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그녀가 온다는 전화를 받았다.

난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그녀를 맞이하러 집근처 역으로 향했다.

남자친구가 있는 그녀가 왜 날 만나러올까..

무슨일이 있는건 아닐까..그런 생각을 뒤로한 체..



10분쯤 지났을까..그녀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한다.

예전과 다른 짙은 화장에 어깨가 드러나는 화사한티와 긴치마를 입은 그녀는

무척이나 아름다워보였다..



나 "이얄 오랜만이다?"
그녀 "응..그러네.."



장난기 어린 나의 인사에 활달한 성격의 그녀답지 않게

조용하고 차분하게 대답을 한 그녀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녀와 거리를 걷다 그녀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얼굴에 눈물이 점점 흐르면서 서서히 화장이 지워지기 시작한다..



드러나는 흉터들..낫지 않은 상처들..한두군데도 아닌

얼굴의 근육을 따라 잘라버린듯한 상처들..전부 면도칼처럼 날카로운 것에

베인듯한 상처들이다..공포영화에나 나올법한 얼굴로

병원조차 가지 않고 화장만으로 가리다니..



울고있는 그녀를 집으로 데려와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상처가 아프지도 않는지..다시 화장을 고치고 상처를 가리는 그녀..

다시 눈물이 흐를려고 하는지 울음을 참을려고 입술을 깨문다..



베여서 벌어진 상처들이 아프진 않을까..난 그녀를 걱정이라도 했는걸까..

아무런 말도 안한 나는 화장을 고친 그녀를 이끌고 다시 밖으로 향했다.



역시나 그녀가 다시 울음을 터트리며 갑작스레 남자친구를 찾기 시작한다..

상처가 가득한 얼굴로 거리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남자친구의 행방을 묻기 시작한다..

그리고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뭐가 그렇게 슬픈걸까..왜 그렇게 남자친구를 찾는걸까..

이유조차 모른체 난 갑작스레 잠에서 깨어나 핸드폰을 보니 오후6시.

3시간만에 잠에서 깨어났지만.

그녀의 상처 가득한 얼굴이 생생했던 탓에 정신이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