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사오면 게걸스럽게 먹는다고 핀잔
맛나서 조금이라도 더 먹으면 식탐 있다며 핀잔
맛있는거 좀 더 먹으면 안되나
밖에서 안 먹고 왔다고 하면, 안 먹었다며 핀잔
왜 못먹었는지, 그런건 전혀 신경 안씀
요리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핀잔
요리 하는거 하면 하는데, 왜 안 한걸로 뭐라 하는지
바쁘다며 저녁 같이 안 먹었다고 핀잔
거짓말 하면 죽여버릴거다

결국은 가족이 이야기 하는건, 내가 가족들을 개무시하는 처사라고 함.
내가 가족들 말을 안 듣는다고 함.

택배 수십개는 식탁에서 뜯었는데, 상자 부스러기 지저분한거 떨어진다고 핀잔
방귀 소리 좀 어케 안되느냐고 핀잔
키보드 소리도 시끄럽다고 핀잔
마우스 클릭 소리도 시끄럽다고 핀잔
화장실 변기 더럽게 쓴다고 핀잔
설겆이 하고나면 수채구멍 왜 안 비우느냐고 핀잔

매번 핀잔 듣는거 아무렇지 않은데, 화를 엄청 냄
무서워서 죽을 것 같음

방귀는 이제 손으로 틀어막고 끼고
키보드는 저소음으로, 마우스는 윤활해서 씀
화장실이나 수채구멍은 청소 타이밍이 달라서 그러려니 하고 걍 매번 물로 뿌리거나 더러운거 보이는대로 （내 기준） 처리함
내 기준이 가족이 바라보는 기준과는 다를 수 있음.
하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무엇 하나만 발견되면 핀잔이 날아듬

핀잔이야 아무렇지 않음. 헌데
택배 뜯어서 식탁 더러워지니까 거기서 뜯지 말라 말하는 면전에서 일단 알았다고 했고, 또 추가로 식탁 더러워지거든 잘 닦겠다 했는데 말 길어진다며 불 같이 화냄.

화 내는 수준이 상식 밖인데, 내가 무던해서 그런 것이라고 일단 합리화 시키고 있음. 내가 가족들한테 잘못하는거 맞다고 생각 하고 있음.

근데 ...

근데 난 가족들한테 핀잔을 준 적이 단 한번도 없음.

방에서 담배를 피우건, 늦잠 자면서 알람을 안 끄건, 밤새 티비를 보건 컴터를 하건 아예 신경을 안씀.

그냥 그런갑다 하고 넘어가는데,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음.

가족을 배려하는게 부족한 것 같은데, 그냥 미쳐버릴 것 같음.

내가 성격이 무던해서 가족들한테 해를 끼치는 것 같은데...
이럴거면 나가 살아야 할거 같음

근데 가족들은 나의 이런 결정까지 한심하게 볼 거라는거 안봐도 예상이 됨.

도와줘요... 뭘 어디부터 어떻게 잘못 한건지
어떻게 가족들한테 이야기 해야할지 모르겠음

매번 저런거 트집잡힐 때 마다 내가 뭔가 이야기 하면
변명한다고 함

그냥 내 솔직하게 이야기 해도 이상하게 전달되는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