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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전공썰.. [3]

작성자

벚꽃사중주

쪽지 | 작성자 글보기

번호 43799 추천 8 반대 0 답글 3 조회 107 작성시간 2018-10-20 01: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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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오딱 친구들이랑 놀다가

뭐가 되고싶은지 얘기가 나옴.

사실 깊게 생각하진 않았는데

전부터 게임만드는 사람이 되고싶었고

그 땐 나름 스스로가 글쓰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했어서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싶다고 말했고

그게 두루뭉술하게 목표가 되었음..

사실 어떻게 해서 되는지 어떻게 해야되는지

어떤 공부를 해야되는지도 모르는 채로

그냥 좋아하는 거 두 개를 합친 거 뿐인 '꿈'이었음..

근데 그렇게 말은 했지만

이후에 공부가 너무 하기 싫었고 대학도 딱히 안가고 싶었고

고등학교도 실업계로 가서 개인적인 시간을 더 만들고 글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음..

어머니께서 상당히 반대했고

대학은 가야한다, 하다못해 고등학교는 인문계로 가라 하셨음.

이래저래 그냥 인문계로 감..

인문계로 간김에 대학가서 글 공부를 하고싶었고

이래저래 고 3이 됨.

ㄷㅇ대 국어국문학과나 문예창작학과는 갈 수 있지 싶어서

그리로 지망하려고 했는데

담임이 반대함.

부모님도 일단 게임을 굳이 만들고 싶으면

ㄷㅅ대 게임과가 부산서는 나름 유명하니 차라리 거기로 가라고 하셨음..

나도 게임 제작을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당시에 홍보지에는 게임 기획을 가르쳐준다는 식의 설명이 되어있어서

결국 ㄷㅅ대 게임전공을 선택함.

막상 가보니 트랙이 디자인（모델링, 드로잉）이랑 프로그래밍으로 나뉘고

기획은 그냥 곁다리로만 가르쳐준다고 함..

당시에 상당히 후회하고 실망했음..

디자인은 자신이 없었고 어쩔 수 없이 프로그래밍 트랙 선택하고

1학년 때 엄청 방황을 많이 했음..

그 학교 특이한게 1학년 1학기 수강 신청을 일단 기본적으로는 지들이 걍 다 알아서 해놨음.. 전공 위주로만

나는 그래서 내가 뭘 안해도 되는 줄 알았음.

성격이 워낙 숫기가 없고

동생들은 잘 대해도 연상들은 전혀 못 대해서 선배들이 너무 어려웠고

수강신청 같은 거 물어볼 생각도 못해봤음..

오티 때도 무슨 소린지 제대로 못알아 들었고

애초에 대학에 대한 정보를 너무 안가지고 있었음..

나중에 보니까 수시로 들어온 애들이나 행동력 좋은 애들은 이미 지들끼리

선배들이랑 대면식도 했고

오티 때 보니까 이미 지들끼리 아는 선배나 동기도 있고 그래서 놀램..

적응을 너무 못했고

전공강의는 하나도 못알아먹어서

전공강의도 엄청 빼먹고

학점도 엄청 말아먹음..

그대로 1학년 전체를 날리고

공익가는 거 핑계로 휴학하고 한학기 분량을 알바로 놀면서 때우다가

등쌀에 공익을 하고 또 한학기 분량 쉬도

3년만에 복학을 함..

엄청 걱정을 했음.. 대부분 칼복 했을거라고 생각했고

여전히 나는 대학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고 있었으니까

근데 1학년 때 같이 댕기던 애가 있었는데,

걔도 게임 기획에 관심이 있고

약간 덕기질 있는 애였음.

걔는 성격자체는 나보다 독고다이하는 기질은 강한데

지가 원하는 게 있으면 그런 거 좀 재끼고

일단 행동을 하는 스타일이라

1학년 때 이미 전공 내에 게임 기획 동아리에 드가있었고

당시에도 같이 하자고 엄청 꼬셨음.. 나는 아무래도 시간 뺏기는거랑

적응 안된거 때문에 계속 거절했고..

근데 걔도 나랑 같은 타이밍에 복학을 했음.

돌아보니까 걔 덕을 진짜 많이 본 듯..

이래저래 적응해가면서 프밍 과제같은 건 프밍 애들이나

같은 학년에 1살 위인 형한테 도움 받으면서 해결하고

나중엔 교수한테 아다리 쳐서 출석이랑 과제만 내면

C는 줄테니 알아서 기획공부하라고 하고

그런식으로 남은 학년을 버팀..

그 과정에서 좀 더 사람구실 하게 된 계기가 있었지만

좆같이 끝났으니 생략하고..

혀튼 또 길어졌는데

졸업하면서 어째저째 게임회사 취직은 됐었음.

담당 교수님 덕이 크긴 했음..

취직 엄청 안될 시기라서 그대로 그 학교 게임 대학원 갈 판이었는데

자리 엮어주셔서 갔고

엄청 힘들었음..

철야나 주말출근도 꽤 하고

내가 학교 다니던 중에 현장실습 갔던 회사는 그런거 거의 안하고

사장이 나서서 칼퇴시켜주는 회사였어서

그런걸 꿈꿨나봄..

근데 걍 흔한 한국의 게임회사로 갔고

적응도 못하고

만드는 게임도 너무 성향이 안맞아서 일 자체가 힘들었음..

사람들은 다들 잘해줘서 좋았음..

내가 좀 지각도 자주하고 그래서 문제였지

이래저래 하다가 그만두고

엄청나게 긴 공백기를 가지다가 지금은 자동차 시트 만드는 공장에 일함.. 이것도 아직 1년 안됨.

언젠가 다시 게임 만들러 가고싶음

아니면 창업을 하든가

아님 뭐 혼자 작업해서 인디를 내든가

힘들었지만

목표가 있으면 치이는 과정에서도 뭔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목표가 있어도 게으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그래도 스스로를 애끼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앞으로 나아가세요.

태어나지 않았다면 느끼지 않았어도 되는 고통이고 절망이지만

태어난 김에 누려보는 기쁨이고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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