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민게에 이런 글 쓰면 개욕처먹을거 아는데 내가 욕 먹어서 달라져야 하면 내가 좀 더 달라지고 싶기도 해.

난 그냥 다른 가족들도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우리 가족이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궁금해서 글 써봐

정신과 의사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댓글 남겨봤는데 무조건적으로 경청해라, 가족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딴 답밖엔 안 돌아와서 여기다가 글 남겨봐.


가급적이면 자가진단 우울증 환자보단 3년차 이상, 정신병원 입퇴원 경험 있는 무직 환자 가족들이 댓글 달아줬으면 좋겠다.



나한테는 정신질환 가족이 있어.

편의상 ㅁㅁ이라고 할게.
ㅁㅁ이는 유년시절부터 부모님과의 불화+학폭+가출, 중고딩때는 술담배, 20살때부터는 나이트에서 일하면서 업소 생활을 시작했어.

22살 무렵에 잘 다니던 대학도 때려쳤는데 이때 부모님과 정말 많이 싸웠어. 엄마가 울면서 대학만은 마쳐달라고 했는데 말도 없이 자퇴를 했지.

이후 ㅁㅁ이는 십년 가까이 업소 생활을 전전하다 다른 이유로 정신병원에 상담을 받으러 가게 됐음.（이때는 우울증이나 다른 질환이 없었고, 정말 생경한 이유로 갔음）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횡설수설 주의산만한 ㅁㅁ이의 태도를 보고 의사가 ADHD 검사를 권했고 그렇게 20만원짜리 검사를 받게 되었음.


검사 결과 일상 생활이 어려울 수준의 성인 ADHD.

기억력, 집중력 관련 검사 전반이 박살나있고, 단기기억력만 아주 쬐금 보통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했다더라.

무언갈 시작하면 마칠수가 없는 정도라며, 어린시절 엇나갔던 것도 진단을 못 받아서 그렇지 소아 ADHD 영향이었을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음.


우린 내심 기뻤다.
ㅁㅁ이가 방황했던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 좋아질 일만 남은 셈이잖아? ADHD는 다른 정신 질환과 다르게 약 먹으면 빠르게 좋아진다고 하니, ㅁㅁ이가 좋아질거라고만 생각했어. 의사도 6개월 정도 약 먹으면 좋아질거라고 했고.





근데 3년이 넘은 지금.

ADHD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우울증과 성인 ADHD, 수면장애 및 여러가지 복합적인 정신질환이 되어 돌아옴.

한끼에 약만 여섯~여덟알씩 먹는다.

일주일에 한 번 혼자 가서 상담을 받고 오는데, 환자 본인도 모르게 약이 추가되거나 빠지는 상황임.
약 개수가 줄어서 원내약국에 물어보면, 이번주는 콘서타가 빠졌네요. 수면제가 빠졌네요 하는.



ADHD 진단 받고 3년간 정말 많은 곡절이 있었어.

우선 업소 생활을 하며 가족 모르게 고액의 빚을 졌던 ㅁㅁ이 신용 불량자 되게 둘 수가 없어서 내가 야금야금 갚아 준 돈만 500이 넘음.

아빠가 갚아준 빚은 천만 단위임.


빚뿐이던 업소 생활을 청산한 뒤로 먹고 논 ㅁㅁ이한테 내가 대준 생활비만 또 몇백이고ㅋㅋㅋㅋ （ㅁㅁ이는 부모와 살기 싫다며 10년 넘게 월세살이중임）

작년엔 또래들 다 잘나가는데 무직 백수인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다고 울고 불고 손목긋고 해서 아빠가 사준 중고차, 할부 끝나기도 전에 3금융에 맡기고 담보대출을 받아서 이자를 20프로씩 내질 않나ㅋㅋㅋㅋㅋ

몰랐는데 대출 시스템을 운영하는 전당포에 명품백이나 차를 맡기면 법정 최고 이자 20프로로 대출을 받을 수 있더라ㅋㅋㅋㅋ 차라리 팔아버리던가 에휴..


차라도 되찾으려고 아빠가 대출받아 원금을 갚으려고 했는데 ㅁㅁ이가 쓰고 있던 내 명의로 된 신용카드 단기대출（카드론 총액 4xx만원）을 제때 못 막아 내가 채권 추심에 들어가면서 아빠가 차를 포기했어. 차를 되찾아줘봐야 또 담보 잡힐테니까.



근데 가족 모두 뭐라고 하지도 못해.

왜?

