 똘똘뭉쳐있어서 절대 그렇게 안된다는 걸 알았음.
그럴때 진짜 죽고싶다는 생각이 그냥 줄줄이 튀어나왔는데
점점 이렇게 미치다보니 안좋은 생각을 아무렇지않게 하게 된다.
지금은 그사람들 어떻게 지내려나 모르겠네.
겪어보니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리고 정말 얼마나 말못하고 혼자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많을까 싶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짐. 그땐 이런 글조차 안나올정도로 힘들었으니
암튼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