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또래에 비해서 뭐든 좀 늦다고 생각했어
복학 시기도 늦었고 취업 준비도 늦었고 실제로 일하게 되는 시기마저도.
친구들 결혼할때 난 일을 시작했으니까
남들보다 인생사는 속도가 0.7배라고 생각했어
모두가 그렇게 사는건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적절한 시기보단 늦다고 느꼈으니까.
벌써 30대 후반이지만 딱히 상관없다고 느꼈어
연애야 뭐 있으면 하고 없으면 혼자살면 그만이라 생각했으니까.
그러다 어떻게 인연이 되어서 좋은 사람을 만났다
이 사람은 나보다 훨씬 열심히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더라
아주 나약하게 자라온 나랑은 비교도 안되게 거칠고 힘들게 자란 사람이었어. 살아남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만큼.
그런사람 옆에 있으니 이제야 내가 뒤쳐져있다는걸 몸으로 실감했다
거칠게 살아온만큼 강한사람이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약한 사람이었고 나에게 기대어 쉬고싶어했어
하지만 난 그 사람이 원한 사람은 아니었나봐
지금껏 경험했어야할 어떤것들이 부재했고 그 허전함이 그 사람을 더 외롭게 한 것 같아
이 사람을 만난 후로 그간 못해봤던 경험을 많이 해보면서 배우고 익히는 중인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아
예상은 했지만 몸으로 느껴보니 더 그렇네
난 이 사람과 결혼할거야 그녀도 그렇게 생각하고있고.
이제 더이상 그녀를 실망시키고싶지 않아
앞으로도 힘들거고 더 힘든일도 기다리고 있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우린 잘 해낼거야
남들보다 조금 늦어졌던 부분이 내 사람을 괴롭게한다는게 너무 마음아프지만,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열심히 해서 행복하게 해줄거야
난 잘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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