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오랜만이지?
결국 또 와버렸다. 너의 납골당.
이젠 납골당까지의 300여km는 네비 없이도 올 수 있어.

못왔던 사이에 너의 가족들이 사진과 이것저것 가져다 두었네. 진급했다고 좋아했던 날의 니 사진과 이렇게 갈거면 뭘 그리 열심히 살았는지 모를 수많은 자격증들. 그리고 너가 좋아하던 작은 인형들도.

챙겨주고 싶었는데 난 뭘 가지고 있는게 없었거든.
납골당 그 작은 공간에 뭔가 가득차있는게 좋아보이면서도 어이없이 슬프다.

난 이제 너와 기억이 남아있던 곳을 떠났어.
너네 집을 지나가야 했던 그곳도, 너의 이름이랑 같은 간판의 가게도, 너 떠나던 그 병원도 이젠 갈 일이 없어.
못버틴거라면 못버틴거지만 사실.. 꽤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곳으로 보내달라했어.

결국 눈물이 흐르네
넌 꽤나 울보였는데 덕분에 나도 울보 된 기분이야.
잘 먹던 약을 오늘은 안먹었는데 그래서 그런가봐

너 떠난지 벌써 세달인데
넌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너무 궁금해
수면제 때문일까 꿈에도 나오지 않더라
너가 안오는거라고 생각하고 싶어

종교도 없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한데
답을 들을 수 조차 없네..

아
너 한잔하라고 들고온 소주때문에 혼낫다
먹을거 반입이 안된대.
다음엔 못들고오겠다 야
그러니 마지막으로 한잔해줘
잘 마셧거든 꿈에서나마 짠해주고..

살면서 널 가장 많이 울린사람은 나고
살면서 날 가장 많이 울린사람은 너네
보통날처럼 된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봐
아직 잊혀지지 않았나보다

지금의 너는 사진 속처럼 웃고 있을까
지금의 너는 아프지 않을까
지금의 너는 어디에 있을까
지금의 너는 내 생각중일까
지금 그곳에선 행복할까
난 안보고 싶었을까

물어보고 싶은게 많은데 너는 왜 답이 없어
나는 지금 니 앞에 있는데

꿈에나마 한번 나와주라
너 못살렸던 그런 악몽말고 편한 모습으로.
나 보기 싫어도 그정돈 한번 해줄 수 있잖아

언제 다시 널 보러 올지 몰라
오고싶은데 오기 싫어
다음엔 진급해서 올게 너랑 같은 계급일때
난 너 응원도 해주고 축하도 해줬으니까
나 응원만 좀 해줘. 그래야.. 핑계삼아 또 오지...

많이 보고싶고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