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쓸까하다가 쓰는...

친구들 블로그를 오랜만에 둘러봤다. 나도 한번 써볼까ㅡ했는데 귀찮아서 그만 둠. 근데 생각해보니까 나, 웃대에 일기 쓰넹?ㅎㅎ 쓸 필요 없구만 호호

음,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고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했는데, 집에 오자마자 현실과 부딪혀 마음이 좋지 않았다. '매일 산후조리하는 사람처럼 누워있기만 해.'라는 나를 관통하는 말. 외면하고 있었던 나의 진로. 말할 때는 차분하게 말했지만, 꽤 그것이 나를 괴롭혔나보다.

게시판과 카톡에서 보게 된, 유식하고 노력을 통해 본인을 더 발전시키는 사람들. 180만원 벌어도 되겠어?라는 엄마의 말에, 내 스스로가 한심해보이는 것이 기폭제가 되어 저 밑바닥까지 우울해졌다.

사람들의 말에 잘 휘둘리는 나. '이정도는 알아야지.' '나는 무식한 사람이 싫더라.' '여초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지' '아무것도 안 하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사는 사람들' 이 모든 말이 나이기도 하면서 내가 아니기도 하다.
가시돋힌 부정적인 말들을 피해 지나가면 되는데,나는 그 가시에 다가가 기어이 찔리고 만다. 우울할 때면 그 가시를 심장에 가져가 깊숙하게 박는다. 정작 그 말들을 한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두고 갔는데.

새하얀 도화지 같은 내 성격.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은 배우려고 하고, 안 좋은 점은 안 배우려고 노력했다. 인터넷에서 '별로인 성격 유형'등을 접하면 그런 행동을 안 하려고 참 노력 많이 했던 것 같다.
도화지에, 색칠하듯이.
근데 너무 많이 칠했나보다. 아니, 너무 많이 오렸나보다. 성인이 되고 나서부턴, 내 마음이 너덜너덜해져있다는걸 깨달았다. 조금 지쳤을지도.


음. 아무튼.
고맙게도 현타가 왔을때 친구가 전화해줬다. 조언도 해주고, 응원도 해주고. 그 덕에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사실 남에게 내 속마음 잘 안 털어놓는데. 오늘은 좀 투정부렸네.

나는 참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게 사는 것 같다.

그래 이젠 좀 열심히 살아봐야지.

으아아ㅏ 근데 열심히 살기 싫어~~~
왜 다들 그렇게 열심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