세상 사람들이 말하길, 우울증 환자는 가족들이 이해해줘야만 하는 존재니까.
가장 가까운 가족이 이해해주지 않으면 ㅁㅁ이는 나아질 수 없으니까.

우리가 한번이라도 제대로 믿고 의지해줬으면 ㅁㅁ이가 이렇게 안 되었을테니까.



본인도 괴로워 죽고싶다는데 어쩌겠음.

ㅁㅁ이가 정신병 걸린 3년동안 20키로가 넘게 빠져서,
키가 180 가까이 되는 놈이 몸무게가 50키로 될까 말까야. 4x키로까지 빠졌다가 입원하고 가족들이 신경 써줘서 찌운 게 그거임.


두달 전에는 힐링 여행 가고 싶다고 우겨서, 말려도 안 듣고 ㅇㅇ으로 비행기 타고 떠나더니만 렌트카 사고 나서 500만원 가까이 내가 물어주고,

그 여파로 내 신용카드 값을 못내게 되어 연체가 시작되었고, ㅁㅁ이 새끼 사고 전까지 지가 돌려막기하면서 쓰던 내 카드 대금 2xx만원을 한달 넘게 연체해서 32일만에 갚아주고, 이번달 카드값（ㅁㅁ이가 쓴거） 2xx만원도 당연히 연체해서 결국 지금 채권 추심에 들어감ㅋㅋㅋㅋㅋ
30대에 신용불량자 예약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정말 무너지기 싫어서 악으로 버티고 버텼는데 며칠 전에 제주도 갔다가 또 사고가 났다고.......


그 얘기 듣자마자 머리가 멍해져서 그냥 아무 소리 안 하고 전화 끊었다.

채권 추심 담당자가 일부라도 상환하면 기한을 늘려 주겠다고 전화가 와서 일부라도 빌려보려고 전화했더니만 자기 또 렌트 사고 났다고 쳐울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이가 어리지도 않음 내년이면 30대 중반임.
아휴 ㅅㅣ발...


자랑할건 아니지만 나는 3년간 우여곡절을 겪으며 두 번 목을 맸음.

한번은 끈이 떨어져서 미수.
（출근해서 일 하다가 정신적으로 한계에 몰려서 소주 반병 원샷 때리고 일하는 곳 화장실에 목매달았음. 이때는 유서도 개같이 썼음ㅋㅋㅋㅋㅋㅋ [죽어서 편해질거라 생각하니 기분 좋다. 길게 글 쓰기도 싫다. 빨리 가서 죽고 싶다]고 씀ㅋㅋㅋㅋㅋ 한 1분? 정도 매달렸나? 끈이 끊어져서 미수로 그침. 그리고 눈물 한 번 쫙 빼고 다시 복귀해서 일함]

두번째는 너무 아파서 실패.
（첫번째의 실패를 딛고 마트에서 포장리본끈이랑 가위를 사서 지하철역 화장실에 목을 매달았음. 근데 첫번째랑 다르게 끈이 얇고 날카로워서 그런지 진짜 너무 아프더라. 진짜 너~~~무 아픔. 1분이 10분 같고, 1분 30초가 30분 같음. 얼굴에 피가 뜨겁게 몰리고, 눈알이 빠질거 같고 머리가 빠개질거같이 아픔. 진짜 머리꼭대기에 누가 뜨거운 물 부은줄 알았음. 목 졸린 부분도 칼날에 찢기는것처럼 아픔. 진짜 죽는것도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첫번째때는 소주 때문인지 그렇게 아픈줄 모르겠었는데 두번째는 진짜 개 아프더라.
총 3분도 안 매달렸는데 다음날 아침까지 두통에 시달렸음.）


어떻게 어떻게 ㅁㅁ이 새끼가 쓴 카드값에 넣을 일부는 다음주에 마련 되지만, 저번달부터 연체해서 결국 일시에 상환하게 된 내 카드값 4xx만원은 절대 낼 수가 없음ㅋㅋㅋㅋ


난 이젠 ㅁㅁ이가 죽었으면 좋겠다.
괜찮아지면 제일 좋겠지. 근데 안 괜찮아지면. 이게 ㅁㅁ이 인생에서의 최선인 상태라면?
더 심해지기 전에 죽고 없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내가 전화 뚝 끊어서 자기 상처받았다고, 자기 상처받는 거 알면서 그러면 어떡하냐고 또 손목 그었다고 문자 오고 전화오는데 현타가 너무 와서 가게 닫고 두시간동안 열심히 글 써봐요.


우울증 극복 시켜본 분들, 아직 극복 시키는 중인 분들 댓글 좀 많이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