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네 개라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었는데

세상 순딩하고 말 잘듣고 똑똑했고 눈치빨랐던 애였는데

말티즈였고 진짜 사진빨 못 받는 세상 귀여운애였음


근데 말년에 키우기 힘들다고 방치마냥 둔게 너무 안타깝고

깍지를 키울 능력이 없는 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어서


정말 한편으로 쓸쓸하게 외롭게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 아파서 깍지가 보고 꼬리흔들면 항상 쓰다듬어주고 편하게, 가끔 간식도 주고 그랬음

근데 씻기지를 않더라 그냥 학을 뗀 듯 걍 깍지는 깍지 생판 남인듯 고모네는 그렇게 대하셨음


너무 좋으면 오줌싸고 그랬는데

무지개다리 건너기 직전엔 치매나 그런거없이 그냥 힘없이 터벅터벅 빨리 뛰지는 못했고

그래도 사랑받고싶어하는 그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나는데 눈물이 나지않아

마음이 너무 아프고



깍지 강아지 이 후론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때 키워야겠다 라고 다짐함.


깍지야 내가 주인이었다면 적어도 맘편히 보낼 사랑과 환경을 주고싶었는데


바라만 봐서 미안하고

미안해

그냥 항상 누구나에게 와서 꼬리흔들고

그래도 서열이 누가높은지 알았는지 누구의 말부터 듣는 영악함


그게 넘 귀여웠고 말도 잘 듣고

항상 밥먹으면 다리 밑에서 기웃기웃 거리던거


솔직히 난 싫었지만 그 모습도 강아지같아서 그냥 무시만했어



담엔 고모네가 아니라 우리집으로 와주련

환경은 고모네가 좀 더 낫지만 산책이나 바깥구경도 시켜주고 친구도 만들고

우물 안에 가둬버린 너 모습을 보자니 자꾸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