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겨울을 맞이해 나는 내 여자친구 미경이와 함께 놀이공원을 오게 되었다.

그래… 처음엔 아주 좋았다.

처음엔 말이다…

우리는 늦은 점심을 값싼 레스토랑에서 먹은뒤 놀이공원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유난히 구석에 눈에 띄는 놀이기구가 있었다.

'미로찾기'

나는 무심코 그것을 지나치려 하였지만

미경이는 내 팔을 끌어당기며 들어가자고 말했다.

나는 하는수 없이 그 미로찾기라는 놀이기구 앞으로 갔다.

입구 앞에는 표지판에 큼지막한 글씨로 써져있었다.








'커플은 공짜'








미경이는 이 문구를 보자 더욱더 기뻐하였고

나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그저 좋아했다.








"아직 앞커플이 들어간지 5분이 안지났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모자를쓴 젊은 아르바이트생은 잡지를 보며 말했다.








"오빠 오빠, 우리 저기 들어가서 길 잃어버리면 어떻하지?"








"걱정마, 그럴 일이 있겠냐"








"그치그치? 아 어떻게~ 나 너무 떨려"








"겨우 미로찾기 가지고 왜 그래"








나와 미경이가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사이

아르바이트생은 시계를 힐끔 쳐다보더니

우리에게 웃으며 말했다.








"두분 커플이시죠? 자, 입장하셔도 좋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은 입구를 열며 말했고

나와 미경이는 한발 한발 내딛으며 입장했다.








'푸쉬이이이익…!!'








"꺄아아아아악!!"








놀이기구에 입장하자마자 머리 옆에서 공기를 쏘아대었고

미경이는 많이 놀랐는지 내 팔짱을 꽉- 끼며 소리를 질렀다.

놀이기구 안은 굉장히 어두웠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서 플래시를 비추었고

드디어 첫번째 방이 보였다.








-철창의 방-








보나마나 뻔한 방이었다.

커버를 도는 순간 눈 앞에는 길다란 막대들이 줄을 지어 있었고

그 앞에는 다른 커플들로 보이는 남녀가 서있었다.

나는 내심 기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저기요"








"오빠! 왜그래!"








내가 소리를 지르자 미경이가 내 손을 끌며 말렸고

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왜 그래, 그냥 반가워서 그런건데"








"그래도… 저 사람들도 우리처럼 커플일거 아냐…"








"뭐 어때! 이봐요!"








나는 웃으며 말했고

플래시의 빛을 더 세게 하여 앞의 커플들을 비추었다.








'철퍼덕…'








"어…?"








갑자기 앞에 있던 커플 두명의 몸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더니

이윽고 내 흰 코트에 무언가가 튀었다.








"오… 오… 오빠… 아아…"








"피…?"








그 커플들의 발 아래엔 몸에서 떨어진 장기들이 널부러져 있었고

그들은 어찌된 일인지 발 아래부터 머리 위까지 뚫려있었다.

그렇다…

아래에서 솟아오른듯한 철창이 그들을 찌른것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발 아래를 쳐다보았고

미경이에게 소리쳤다.








"달려!! 미경아!!"








'촹… 스윽 스윽… 스르륵 스르륵…'








내 목소리에 반응하듯 방안의 철창들은 위아래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와 미경이는 구석진곳에 몸을 숨기기에 이르렀다.








"오빠!! 무서워!!"








미경이는 겁에질러 비명을 질렀고

나는 머릿속이 혼란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