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웃대에 글 올리는 건 처음이네.
요즘 참 복잡하고 미묘한 과정으로 기분이 공허함 비슷한걸 느끼는 거 같아서（뭔말이지 ㅋㅋ）
어디 하소연 해봤자 공감할 만한 친구 새끼도 없는거 같아서 여기다 글을 올리게 됐음.
글을 쓰기로 마음 먹자마자 조금 기분이 풀리고 좋네 ㅎㅎ
웃대의 순기능 ㅋㅋ

본인 30대 후반 일반 직장인임.
애 둘 아빠고, 맞벌이라 주중엔 장인 장모님이 우리집에서 지내시면서 애들 봐 주시고, 주말에는 댁으로 돌아가시는 구조로 지내고 있음.
그런데 내가 와이프랑 결혼 하기 전부터
장인어른이 많이 아프셔서 병원도 자주 가시고 수술도 몇번 받으시면서 가세가 기울었지.
그러다 결국 최근에 장인어른이 파산 신청을 하시게 된거임.
병원비 때문에 빚도 많이 느셨고, 이래저래 경제적으로 메꾸는데 한계가 있으셔서 그리 결정 하셨나봄.
장인어른이 소싯적에 꼬장꼬장한 고집이 좀 있으셔서 가지고 계시던 보험을 모두 해지 했다고 함.
인생사 새옹지마, 얼마 안 있어 큰 병을 얻으시면서 병원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셨다고 하던데…
니들은 실비 보험 절대 깨지 마라.
정말 후회한다. 열심히 내자 ㅋㅋ

암튼 주중에 우리 애들 돌봐 주셔서 매달 적지만 용돈도 드리고,
본인 다니는 회사 복지혜택 중에 배우자 부모님도 의료비 지원 되어서, 금전적으로 어느정도 도움 드리고 있다고 생각 했얼는데（병원비 나오면 거의 70~80%정도는 보상 받는 듯..）
그래도 돈이 많이 쪼달리셨나봄.

장인장모님이 자녀를 1남 1녀 가지고 있는데 장남이란 새끼는 결혼하더니 돌변해서 연락도 끊고..
아마 부모 부양 하는게 난이도가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지
뭐 되먹지도 않은 이유로 꼬투리 잡더니
지 부모님을 아주 피렴치한으로 몰고 가더니 결국 연락 끊고 지금 뭐 하고 사는지도 모르겠음.
내가 결혼 6년째 두분 뵈는데, 전혀 이상한 분들이 아님.
옆에서 보고 있으면 참 복잡한 감정들이 지나감.
열심히 사셨고, 아들딸 열심히 키워 놨더니 장남이란 새끼는 저러고 있고, 몸은 아프시고.. 얼마나 허허로울까.
그래도 빈자리 메꿔 볼려고 내가 아들 노릇도 하려고 노력하고,
마침 손주들하고도 주중에 같이 지내시니 이래저래 공허함을 다스리면서 살아 가시는 거 같음.

최근에 장인 어른이 파산 한다고 하면서, 장인어른의 형제들이 걱정을 많이 하나 봄.
그러면서 지난주에 형제분 중 한분이 우리 와이프한테 따로 연락 하면서 긴히 할 말이 있다고 한 모양.
우리 와이프는 안그래도 장인어른 파산 하는거 때문에
왜 이지경 까지 왔는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지
지난 과거와 회한이 스치면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었음.
장인 어른이 그때 보험 해지만 안 했어도 집이 그렇게 기울지는 않을거라고 입버릇 처럼 얘기 하는데,
에이 지나간 일로 왜그래 허허 하면서 달래긴 하지만 나도 전적으로 동의함.
왜냐하면 우리 아버지도 그랬거든.
교통 사고로 병원에서 10년 가까이 중증 환자로 식물인간 처럼 지내다가 올해 초에 돌아 가셨는데..
돈 무쟈게 많이 들었다.
시벌 왜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보험들을 그렇게 해지 하셨나….
내가 나에 대한 글을 써 본지가, 회사 취업할때 자소서 써본 이후로 10년째라 말에 두서가 없네. 이해해죠 ㅋㅋ
암튼 그래서 그 장인어른의 형제분이 와이프한테 연락 하고 싶다 긴히 상의 하고 싶다 그러는데
와이프 촉에, 이건 딱 봐도 뭔가 아쉬운 부탁 하려는 각이 보이는거임.
그래서 장모님한테 엄청 난리치더라고.
내가 왜 그분이랑 아빠 파산때문에 긴히 협의를 해야 되냐고,
엄마가 내용 다 아는거 같은데, 도대체 무슨 얘기 하고 싶어서 그런거냐고.
아예 듣기도 싫으니까 연락 안한다고 엄청 난리 침.
장모님은 또 어물쩍 자기도 모르겠다.. 암튼 그 분이 만나서 얘기 좀 하고 싶다 그러는데, 자기도 내용은 모르겠다 하면서 슬쩍 발을 빼시더라고 ㅎㅎ
내가 봐도 그 형제분이랑 이미 얘기 어느정도 한 뒤 인거 같던데 뭘 ㅎㅎ
암튼 그날 저녁에 막 장모님이랑 와이프랑 소리 꽥꽥 지르면서 싸우드라고.
나중에 장모님한테 슬쩍 여쭤봤지.
뭐 때문에 그러시는거냐고.
알고보니 그 형제분이 조언 비슷하게 장인어른한테
파산 하고 나서도 경제적으로 힘든데
어차피 주중에 딸네 집에서 지내니까 주말도 딸네에서 지내고 지금 지내는 원래 집（국민임대 사심） 처분해서 그 임대료라도 아끼라 라고 조언 하신거임.
그래서 장인 장모님이 아니 딸 한테 어떻게 그런 부탁을 하냐고, 겸연쩍어 하시니까
그 형제분이 그럼 내가 총대 메고 너네 딸한테 얘기 해 볼게 하면서
따로 한번 만나자 그랬던 거였음.
와이프는 앞서 말 했듯, 뭔가 부모님 때문에 일이 빡세게 돌아가는 거에 거의 경기 일으킬만큼 노이로제가 있었고（나중에 들었는데 장인어른 병 비롯해서 몇가지 이슈가 있드라）
요새 맞벌이 때문에 장인 장모님이 주중에 우리랑 지내는 것도 상당히 스트레스 받았던거 같은데
어디서 형제라는 분이 아예 딸네 집에 눌러 살아라 이런 조언을 해데니까 아예 히스테리 비슷하게 신경질을 내면서 택도 없는 소리 하지 마라고 엄청 싸우는 거임.
암튼 애기 키우는 집이라, 아이들 교육 때문에 안 좋으니 다들 감정을 어느정도 자제 하면서 안 보이는 곳에서 싸우긴 했지만,
내가 옆에 지켜 보니 참 서로 입장도 있고, 다 이해가 되어서 마음이 복잡했음.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ㅋㅋ
지금 이 집은 내 명의의 집인데ㅋㅋㅋ
내가 샀고 내가 대출 내서 내 명의로 된 집인데ㅋㅋㅋ
뭔가 장인과 와이프가 충돌하는 그 지점에
“나”라는 존재는 없었음.
그냥 이 집이 딸네 집이라고 생각 하시고 딸을 설득 하면 된다 그런 마인드이신거 같은데
거기 같이 살고 있는 사위는 안 보이나 봄 ㅋㅋ

