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아빠한테 안부전화를 했다
밥은 먹었냐 할머니 제사 때 올 수 있냐 1분 정도의 통화를 한 거 같다 아빠 목소리가 좀 안 좋았다 빨리 끊고 싶어 하는 느낌..

10월 12일

아빠한테 용돈을 보냈다
이상하다 전화가 오질 않는다
저녁에 전화를 걸었다 받질 않는다
일찍 잠들었나..?

10월 13일

출근 전에 느낌이 안 좋아서...?불안해서...?
아빠한테 전화를 걸었다 역시 안 받는다
119에 전화를 걸었다 제가 타지라서 확인 좀 부탁드린다고 112로 전화를 다시 하시라고 한다 112에 전화해서 부탁을 했다 본가로도 출동하고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도 오시더라 30분쯤.. 걸렸나
아빠가 침대에서 반응이 없다고 연락이 왔다
문을 따고 들어가야 한다고 동의 좀 해달라고
다시 또 연락이 왔다
돌아가신지 조금 된 거 같다고 그 뒤의 내용은 생각이 잘 안 난다 그냥.. 멍해졌다 직장에 전화를 넣고..
포항에 있는 삼촌한테 전화를 걸고 지금 살고 있는 고모네에 다시 와서 고모한테도 전했다
눈물이 나오다가.. 정신을 차렸다 일단 포항으로 내려가야지... 정신없이 준비를 하고 내려갔다 저녁이더라 도착하자마자 장례비 상담과 상복으로 갈아입었다 여러 고모들과 사촌누나 다들 나보다 일찍 도착하셨다 아빠 친구분들과 몇 분이 왔다 가셨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났다 그렇게 13일이 지나갔다

10월 14일

입관식을 했다
아빠 이마에 손을 얹었다 왜 이렇게 차갑지
아니 차가운 게 맞는데 왜 차갑지....
고모들이 너무 대성통곡을 하셨다
눈물이 나는데 펑펑 못 울겠더라
손님들이 조금 오셨다 무슨 정신으로 손님들 받은 걸까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오진 않았지만.. 아빠 연락처에 남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렇게 연락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휴대폰을 보니 다 정리하신 거 같았다 어찌어찌 저녁이 다가왔다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장례비를 정산했다 머리가 좀 지끈거렸다 웃기더라 돈은 또 현실적인 문제라 참 씁쓸했다

10월 15일

발인 날이 왔다
이날은.. 그냥 슬픔보다 씁쓸하더라
아빠가 화장터로 들어갔다
다 타고 남은 유골이 나오는데
분골을 끝내고 받는데 이렇게 가벼웠나...
아프면 아프다고 말이라도 하지..
나 놀고자고 할때 아팠을텐데
연락 좀 하지...
아들한테 아프다고 좀 오라고 하지....
광주에 온지 2년쯤인가..왜 자주 찾아가지 않은걸까
그냥 후회가 많아졌다
이것저것 정리하면서 앨범을 보는데 우리 아빠 왜 이렇게 잘생겻냐 좀 물려주고 가지
그냥 좀 힘들다
힘든가..? 그냥 넋두리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