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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신고 하지 마세요... [2]

작성자

메리마

쪽지 | 작성자 글보기

번호 46863 추천 5 답글 2 조회 590 작성시간 2024-10-28 17: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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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기억난 일인데, 중3 무렵이었습니다.

반은 물론이고, 저희학년 전체에서 은따를 하는 여자애가 하나 있었어요.

얼굴도 예쁘장한편이고 영어발음도 곧잘하고, 손끝도 야무졌죠. 조금 자기중심적인 성격이긴 하지만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다른친구보다 잘났기 때문인지,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이 자기중심적으로 굴면 웃고 넘어가면서 이 친구한텐 너무 이기적이라고 했습니다.

뒷담은 물론, 대놓고 꼽을 준다거나 누가 들어도 자기가 왕따인걸 알만한 얘기를, 여럿이서 스스럼없이 했어요.

관심이 없거나 감히 나서지 못하는 아이들외에 거의 모든 여자애들, 남자애들이 그 애를 무시했습니다.

실질적으로 괴롭힌건 저희반 무리였지만, 다른반 애들은 그걸 알면서도 그 누구도 선생님들에게 얘기하지도, 위로를 건네지도 않았죠.

저 또한 그런 사람 중 한명이었습니다.

1,2학년때는 그냥 옆반 은따, 정도로 넘겼지만 막상 같은반이 되어보니 너무 선을 넘는거에요.

그 자리에 있는데도 욕하고, 조별과제 할때면 늘 홀로 마지막까지 못 뽑힌채 덤마냥 얹어지고.

그마저도 모두 꺼리고 싫어하는 덤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불쌍하기도 하고 원최 내 앞에서 벌어지는 일은 못 두고보는 편이라（한다리 건넌 일은 잘 보고있음）, 여차하면 고등학교입학겸 유학 가지 뭐~ 하는 마음으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네, 저도 미친소리인거 아는데요, 개학첫날부터 9월까지 쭉 애들이 그 애를 따돌렸고, 그 애 없는 단톡방에서 은어를 섞어가며 그 애 욕을 교묘히 했습니다.

사실 그 여자애가 불쌍했다기보단, 저항하지 않는 애는 그렇게 욕하고 괴롭히면서 저한테는 너희집 부자냐, 너 재능충이냐는 등 달라붙는 애들이 너무도 꼴보기 싫었어요.

아무튼 앞뒤사정 안보고, 그때는 그냥 신고했는데요.

9월 초에 신고하고, 9월 중순쯤 학교에서 학년 전체에 설문을 돌렸습니다.

어차피 선생님만 보시니 대략적으로 가해사실을 써놨는데, 그 후에 선생님들이 자꾸 절 불러선 그거 네가 신고했냐, 그 여자애가 힘들다고 한게 정말 맞냐, 이거 허위신고면 너 큰일난다 등등 하더라고요.

당연한 말이죠, 허위신고는 나쁜일이니까요. 그래서 핸드폰을 꺼내 보여주며 맞다고, 그거 신고도 내가 했고 허위신고 아니라고 했더니 돌려보내주셨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건지, 학폭위가 열린 후 아이들 사이에선 이미 제가 제보를 했다는 사실이 퍼져있었습니다.

당연히 저도 은따가 되었고, 제가 도와줬던 그 아이는 제게 별로 고마움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냥 신고하거나 말거나, 그런 마인드였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자꾸 절 괴롭힌다고 쌤한테 얘기해도 해결책은 안주시고, 오히려 가면 갈수록 또 너냐는듯이 애들끼리도 어느정도 화해는 하고 와야되지 않냐시더군요.

당사자가 아닌데 학폭신고를 하면 원래 애들은 소문이 빨라서 꺼린다고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말 못하는 친구 대신해 도와주라던때는 언제고.

그저 허울뿐이더라도 고맙다는 인사 한 마디 않는 친구, 뻔뻔하게 그 친구와 더불어 저까지 은따시키는 가해자, 그런 가해자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면서 각오했어야한다는 선생님, 나아가서 이런 일을 그냥 눈감고 있는 학교.

모든게 환멸나고 바보같아서, 그냥 부모님께 사정을 설명드리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갔습니다.

나는 소문이 퍼질 감수를 하고 신고했는데도, 그냥 교육받은데로 했는데도 돌아오는건 괴롭힘과 네 일도 아닌데 왜 나서냐는 말이더군요.

저는 그 뒤로는, 누가 누굴 얼마나 괴롭히든 학교폭력신고도, 선생님께 알리지도 않습니다.

한국의 학교폭력관련 조치는 바뀌어야할 것 같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도대체 누가 신고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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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마당 (2)

웃대뉴비2

현실이 이러니 더글로리 같은 드라마가 흥행하는 거겠지

추천

반대

답글

2024-11-04 08: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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