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전 여자친구 사진이 눈에 들어와서 생각이 났다.

스무살 갓 사회에 입성한 나는

알바만 다섯 여섯 군데를 전전하면서 한곳에 정착 할 수가 없었지

그러다가 어느날 면접보러 간곳에 있던 알바녀...

한눈에 봐도 내스타일이었다

귀엽고 올망졸망하며... 말도 똑부러지게 하고..

그 이후에 알았는데 나보다 5살 누나더라

겉보기엔 나보다 두어살 어린거 같더만...

그래서 거기 사장님께 진짜 오래 다닐 수 있다고

제가 오래 안다니면 제 월급 안받는다고 각서도 써드릴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시작한 첫 오랜 알바.

한 2년? 학교 다니면서 틈틈히 다녔으니까 2년 3개월정도였구나

엄청 오래다닌거야 ㅋㅋㅋ

내가 첫눈에 반한 알바누나는 사장님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부터 뭔가 꼬이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 하루하루 그 누나가 웃는것만봐도 좋고

그 누나가 오토바이 타는 걸 싫어해서 그냥 오토바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스쿠터）를 팔아버리고

버스를 애용하는 모범청년이 되었지

커피샾이었는데 맨날 그누나 보려고 오는 중고딩애새1기들이 많았다

난 그게 좀 못마땅해서 아는 동생들한테 못오게 하라고 막 그랬지만

나는 일진도 뭣도 아니었기 때문에 막을 수가 없었다

하루하루 상사병같은 증상을 보이고 그 누나가 막 웃어주면 진짜 하늘에서 별이 내리는 기분이었어

이 노래 아는 사람 있나 모르겠는데

안녕바다 - 별빛이 내린다

이 노래가 진짜 하루종일 귀에서 맴도는 느낌이었다

내가 진짜 일을 열심히 했거든 그 누나한테나 사장님한테 잘보이려고

그래서 그런가 사장님이

"오땅아 오늘 회식이나 하자"

라고 하시더라구

알바라곤 나랑 누나밖에 없는 마당에 회식이라니...!

회식이라니!!!

진짜 부푼마음을 품고 나갔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몸치장과 왁스바르는거 하며 동생한테 고데기까지 해달라고해서 풀세팅헀어

근데 나가보니까 사장님들 가족....

사장님, 사모님, 그 누나, 그 누나 여동생, 그 누나의 남동생.

회식이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족식사나 외식에 나 낀거짘ㅋㅋㅋㅋㅋ

그래서 진짜 어색했는데도 불구하고

"나를 막을 순 없지! 데헷"

하고 엄청 맛있게 먹었다

그 누나가

"천천히 먹어 ㅋㅋㅋ 체하겠다 ㅋㅋㅋ"

할 정도로 맛있게 먹었어

그리고 2차로 맥주를 마시자고 했어

맥주집에 가는데

사모님 피곤하시다고 들어간다고 하고..

두 동생들은 나이가 안되고..

그래서 사장님과 누나와 나만 맥주집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사장님이 급한 전화를 받고 잠깐 어디 나가신다고 했지.

둘만 남으니까 진짜 어색어색도 그런 어색이 없었다

"어어 누나 어어"

진짜 말잘한다고 칭찬아닌 칭찬도 받고 그러던 내가

혀가 꼬부라지고 입이 안떨어지고

그러다가 맥주 한잔 두잔 먹었을때...

누나가 그랬어

"오땅아 너 혹시 좋아하는 사람있니?"

이때 날 떠보는거라는걸 내가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아무런 생각도 안났어

"그럼 없겠어?"

입은 웃었지만 눈은 진짜 개정색이랄까 개 굳어있었어


아 지금 생각해도 쪽팔리다

"누군데? 나 아는 사람이야?"

라고 되물을때

소리지를 뻔했다

"누나야!!! 너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써놓고 보니까 무슨 드라마찍나

근데 진짜 그때는 그랬다

"응? 응?"

이라고 못들은척하고 넘기려는데 사장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자기가 급한볼일이 생겨서 그러는데 자기 딸좀 집에 데려다 달라고

집 같이 가는 버스에 같이 앉아서 든 생각이

확 좋아한다고 말해버릴까

아냐아냐 그러다가 진짜로 어색해지면 어떻게해

이 생각이 들었다가 저 생각이 들었다가 마치 연말만 되면 도로를 갈아 엎듯 내 머리가 갈아 엎어지고 있었어

그 누나 집앞까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다 진짜

뭐 내가 웃긴말 한거 같은데 그 누나가 피식피식 웃으면서 가슴 두근거리게 했다는 정도?

집앞에서 잘가라고 악수하고 돌아설떄까지

내 머리속은 진짜 하얗게 변해있었어

내가볼떄 진짜 사랑한거 같다

이 여자 아니면 안될거 같다

이런 생각으로 돌아 서려는데

누나가 잡더라고

말하고 싶은거 없냐고

아 새까맣게 하늘이 변해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횡설수설 막 다 말한거 같아

술취한거 같이 그때 기억이 별로 없다

누나를 좋아하고 전부터 좋아했고 앞으로도 좋아할거다

사귀자

이런식으로 얘기 한거 같은데

누나가 대뜸

"내가 눈치 못 챌거 같았냐?"

하면서 엄청 크게 웃더라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부터 2년 2개월간 사귀다가 헤어졌어


근데 지금도 못잊는다 그누나

사랑이란게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