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 유사어가 많다




놀랍도록 섬세한 한글은,

- 더욱 그렇다.



당황과 황당이라는 단어는

- 더더욱 그렇지 않은가.




■ Case 1 - 황당.


친구들과 늦게까지 음주하던 날.


집에 돌아 오는 새벽..



정말... 대변이 급했다.



좌..
우..
앞..
뒤...


어딜 둘러 보아도..

내가 이 대변을 해결 할 곳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임기응변의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 나로선


결코 걱정 되지 않았다 .. -_-;;




저 멀리 8톤 트럭 쯤으로 추정되는


트럭이 주차 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그것도 절묘한 각도로 담장과 트럭 사이엔


보이지 않는 미묘한 사각지대가 형성이 되어있다.




게다가 새벽이지 않는가!



트럭 뒤의 사각지대로 다가가..


일을 보던중....


..


보던중..




트럭이 떠나버렸다..



- 황당했다.




■ Case 1 - 당황.

당황은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았다.



황당의 경우처럼. 일을 보던중..



트럭이 갑자기 백라이트를 켜고.


일을 보는 나를 향해...



후진한다..




- 당황스러울듯 하다..





■ Case 2 - 황당.



라이터가 없다..


꼭 라이터가 없어서 억울하다.



신나게 찾다 못찾은 난...


부모님 눈을 피해...


부엌으로 향해...

가스레인지에 몰래 불을 붙인다.

최대한 빨리 내 방으로 돌아온 후..




흐드러지게..


담배를 꼬나 물고.



한모금 피웠다.



희뿌연 담배 연기가.


나의 입안 표피와 폐속을 휘젓고.



멀리.. 멀리 날아간다...


크... -_-;;



살짝 재를 떨어 준다..



씨바...




불똥이 떨어져 나간다...




- 황당 스럽다.




■ Case 2 - 당황




부엌으로부터 힘들게



다시 불을 구해와


방에서 피운다.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 담뱃재를 떨고..




다 피운 쾌감에 불똥을 떨궈 내기 위해


힘차게 재를 떤다...




순식간에..



불똥이 사라졌다...



씨바....



어디로 갔지..........




- 당황스럽다..





글자 위치만 바꿔도..




이렇게 달라지다니..



묘한 세상 아닐까요?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