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곳에 글을 쓰는 것도 그 사람에 대한 사과의 의미가 아닌 그저 제가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동이겠지만..욕먹고 비난받을 각오하고 씁니다. 욕하시는 것도, 비난하시는 것도 모두 달게 듣겠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당사자가 특정될 위험이 있기에 자세하게는 말씀 못 드린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동시에 두 명의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한 분에게는 저와 그 사람 사이에 있었던 민감한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했고 결과적으로 그 분의 이미지가 실추하게 하여 당시 속해있던 모임에 안좋은 소문이 돌게 만들었고 강퇴되게 만들었습니다.
다른 한 분에게는 그분과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보였던 이성분이 계셨는데 그냥 친한가보다 하고 넘기면 될 것을 저 혼자 두분이 서로 호감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다른 모임원 분과의 사적인 자리에서 모임내 연애에 대한 얘기를 할 때 그분들에 대한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뒷말이 나오게 한 것이죠.

당사자분들께 사과도 드렸지만 받아드려주시지 않으셨지요. 결국 저를 위한 일방적인 사과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제가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사과를 이용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사과를 하든 하지 않았든 간에 그분들이 겪었을 상처는 없어지지 않고 곪을 테니까요. 제가 손절된 것도, 그분들께 용서받지 못한 것도 마땅합니다.

저는 웃긴놈인 것 같습니다. 당사자들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커야 하는데, 남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저 자신의 태도가 너무 화가납니다. 내가 왜 그랬나 생각해보면 남들에게 말과 행동을 해도 되는 '허용범위'가 다른 분들보다 넓다는 게 있습니다. 제 이전 글인 헬스장 관련된 내용도 결국은 제가 행동해도 되는 허용범위가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범위와 겹치기 때문에 불상사가 생겨날 뻔했던 대표적인 사례라 생각합니다.

왜 저는 사건이 일어난 후에야 내가 안일했다는 것을 깨닫는 걸까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전에 미리 캐치하고 조심해서 다른 사람과 하하호호 지낼순 없는 걸까요. 사회성이 부족하고, 친구도 없고 쉽게 손절되는 이유일까 합니다. 친구없어도 괜찮아요. 다른 분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해도 될 일과 하면 안될 일, 항상 말과 행동을 조심하며 살기, 알맞은 허용범위를 찾아야 하는데..제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저런 걸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대처하는지 정말 부럽습니다. 다들 어떻게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걸까요? 그냥 저같은 죄인은 남에게 피해 안주도록 혼자사는 게 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