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격이 좀 드세요 외모도 그런 편이에요
어디가서 세보인다 무섭다 이런소리 많이 들었어요
별로 세지도 않은데..ㅎㅎ
그리고 저는 자존심이 높고 자존감은 낮아요
하지만 저를 오래 본 사람들은 순하다는 얘기를 많이해줘요
이런사람들의 특징이 뭔지 아시나요?
남들에게 못나보이기를 극도로 꺼려요
내면의 약하고 순한 모습을 감추고 싶어하고 남들 앞에 강하고 잘난 사람처럼 보이려해요
남들보다 뭐든 잘해보여야 해요
안그래도 낮은 자존감이 깎이면 안되거든요

저는 학교를 다니며 좋은 경험을 했어요
한 단과대학의 사무를 맡아 성공적으로 잘 이끌었고요
예의바른 동생이고 듬직한 형, 오빠로 많은 학우들에게 사랑받았어요
과분했죠
정말요
왜냐면 그들이 생각하는 저는 아마, 제가 한 과장이나 거짓말으로도 형성이 되었을테니까요

저는 남들에게 잘나보이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고 항상 나아가는 것 처럼 말해왔어요
조금 잘 한 것을 부풀려 말했고 거짓말을 할 때도 많았어요
그게 저를 너무 힘들게해요
내가 뱉은 말과 내 모습사이의 괴리가 견디기 힘들어요

물론 뱉은 말을 지키고자 실천한 것도 있어요
그 중 성공 한 것도 몇개 있어요
그런걸 보는 주변 사람들은 제 이야기를 더 믿어주게 되었어요
저를 항상 응원해주고 좋아해줘요
하지만 아무도 없는 제 공간에 오면 또다시 한 없이 나태해지고 한심해져요

그게 싫네요.. 하하
이제는 부풀리거나 거짓말하고 싶지가 않아요
제가 노력하고 나아가고 능력이 있는 사람인척 하기가 싫습니다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싶어요
하지만 쉽지가 않네요
이때까지 운 좋게 이뤄낸 것들이, 쉽게 뱉으면 되는 그럴 듯한 말들이 저를 계속 나태하게 만들어요

사실 그런 저를 깨고 나오기 위해서 계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위에 있는 저 지도, 산티아고 순례길이에요
너무 가고싶지만 지금은 그럴 능력이 안되요
그래서 되는 시간을 최대한 투자해서 가까운 곳이라도 떠나볼까해요
그 전에 고해성사..라고 해야할까요
깨부수고 싶던 저를 고백하고 싶었어요
여기는 항상 즐겁고 행복한 곳이니까
제가 좋아하는 곳에 기록하고 달라지고자해서 글 남겨요

긴 글이고 궁금하지도 않은 얘기겠지만 읽어주셔서 정말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벌써 후련하네요 ㅎㅎ
다들 행복하시고 하는 일 잘 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