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내 몸속에 돌던 술이 빠져나간지 좀 시간이 지났어
대신 니코틴이 들어와있지만 말이야

어렸을때는 정말 꿈이 많았다?
손짓 하나로 많은 사람들을 놀래키는 마술사도 되고 싶었고
인디아나존스처럼 오지를 탐험하고 미스테리를 탐구하는 모험가가 되고 싶었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는 정치인을 꿈꾸기도 했지

많은 감정들이 하루에도 적어도 수백번씩 교차하며 삶을 여러색으로 물들여가곤 했는데

이젠 검은색과 회색밖에 없는 삶 같아

하고 있는 것도 없으며 하고 싶은 것도 없어
일주일에 겨우 5~10만원 남짓 부모님에게 손벌리지 않기위해 하는 인터넷 돈벌이...

어느덧 3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어 만 나이 버프를 받아서 조금 늦춰지긴 했지만

아무것도 없는 공백기를 뛰어넘은 공허기.... 그 3년이 번복될 뿐일거라 생각해서
무엇인가 해보려 하지만 나는 할 수 있는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무채색인간이 되어버렸거든

언젠가부터 나부터 나를 돌보지 않았기에 무언가를 좋아하는 감정들이 모두 시들어 버린듯 해

사실 오래전부터 놓지 못한게 하나 있긴해, 바로 그림그리기 인데 아직 인체도 못그리지만
약 13년 전부터 양은 많지않지만 꾸준히 한다면 꾸준히 하는 유일한 것이거든

그치만 이것도 좋아하는게 아닌 그냥 해왔으니 해야지 같은 느낌이야

가끔 나를 위로하기 위해 누군가가 말해
길에서 벗어난 빛나는 이들은 새로운 족적을 만든다고,
하지만 남들이 모두 전진할때 나 홀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사람일 뿐이라 더욱 더 슬퍼지곤 해

무언가를 다시 하기엔 돈이 없으며 돈을 지원해달라 말할 용기도 없으니
무언가를 진행할 체력과 도전정신도 없으며 막연하게 남들이 노력하여 달린 골인지점만 허망하게 바라보고있네

좋아하는 것, 하고싶은것, 할줄 아는것,
모두 없는 나는 대체 뭘 어떻게 해야 앞의 있었던 일들을 번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최근 친하게 지냈던 사람과 절연을 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아무렇지 않더라
알게모르게 그럴거라는 것을 느끼고 마음의 준비를 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방어가 그만큼 두터워졌는지....

그 일이 있은 후 나에 대한 고찰을 하다보니 여기까지 다시 오게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