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 많은데
너무 길어지니까 짧게만 이야기하자면

나는 92년 생이고
여기 일을 시작한지 4개월 되었음.

회사가 사업하는 일은 물 정화 환경 분야임.
정화조, 우수조, 중수조 설치가 대표적인 일이고..
（정화조: 건물에서 발생하는 똥오줌을 어느정도 정화시켜서 배출하는 것）
（우수조: 건물에 쌓이는 빗물을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중수조: 건물에서 사용된 물을 어느정도 정화시켜서 어딘가에 사용하도록 하는것 （ex:변기물로 재사용））

내가 회사에서 배정된 곳은 공사팀이라고 위의 것들을 건설현장에서 설치할 때 일하시는 아저씨들을 관리해주는 중간관리자 업무임.
안전하게 작업하는지 계속 봐준다던가 건설업체와 기술자 아저씨들 사이에서 중계해주는 역할을 하며
작업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작성해서 건설업체 제출한다던지 일임..
（아저씨들 설치하는 작업 관리해주는 업무말고도 본사에서 서류작업을 이것저것 해야될게 많은데 일단 현장 관리자 업무 이야기만 할께）

그런데 내가 환경쪽 분야에서 일해본적도 없고 지식도 짧고
하다못해 건설 쪽에서 뭔가 일해본 경험이 있냐하면 해본 적도 없는 사람임.

그리고 일 특성상 차가 반드시 필요한 곳인데
회사에서 보유한 공용차는 1대 밖에 없어서
일을 할려면 자차를 보유해야 함.
그래서 사장을 포함해서 상무 2분이 나한테 차는 사야된다고 이야기를 함.

근데 나는 이 회사를 다니기 위해서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를 하고 살며 청년희망적금을 하느라
여유가 없어서 부모님 도움 없이는 차를 살 수도 없음.

자동차 문제는 예전에 웃대에 올린 적이 있엇고 웃자를 갔었기에 자세한 이야기는 이 링크에 들어가면 있음. （볼 사람은 댓글도 봐주길.）
https://m.humoruniv.com/board/read.html?table=pds&st=name&sk=%B4%CF%B3%EB&searchday=3month&pg=0&number=1264192

무엇보다 회사에서 누굴 가르쳐줄 여력이 없어서
내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수준으로 있음.

현장을 나가기 전까는 3개월 동안 방치되는 날도 많아서 그냥 컴퓨터만 뒤적거리다가 퇴근하는 경우도 많았음.
（나 가르쳐주는 성격 좋은 대리가 있긴한데 그 대리도 자기 일 하느라 가르쳐줄 여유가 잘 없었고 10월부터는 6개월간의 현장 관리인으로 떠나서 당분간 회사에 그 대리가 없음）

10월 중순부터 나를 현장 관리자로 보내서 다니고는 있는데 나 가르쳐줄 사수도 없고 기술자 아저씨들은 우리 회사 직영 사람들이 아니라
외주 사람들이라 모르는 사람이고 나 가르쳐줄 이유도 없기에 너무나도 나는 엄청난 부담이었음.
그나마 외주 사람들이 착해서 좀 나았지만...

원래 하나의 현장 당 최소 한명의 관리인이 상주하는게 정석인데
현장 분위기에 따라서 관리자가 현장을 좀 비워도 될 것 같으면
다른 현장도 관리해주면서 공사팀이 일하고 있음. （공사해야 되는 현장 수 만큼 공사팀 인력이 있는게 아니다보니 한 명이 여러 현장 일을 하더라）

그런데 분위기가 항상 상주해야 되는 현장도 있는데
일단 그런 현장에 나를 보내서 거기에 있게 하고 있으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경험시켜 줄 수도 있으니 보낸 것 같음.

하지만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관리자로 보내니 내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이 되버림;;;
예시로 건설업체 직원이 관리자인 내게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다면 나는 대답해줄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음...
게다가 성격이 빡빡한 사람이라면 나 같은 초보가 관리자로 있는 것을 문제 삼을 수도 있는거고...

