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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50분에 깨어서 어영부영 준비하다
10분에 출발해야 하는데
4시 15분에 출발했다
그래도 가까스로 30분 쯤에 차를 탔다.
도착했을 땐 3명 정도 도착해있었다.
아는 사람들이었지만 오늘은 이사람들과 일하는 게 아니었다.
논현역 쪽으로 배정을 받았는데..
느긋해보이는 아저씨, 빠릿한 아저씨와 함께 가게 되었다.
난 처음에 갈 노선에 대해 알고 있고 말해줬지만
빠릿한 아저씬 뭔소린지 이해 못하겠다고 했다
뭔가 기싸움을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려러니 하려고 했지만 이건 가는 길을 틀리면 안되니
보다 명확하게 말해야 됐고 다행히 느긋한 아저씨가
내 말을 들어주었다. 5호선 타고 9호선으로 갈아탄 후에 7호선으로 갈아탔다.
9호선이 급행이 있다는 걸 까먹었다가 알게 되었다.
（몇 달전에 주말직 구하느라 국회의사당 역까지 갔을 때 급행 봤었다）
빠릿한 아저씬 나를 탐탁치 않게 여겼지만
난 언제나 그랬듯이 그려러니 했다. 그렇게 가다보니
어렵지 않게 논현역 2번 출구에 도착하게 되었다.
논현역 근처 현장으로 갔을 땐 공사 현장 느낌이
길쭉한데 좁은 느낌이 들었다.
층마다 빼곡하게 들어선 장비들..지나다니기 좀 좁아 보였다.
거기다가 승강기가 하나 뿐이라 한 번 타려면 30분은 지나가버린다.
장비 옮기고 사람 타고 다니고..탈 때마다 승강기 안은 사우나 같았다
오전엔 현장 반장이랑 장비를 옮김
지하 주차장 입구 쪽에 페인트를 칠해놓고 말리는 장비 같았음
종류가 2가지인데 하나는 선풍기 처럼 바람이 나오는 것이고
하나는 열풍기 처럼 열이 나오는 장비였음..
확실히 공사 중인 지하는 안보이지만 많은 먼지들이 느껴짐
방진 마스크를 써도 목에 들어오는 듯 했음..
그렇게 장비를 옮기고 15층으로 이동함
15층 부터 3층까지 베란다 쪽으로 보이는 곳을 청소했다.
중간에 쉬면서 빠릿한 아저씨와 얘기했는데 이 아저씬 전형적인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 빠릿한 아저씬 옆에서 자꾸 결혼을 해야 아들 구실을 한다.
결혼은 필수다..이 때 못하면 나중엔 정말 힘들어진다..라는
말들을 많이 했다. 그리고 사기업 다니면 나중엔 힘들어진다고
공무원과 공기업을 준비하라고도 말을 했다
나도 다 아는 얘기다 내가 몰라서 못했던게 아니라
공무원도 개나소나 하는게 아니라 수십, 수백명의 경쟁률이 있으니까
그게 개나소나 통과하는 게 아니니까 돈만 날리기 싫으니까
준비를 안한 건데 그 아저씬 계속해서 공부도 때가 있다고
지금도 늦었다는 것이었다.
난 내 자신을 알고 있다 난 원래 공부가 안됐다.
과거에 편입도 2년 준비해서 지원한 학교 다 떨어진 마당에
그 보다 더 심한 공무원을 준비한다? 내 생각엔 돈만 날리는 일이었다.
차라리 보일러나 배관공 쪽으로 기술 배우는게 나한테 현실적인 방안이었다.
그렇게 배관공 쪽으로 생각해본다는데 그럴거면 4년제 대학 왜 나왔고
그것도 노가다가 아니냐 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그리고 노가다는 1년에 일을 다 하는게 아니라
연봉이 1700만원 밖에 안된다는 말을 했다.
（내 생각엔 아닌 것 같은데..나보다 경험이 많은 것 같으니 그려러니 했다）
그러면서 인간관계가 있어야지 도움을 받고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여러 말들이 오갔지만 결론은 취직을 빨리 해야 연애도 하고
연애도 할 수 있다는 얘기였고 공무원을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얘기하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석고 크면 석고 보드 잘게 부시고 깡통, 비닐 등 마대에 주워 담았다.
