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예전에는..라떼는...

문득 오래전 국민학교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같은 반 친구중 뇌성마비가 있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항상 도와주고 챙겨주는 또다른 친구가 있었고

처음 둘 어찌 만나게 되었나 모르겠지만

서로가 옆자리 짝지로 등.하교를 도와주던 기억이 난다

장애가 있는 친구는 뇌성마비로 팔다리가 뒤틀리고 목 마저도 뒤틀리고 말 한마디 온전히 하기도 힘겨운 친구 였지만

엉거주춤 앉기도 어려운 자세로 열심히 필기를 하고 성적도 곧 잘 나오는 친구였다

그리고.. 막노동에 나가며 두 누나에게 온전히 맏겨야 했던 가난하고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나 같은 아이 에게도

힘겹게 먹을걸 건네주거나 길에서 마주하면 알아듣기는 어려워도 반갑게 아는척 해주던 아이였다

물론 나도 항상 그 친구의 옆을 지켜주시던 친구 엄마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드렸고

사실..뭐 내 입장에서는 ? 가난하고 지저분한 나 를 길에서 만났다고 아는 척 해주는 이 친구가 더 나은 친구였을지 모르겠다


여자 애들이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종내는 엄마들이 학교로 전화하고 담임 선생님이 불려가는 상황도 벌어졌다..

문제의 원인은 친구가 올 백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친구는 정말 공부를 잘 하였다 어려운 발음으로 선생님 질문에 대답도 잘 하고

산수도 잘 했고..기억력도 비상했다...

그러나...주변의 공부..좀 한다는 애들이 의자에 앉을 수 없어 항상 엉거주춤 서있으며 수업들 듣던 친구가

다른 친구들 답안지를 컨닝하지 않고는 이번 시험에서 성적이 젤 좋을리 없다는.....주장 이었다

숫제 억울 하다며 울고불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뭐 억울했을지 모르겠다 스스로 한 몸 건사하기도 어려운 친구가 성적이 계속 좋으니 그랬을까...

그 친구와 늘 그 친구를 도와주는 짝지 마저도 협공을 당하는 기세였다

그게..선생님..까지 ..교장실로 소환되는 상황까지 번질거라 누가 생각을 했을까...

지금도 한마디 하기도 어렵던 그 친구가 눈물을 흘리고 울면서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 발음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외치던 모습이 떠오른다...

뭐 다행스럽게 선생님은 끝까지 그러지 않다고 항변 하셨고

이후로도 여전히 친구에게 잘 해주셨고 모두에게 공평 하셨다


얼마전...운전을 하며 가다 전동 휠체어에 앉아서 건너가는 그 친구처럼 불편한 아이를 보고서

문득..40여년..전 그날의 생각이 떠올랐다...


왜..그 아이의 편 들어주지 못 했을까...

왜 네가 그러지 않았을 거라고 믿는다고..한마디 해주지 못 했을까..

몸이 불편한 친구의 좋은 성적이 그토록 억울 했을까?

왜 그렇게 모질었을까...

아마도..그 오래전..그 한마디 편 들어주지 않은게 죄책감으로 남아 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