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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형들.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네
난 지금 고 1이고 내가 말하는 썰은 중3때 일이야. 현재진행형일수도 있고, 과거형일수도 있어. 사실 나도 오락가락해
몇개는 각색했어. 누가 알아볼 수도 있다 그런거 때문에..
그리고 사실 글이 좀 두서가 없어. 급하게 쓰다보니까 그렇게 됬네. 이해좀 해줘
사실 나는 중2때까지 여자 자체에 관심이 없었어
인연이 없어서인지 내가 좋다는 여자가 지금까지 두명이었는데 한 명은 직접 고백받았는데 너무 당황해서 그대로 말도 못했고
한 명은 중2때 고백이 들어왔는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라서 아예 시작하지도 못했어
정확히 말하면 이름을 제대로 못 들었지. 지금도 걔가 누군지 몰라
아무튼 중2때까지 나는 이성에게 별 관심이 없었고 마침 내 연애운도 없었거든?
그게 중3때까지 계속 이어졌어. 그러다가 여름방학 전에, 학원은 부담되서 못 가고 내가 영어 방과후 수업을 들었는데
그때 나를 포함해서 남자애들은 왼쪽, 여자애들은 오른쪽으로 앉았어.
나는 맨 왼쪽자리여서 운동장을 한참 봤다가 또 오른쪽을 봤어. 진짜 어쩌다가 봤는데,
그 애가 눈에 들어오더라고. 진짜 예쁘더라. 내가 왜 쟤를 몰랐지, 했어
얼굴을 보니까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같이 수업듣던 애였는데 왜 몰랐을까. 왜 관심을 안가졌을까 하고 자책을 했어.
영화나 드라마같은거 보면 주인공이 짝사랑하던 여자가 위험에 빠지거나 지우개를 떨어뜨리면 남자가 주워주거나 구해주잖아?
아쉽게도 난 주인공이 아니였어. 위험은 개뿔 중2때는 드릅게 흔들리던 지진도 안났음
너무 멀어서 지우개도 못 주웠고, 그렇다고 다가가자니 너무 티날거 같아서 그냥 그때부터 지켜봤어.
여름방학이 되니까 여자애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방과후를 끊더라고.
남자들만 15명인 반이 됬어
수업을 듣다가도 쉬는시간에도 그 애가 생각나더라.
내 인생 최초의 첫사랑인가 싶어서 좋았어. 그냥 짝사랑으로 끝나도 좋았을 거 같았는데,
주변에 진짜 남자같은 여사친들 있지? 걔 덕분에 어떻게 연락이 닿았어.
원래 뭘 받든 걔한테는 당연하다는듯이 받았는데, 그때는 정말 고맙다는 말을 몇번을 반복했어
그때가 중3 10월달 쯤 되던 때였어. 친해지기는 이미 늦었다는걸 알았지만 그래도 포기는 안했어.
내 인생 첫사랑을 짝사랑으로 끝내기엔 좀 아니라고 느꼈거든
번호를 받고 좀 지나니까 카톡 친구목록에 걔가 생겼어
첫톡을 뭐로 보낼까 이틀을 고민했어.
하루라도 빨리 보내도 졸업하기 전에 아는척을 못할거같은 상황이었는데 다른사람이 보면 답답하겠지
고민끝에 보낸 첫톡은 '안녕'이었어. 정말 이틀을 고민했는데 다른건 다 부담줄거 같고, 또 다른건 너무 버릇없어 보이고,
다른 건 찝적대는 거 같아서 그냥 그렇게 보내기로 했어
톡을 보낸지 한 3시간 지났나? 그때 답이 오더라고. '안녕~'. 순간 당황했어.
얘가 날 아나? 너무 당황해서 숨기지도 못하고 대답했어
'너 나 알아?' 첫톡이 버릇없어 보여서 두시간을 고민했는데 또 버릇없어 보이는 질문을 했어
다행히 아무말도 없었고 몇분 대화하다가 잤어
그 뒤로 또 몇번씩 대화했고 귀찮아할까봐 했지만
다행히 귀찮은 티도 안내고 불편한 티도 안내주더라
그런데 그게 끝이었어. 친하게 지내려면 이미 늦었더라고.
졸업할 때 울진 않았는데, 졸업식 끝나고 집에서는 울었어.
내 친구들이랑 같은 고등학교로 못가서 그런것도 있고, 곧 입시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워서 그런것도 있는데
무엇보다 짝사랑하는 걔를 못본다는게 아쉬워서 울었어.
그러다가 연락이 조금 소홀해지기는 했는데,
다행히 연락이 끊기지는 않았어. 덕분에 울다가 웃었는데 다행히 털은 안나더라.
또 조금 있다가 영화를 보자고 데이트신청을 했어. 그렇게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지만,
더 늦으면 안될거 같아서 조바심이 나서 그랬어. 처음엔 까였고, 두번째도 시도를 해봤는데 역시 까였어.
더 친해져야 되나,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얘 나한테 관심이 없는거같아서 포기할까 했어.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교회라도 다녀볼까 했어. 졸업한 중학교 앞에 교회가 있었거든?
거기로 가려고 했어. 전에 짝녀한테 물어보니까 걔도 거기 다닌다고 하더라고.
근데 걔를 보려고 간 건 아니고, 정말 힘들어서 갔어. 첫째 주는 아예 안나오더라.
걔 생일이었는데, 왜 안오나 싶었어. 내가 싫어서 안 오는건가? 했어.
그때 돌아오고 나서 울었어. 나를 싫어하는게 맞는거 같아서. 울고 나니까 후련하더라.
그래도 걔 땜에 교회를 간 건 아니고 정말 위로받고 힘들어서 가려 한 거니까.
아예 교회를 빼고 싶지는 않아서 둘 째 주도 갔어. 걔가 있더라.
지금은 아예 까여서 포기하려고 뭐든 하는데, 두 달전인 그때는 포기하고 싶어도 안됬어.
얼굴 안보던 그때도 포기를 못했으니까 당연히 지금도 못할거야. 얼굴을 봐야 하니까 포기가 안돼.
힘들기는 한데 언젠가는 끝나겠지
+ 언제 까였냐 하면 교회간 그 주 수요일이었어. 몰폰을 하고 있었는데, 걔는 여고거든?
여고는 폰을 아예 안내. 그거 모르고 몰폰하냐고 물어봤다가 한 3초쯤 후에,
아, 여고는 아예 폰을 안냈었지. 싶었는데,
다음 시간에 또 폰을 보니까 미안한데 중요한 연락 아니면 좀 자제하자, 언제나 나 먼저 신경써주는 거 고마워
이렇게 페메가 왔더라고. 이건 분명히 까인거지. 사랑한 경험없는 모솔이라도 까였다는 걸 눈치챘어.
급하게 사과를 했어. 부담줘서 미안하다고. 그 뒤로 아는척도 못하고 있어.
조금만 조용히 있었다면 그래도 인사는 주고받지 않았을까 후회도 해.
교회에서 얼굴봐야 하니까 더 힘들긴 한데 애초에 걔 보려고 간것도 아니고 그냥 교회 계속 다니려고.
위로받는 기분이라서 그나마 편해 ㅎ
++ 요즘 동아리 활동으로 소설 쓰는데, 딱히 걔를 생각하면서 쓴 건 아닌데
로맨스 소설이거든? 짝사랑하는 그런 내용인데 어쩌다 보니 내 얘기가 적히더라.
눈치 못채겠지. 그리고 언젠가는 시든 편지든 써서 고백하려고. 여자들은 문학같은 예술적인 사람 좋아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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