아 물론 장인 장모님도 사위는 대체로 당신들 편이니까
어련히 사위는 반대 하지 않을거라는 믿음이 깔려 있을 순 있겠지만..
문득 웃대에서 많이 보던
호의를 계속 배풀면 권리 인줄 안다 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존경하고 사랑하던 장인 장모님이었지만
생각할 수록 마음이 복잡하고, 너무 서운 했었음.
내가 너무 소심한건가 ㅋㅋ

와이프한테도 좀 서운하고 ㅋㅋ
그냥 본인 감정에 충실하면서 경기를 일으키고 있는데
본 문제에서 나란 존재는 아예 생각 안 했던듯 ㅎㅎ
어제 밤에 잠들기 전에 슬쩍 농담 비슷하게
그래도 여긴 내 명의의 집인데, 다들 나랑 먼저 상의 하셔야 하는거 아닌가 ㅋㅋ 라고 나름 소심하게 촌철살인 남겼는데
와이프가 시발 뭐 하는 표정으로 미안하다 하더라고
내가 대답 안하고 있으니까 또 신경질 부리면서
미안하다고 사람이 사과 하는데 왜 대답이 없냐고 언성을 높이길래
어 그래 ㅋ 미안 하고 넘어 갔음.
내가 글 서두에 복잡하고 미묘한 과정으로 공허함 느낀다고 했는데 이제 무슨 말인지 좀 이해 되려나 ㅋㅋ

암튼, 감정은 복잡해도
그래도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모님이니까（우리 와이프를 키운것 자체가 존경 받으실만함）
난 개인적으로 장인장모님이 아예 우리 집으로 이사 오시는 것도 동의 함 ㅋㅋ
넘 호구 같나? ㅋㅋ
우리 애들도 할머니 할아버지 좋아하고,
대가족으로 사는것도 교육에 좋다고 생각하거든 ㅋㅋ
그런데 문제는 내가 내년에 해외 주재원 발령 날 예정이라,
곧 지금 사는 집을 떠나야 함.ㅠㅠ
원래 주재원 한번 가면 살던집 전세 주면서 빚도 한번 싸그리 청산하고 그런건데..
장인 장모님 세간살이를 다 우리집에 들려 놓으면 우리가 또 두분 내보내고 전세입자 받기가 여간 옹색한게 아니라서..
참 복잡 하네이 ㅋㅋ

암튼 마음이 복잡하다 ㅎㅎ

지난주에 개인적인 일이 좀 있어서 우리 엄마 잠깐 보고 왔음.
엄마가 너 요새 얼굴이 왜 그모냥이냐면서
몇번을 전화 와서 한약 지어 먹으러 가자고 난리 치더니,
（난 한약 술 못먹어서 싫음 ㅋㅋ）
오늘 보약 한첩 해서 보냈다고 나한테 연락 옴 ㅋ
니가 하도 안들어 쳐먹어서 그냥 예전에 다니던 한의원에 니 기록이 있어서 그걸로 일단 지었다고..
그 연락 받고 나니 참 ㅋㅋ 그래도 나 챙겨 주는건 엄마 밖에 없구나 생각도 들고..
암튼 오늘 마음이 이리저리 복잡하네.
그래서 웃대에 이렇게 장문의 고민글을 남겨봐 ㅋㅋ
두서도 없고 글도 길어서
읽어 주는이 없을거 같지만
그래도 대나무숲에서 소리라도 지르는 기분이라 조금 후련하고 좋네 ㅎㅎ
다들 행복하게 살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