일 난이도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그 후에 난이도가 좀 높아졌는데
덮여있는 천막에 고여있는 물을 빼는 작업부터 시작하였다.
지하, 밑으로 내려와서 천막 바로 밑에 간 다음에 천막에 고여있는 물을
손으로 밀어내는 일이었는데 이게 물이 무거워서 결국은 그냥 사람을 업듯이
등으로 밀어내게 되었다. 난이도는 좀 높았지만 그럭저럭 등으로 밀어내어
견딜만 했다. 더군다나 현장 소장이 일하는 중간중간 물통을 3-4통 정도 줘서
비록 물이 시원하진 않았지만 갈증이 어느 정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서 천막을 고정시키는 일을 했다.
현장 건물 옆에 지하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입구를 천막으로 덮었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심하게 요동쳤다 그래서 고정시키기 위해
4-5m 정도 되는 길이의 사각 쇠파이프 몇 개를 천막 위에 대강 올렸다
현장 소장으로 보이는 사람은 지가 하지도 못할 거 입으로만 손으로 가리키면서
이래라 저래라 말만 하고 있었다. 천막 위에 쇠파이프를 원하는 위치로 옮기기엔
움직일 동작이 크게 제한될 정도로 여유 공간이 별로 없었다.
（발딛는 정도의 넓이의 난간에서 자세잡고 파이프를 당기고 미는게 한계가 있었다.）
나는 할줄을 모르니 그냥 옆에서 보조하는 수준이었고 빠릿한 아저씨가 거의 일을 했다.
정말 일 대충 안하고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었다. 좀 피곤했지만 그래도 이런 사람
밑에서 배우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냥 파이프 3개를 천막에 올리고 천막을 줄에 묶는 것으로 오전을 마무리 했다.
점심 시간에 순대국을 먹었는데 논현동이라 그런지 7000원이라 좀 비싸단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식대를 직접 부담했지만 어쩌랴
그래도 택배 상하차 보단 힘들지 않으니까 당일 지급 9만원에 이 정도 난이도면
양호한 편이라 생각했다
점심을 먹고 현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외제차에 오픈카를 탄 사람이 노래 틀으며 골목길을 지나갔다.
얼굴을 가까이서 봤는데 나보다도 어려보였다
누구는 빚 못갚아서 빌빌거리고 있는데 누구는 외제차 타고..
어린 나이에 외제차를 타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보니까 자괴감이 장난 아니게 많이 들었다.
난 왜 살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은글슬쩍 열등감이 들었고
동시에 짜증이 났다 빠릿한 아저씬 쟤 아빤 최소 100억대 자산가라고
얘기했지만 귀에 별로 들어오지 않았다
곳곳에 이쁜 여자들..그리고 커플들..부러웠다
동네가 부자 동네라 그런가 아저씨랑 얘기하는 중간중간에
외제차가 계속 지나갔다 벤X, 아우X, 폭스바X, 이상하게 생긴 지프차 등..
아저씬 이 동네에선 외제차 아니면 차 끌고 다니기 쪽팔린 동네라고 했다..
그러면서 번호표에 허가 들어간 것은 렌트카라고 알려줬다 （나름 깨알 정보 같았다）
아저씨는 내 나이땐 연애도 해보고 여행도 한참 다닐 나이라고 했다
자기도 가난할 때 연애도 해보고 결혼까지 해봤다면서 이 나이대가 좋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저 웃으면서 빚부터 갚는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렇게 점심 시간이 끝나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오후엔 난이도가 올라갔다.
한 뭉치 당 거의 20kg 되는 것 같았다 （첨엔 뭔지 몰랐는데 나중에 타일이라고 들음）
이 걸 3명이서 옮김..이건 그나마 크기가 작아서 들기가 쉬운 편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건 좀 많이 힘들었다.
사진엔 6개 밖에 안나오지만 20개 가까이 옮긴 것 같다
3명이서 파레트 위에 쌓인 이 타일들을 벽면에 기대서 놔야 했었는데
느긋한 아저씨는 이걸 모서리 부분을 이용해 굴리면서 나한테 전달해주었고
난 그걸 45도로 들어서 빠릿한 아저씨한테 가져다 주면 마지막에 빠릿한 아저씨가
차곡차곡 쌓는 방식으로 자연스레 구성되었다. 못해도 30kg 되는 것 같았고
느긋한 아저씨가 족같이 넘겨줘서 힘들었다.
