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어도 되니까 그만 만나자고 했겠지.
그러니까 실성하듯 울며불며 붙잡는 내게,
나밖에 없다는 사람보다 나없이 잘 살 사람이랑 결혼하는 게 맞다더라고 그랬겠지.

난 니가 적당히 행복하길 바라.
무슨 얘기냐면, 앓던 이 같던 내가 없는 세상이 후련하고 행복하다가도 가끔 죽은 내가 떠오르게 되면 한없이 무너지길 바란다고.
정 힘들면 네 세월을 훔친 죗값으로 사형당했다 생각하든지.


가스를 반품하며 유서는 태웠지만, 원망만은 여전하다.
마음도 여전히 초록불에 길 건너다 차에 치인 사체 같다.
감정은 약 덕분에 모더레이트하지만,
기저는 피범벅에 산산조각이다.
죽고싶은 마음도 아,
이를 어쩌나

내일 아침에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