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거칠은 비포장 길을 달리며 구르고 치이고.
내달려 온 길이 하나라 세상 모든 길은 그런 줄로만 알았을 땐 서러움은 몰랐으리라.

그렇지만 마모되고 좌절되어도 결국은 처연하게나마 홍소를 터뜨릴 수 있는 강인함을 가진 스스로라는 걸 안다.
목적없이 느린 여정이지만 튼튼하게 쉼 없이 굴러 갈 애틋한 수레바퀴.
큰소리로 포부를 내지르는 것만이 강한 것이 아니라
고요하지만 잔잔하게 강한 것도 나만의 강함이라는 것을 안다.

삶에는 목적이 필요하지 않다.
그 목적에 닿거나 닿지않으면 -The End-나 -Game Over- 따위의 팝업이 뜨며 끝나버리는 인생이 아니기 때문에.

행복을 추구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인간이란 본디 간사해서 행복을 누릴 땐 행복을 모른다.
더 강렬한 자극과 고통만을 기억해서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갖지못한 것에 대한 열망과 상실에 대한 아픔 속에서만 살아갈 뿐.

결국에는 당장에 주어진 시간을 내 스스로가 부여한 “나”라는 존재가 또 어떤 가치나 의미를 매길지, 그 하루가 모여 어떤 인생을 이룰지에 대한 이야기.

올해가 가기 전에 끝내고 싶은 스스로에 대한 탐구 중
가장 첫번째로 떠오른 나의 강점.

하고자 마음 먹은 것은 해내고야 마는 것.

스스로가 나약해질 때마다 외는 주문이 비록 “나 자신을 믿어보자” 가 아닌, “나를 믿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말자”가 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