왜 사람들이 타일이 힘들고 기술을 익히면 돈을 많이 받는지 간접적으로 깨닫는 순간이었다.
시작부터 허리 부서지고 시작하는 거니 그럴만도 했다..
그렇게 타일 옮기는 일이 끝나서 아시바? 라는 긴 봉을 모아두는 작업을 했다
이건 그나마 수월한 일이었다. 반생이 라는 것을 노가다 시작하기 전에 검색했고 확인했었는데
막상 가져오라니까 버벅 댔다.
봉 분류가 끝나고 외각 쪽 청소를 했다.
대리석 큰 건 버리고 작은건 마대에 담고..난이도는 어렵진 않았다
다만 느긋한 아저씨가 은근슬쩍 나한테 일을 미루려는게 좀 짜증이 났지만
화낼 수 는 없는 노릇이니 그냥 묵묵히 일을 할 뿐이었다.
나중엔 직영 직원이 따로 불러서 쉬운 일을 시켜줬다
너무 부려먹는 것 같아서 그래도 막판엔 수월해야되지 않겠냐고 말했을 때
그래도 나쁜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영 아저씬 인쇄일을 30년을 하다가 그만두었다고 했다
인쇄일을 할 때 그래도 건물 안에서 여름엔 에어컨 틀고 겨울엔 온풍기 틀면서
편안하게 일했는데 인쇄소가 망했다고 함..그래서 일을 나오게 됐다고 함..
그렇게 얘기를 하면서 퇴근할 시간이 다 됌..
현장이 좀 골때렸음. 원래 작업 시작 전에 안전 교육 실시하고
근로 계약서를 쓰고 민증, 이수증 복사해야 하는데
여기 현장은 이 걸 작업 끝나고 해줌..
덕분에 4시 30분에 끝난 걸 이 절차 때문에 5시에 퇴근하게 됌..
퇴근하고 오는길에 빠릿한 아저씨와 같이 오게 되었음
느긋한 아저씬 따로 퇴근함..
오는 길에 빠릿한 아저씨가 느긋한 아저씨를 욕하기 시작함
나이 들어서 저렇게 대충 일하면 욕먹는다고
필자는 그래도 일할려고 노력이라도 하면 몰라도 뭐라 안하는데
저런 식으로 나이 처먹고 저렇게 일하면 대우도 안해준다는 말을 함..
필자도 타일 옮길 때 빡칠 뻔해서 공감함
시작할 땐 다 같은 동료라고 해놓고 일할 땐 은근히 떠넘기는 스타일이었음..
여튼 그렇게 한차례 인사품평이 끝나고 자기 학창 시절에
학력고사? 점수는 어땠고 저쨌고 얘기하면서 인력소 도착을 함..
그렇게 하루 일과가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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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2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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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2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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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공대생 |
아..여긴 사진을 글 중간에 배치할 수 없으니 좀 불편한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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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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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엔휴지 |
수고했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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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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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공대생 |
감사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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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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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하자 |
항상 몸조심하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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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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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공대생 |
그럴게양 조심 또 조심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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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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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전문가 |
나도 같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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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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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공대생 |
하..인력소 옮기고 싶은데 한번 적응하니까 딴 곳 가기 무서워짐 혹시 옮긴 곳은 더 개떡같지 않을까 불안함이 있음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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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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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국존나좋아 |
더운데 고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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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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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공대생 |
잡부는 진짜 취급 개차반이더라 ㄷㄷ 직영인가 기술공들인지는 몰라도 오전에만 새참이라고 해야 하나 2-3번 올라감 커피, 음료..등등 부러웠음..잡부들은 미지근한 물 마셨는데 같이 일하던 빠릿한 아저씨가 우리 인생도 이렇게 미지근하구나 라는 말 듣고 빵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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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네티켓의 기본입니다.게시물에 상관없는 답글이나 추천유도성 답글을 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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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2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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