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이불문 성별불문 어떤 사람에게도 화를 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꼭 이해를 시킬 필요가 없거나 내 인생에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무시하면 된다.
가족도 마찬가지 친구도 마찬가지
자기 생각과 다르거나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남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있다.
작게는 식당 종업원의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신경쓰여 소리를 지르거나
크게는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식하고 저급하고 생각이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
30년을 이렇게 살아오다보니 이제 좀 담담하다
내 하루는 아버지와 어떤 하루를 보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하루를 온전히 기쁘게 생활했더라도 전화 한 통으로 나락 밑바닥까지 쳐박혔던 적이 셀 수도 없이 많다.
혼자서 소리도 질러보고 물건도 부셔보고 자해도 해보고 별에 별 짓을 했는데 좋아지지 않는다
벗어나서 혼자 살아보려 작은 가게를 하나 얻었는데 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있다
난 얼마전까지 내가 문제인 줄 알았다
모두 내 탓이라고 세뇌 당했던 것 같다.
우리 가족이 하는, 말을 주고 받는 행위는 오롯이 아버지 기분이 나빠지지 않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행동도 마찬가지고 앞으로 인생도 그럴꺼다.
아버지가 나에게 말을 거는 것은 대화가 아니라 통보다.
통보받은 생각대로 살아야하고 거부하면 나는 가족의 울타리에서 서있을 곳이 없어진다
내일은 조카와 형네가 부모님집에 간다고 했다. 조카가 너무 보고싶어 나도 가겠다 말했는데, 말 꺼낸지 1분도 되지 않아 전화가 왔고 아무렇지 않았던 내 생각과 기분은 30년치 응어리가 터져나왔다. 나 하나로 인해 가족들이 다 불편해질 상황이 싫어서 바쁘다는 핑계로 내일은 조카를 보러가지 못한다.
이제는 곪을 데로 곪아 작은 충격에도 30년치가 한번에 튀어나온다.
작년까진 너무 힘들어서 죽고싶었고 어떻게 죽으면 편할까 생각했다. 죽는게 무섭고 우는 엄마 얼굴이 떠올라 실행에 옮기지 못했지만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와 일을 시작하면서 생겼던 3~4년치 스트레스는 어떻게 편하게 죽을까를 고민하기엔 충분했다
지금은 죽는다는게 좀 덤덤해졌다. 내일 차 사고로 죽을 수도 있고 갑자기 부정맥이 터져서 심장마비로 죽을 수도 있고 뱀에 물려 죽을 수도 있다 생각한다
무섭지 않은게 좀 무섭다. 죽으면 편할까 어떤 기분일까 하늘을 떠다니는 기분일까 모든게 홀가분해질까
죽음 뒤의 상황이 얼마나 편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다가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소름이 돋아서 글로 남긴다
안 죽을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는데 죽는다면 이게 유언이 될꺼고 유언이 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내 정신상태에 대해 알게 되겠지
죽고싶을만큼 힘들었는데 이제는 죽든 안죽든 상관없을 것 같다
남겨질 사람들의 아픔보다 내가 해방되고자 하는 욕구가 더 강한 것 같다
살아 숨쉬면 엄마가 보고싶고 조카가 보고싶고 집 밥이 먹고 ㅣㅍ을 것 같다
하루하루를 견디면서 살고 싶지 않다. 매일이 즐겁고 매일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1분 1초가 발전 그 자체로인 살믕 살고 싶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내 가족 중 누가 이 글을 꼭 봤으면 좋겠다.
아버지가 상처받을까봐 목 끝까지 차올라도 한번도 얘기안했는데
아버지 인생 그렇게 사는거 아닙니다. 그렇게 사니 주변에 사람이 없는거고 당신 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5분 이상 같은 공간안에 있고 싶지 않을꺼에요.
다음 생이 있다면 각자 지구 반대편에서 태어나 연결고리 없이 삽시다 나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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