현재 내가 다니는 현장은 2번째인데 첫번째는 다행히 그렇게 압박하는 건설업체 직원은 없었음.
아마 나 같은 경우가 다른 업체에서도 있으니 이해해주는 것도 있을 수 있음.
하지만 관리자는 관리자이니 소소하게 압박하는 것도 있긴 했었지.

2번째도 그렇게 압박하는 건설업체 사람은 없지만
안전을 담당하는 건설업체 직원이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하라는 지시를 좀 하더라.
그런데 위에서 말했듯이 현재 나는 외주 기술자 아저씨들을 관리해주고 있단 말이야.
직영 사람들이 있긴한데 아직 그분 들하고 일해본 적은 없음.
그 분들도 나를 챙겨주긴 하는데 같은 회사 사람은 아니라 그 분들이 그렇게 경각심을 가지고 건설업체 사람들 말을 적극적으로 들을려고 하지는 않음.
막 나간다는건 아니고 짬이 있으니 경험치로 넘길 수 있는건 그냥 저냥 어떻게 넘길려고 하는데
내가 쫄리더라?
재수없게 건설업체 사람과 트러블이 생겨서 건설업체 사람이 삐지면 작업 중단이 될 수도 있는 거라서 쫄리더라.

예시로 현재 건설업체 안전담당이 소화기 비치 및 알곤가스 캡 씌우라고 금요일부터 이야기를 했는데
이 외주분들 트럭이 문제가 있어서 현장 첫날까지만 사용하고 입고된 상태라 자기에 회사가서 가져올 상황도 아니고
굳이 떨어져있는 자기네 회사 가서 소화기와 알곤가스 캡을 가져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어. 귀찮으니까..

나 같은 경험도 없고 나이 어린 사람이 그 외주 사람들에게 강하게 나가면 좋을 것도 없고
그 분들을 강하게 대하면 그 분들 입장에서도 '관리자로서 확실하게 지시 및 관리해줘라!' 나올 수도 있어서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는거기에
부담이 됨.. 그래서 나 같은 신입을 원래 혼자서 현장을 보내면 안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더라.

회사에서 누굴 가르쳐줄 여력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관리자로 혼자 파견되어 매일 같이 긴장하며 사는게 맞나 싶다...
게다가 회사차가 없어서 차까지 사야된다는거 생각하면 환장함...

내가 이 일을 관두면 차선책이 현재로서는 없음...
국가에서 운영하는 취업 정책 지원받으며 새로운 진로를 찾아야 함.

부모님이랑은 이미 현재 상황을 이야기를 했었는데
할 수 있는 일 없이 회사에서 일한다는게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내가 그만둔다고 해도 아무말 안 하겠다고 하시더라.

내가 여기서 계속 일을 하려면 정말 각오를 다지고 일을 어떻게든 하며 배워가야 하는데
확실한건 그 배워가는 과정이 내 입장에서는 고통의 과정일꺼임..
회사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은 상황에 따라서 회사가 커버해줄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처럼 외부에서 하는건 커버해주기가 매우 어렵기에 더 힘든 것 같어.

나는 이 회사에 입사했을 때 알아본다는 마음으로 들어온거라 마음 속은 계속 갈팡지팡 중임.

중소기업은 가르쳐줄 여력이 잘 없어서 자력으로 버텨야 하는 분위기도 있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네.

참고로 현장 안 나갈때 본사 출퇴근 시간은 평범하지만
현장을 가야한다면 아침 7시까지 출근해서 대략 오후 3~4시까지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현장에서 바로 퇴근이 아닌 본사로 와서 있다가 퇴근해야함.
（현장 다녀야 하는데 차 없이 대중교통 이용하고 다니면 개인시간 삭제 및 수면시간 부족이 발생함. 왜냐하면 현장을 전국 어디든 하거든.... 주로 경기도 및 서울에서 하지만.）

직장 다니는 웃대인들의 조언 부택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