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고등학교 동창이 간만에 연락와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결국엔 돈이야기 나오고
뭐하다 빚을 진지는 모르겠는데 엄청나게 빌렸더라.

그렇게 내가 야금야금 모아두었던 돈을 빌려줬다.

1500만원 내 작고 닳은 티볼리 언젠가 바꾼다며 5년동안 모으고 있던 돈이었다.

친구는 돈 빌려가고 얼마 안있고 회사를 짤렸다고 연락이 왔었다.

대리운전하고 있다고 열심히 모아서 갚는다고 하더라

내 돈은 제일 마지막에 갚아도 되니 천천히 갚으라고 전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에 연락없이 시간이 지나 얼마전 추석에 본가에 갔다가 소식을 들었다.

세상 떠났다고

뜬 소문이겠거니 했다.

오늘 갑자기 생각나서 그 친구 사는 동네와 이름을 구글에 쳐봤다.

화장장이 검색되더라

혹시하는 마음에 친구이름과 친구 형 이름을 검색했다.

진짜 갔더만

우선순위도 제일 밑이고 상속을 포기해서 빌려준 돈을 받을 수도 없고 받을 방법도 없다.

나도 열심히 모아둔 돈 써보지도 못하고 노잣돈으로 퍼줄줄이야

삼도천은 크루즈타고 건넜길 바란다.

티볼리 10년은 더 타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