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너의 납골당에 와있다.
꿈에 나왔던게 너였는지 아닌지 몰라
그냥 와봤다.
참 멀다 300km는.

너의 유골함 앞에서
홀로 떠들고 떠들다 지쳐
그냥 이렇게 편지인냥 써본다.

지금 넌 어디에 있을까
너 떠난게 벌써 한달가까이 되어간다.
그 좋아하던 해외여행 중일까
전국팔도 돌아다니고 있을까
뭐였든 저 좁은 납골당 유골함에 묶여있지만 않았음 좋겠다.

덩치도 크고 키도 큰게 그 좁은 유골함에선 답답하지 않을까
도시가 좋다던게 이런 깡촌 납골당에 있어 심심하진 않을까
사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걸 이제와서야 한다는게 웃기지만.

너나 나나 종교적 신념은 없는 사람이지만
이제나마 너의 명복을 빌어보려 해.
죄진게 있다면 내가 나눠 짊어질게 조금만 힘들어 해.
아파야할게 남았다면 그것도 내가 가질게 넌 그저 행복했으면 해.

몇장 되지도 않는 사진을 붙여논게 그나마 다행인지
널 추억하고 기억할거리가 많지가 않아 더 슬프다.

너에게 두번째 꽃을 선물해본다. 이번에도 조화.
사실 여기서 파는 꽃은 하나도 안이뻐서 너가 안좋아할거 같아.
오늘은 너가 좋아하던 복분자주도 가져왔다.
음주운전 극혐하던 널 위해 너만 마시라고 열어뒀다.
봉분이라도 있는 곳이면 한잔 같이 했을텐데
여러모로 너와 안맞는 곳이다.

보고싶다.
그저 보고싶다.
목소리도 듣고 싶다. 너의 특유의 말투도.
귓가에 맴도는 너의 목소리에 조금 더 힘들다.

한동안 다시 안올거야
나는 잘 견뎌 힘들게라도 살거니까
니 생각에 사무치거든 살아생전 사진으로 버텨볼게

어디로 갈까 너는
어떻게 될까 너는
그게 무엇이던 지금보단 나을까
아니 나을거야.. 나아줬으면 해

꿈에라도 들러줘
더 잊혀져가기 전에...

너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