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라 길래 지나가는 줄 알았지
내가 좀 노력하면 이 깊은 수중에서
수면 위로 금방 올라갈 줄 알았음

항상 물 속에만 있다가
가끔 나아진듯한 날은
지면으로 올라가서 일광욕도 하고
그런 상태인줄 알았는데
돌이켜보니 그냥 좀 더 얕은 수중이냐
깊은 수중이냐 차이였더라고 맥 빠지게 ㅋㅋ

발버둥치며 위로 올라가려는 때보다
다 포기하고 가라앉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점점 더 깊은 곳으로 심해로 가고 있는 느낌이난다

이미 썩어버린 정신상태는
근면이나 상실, 노력, 열정 같은걸
상상도 못하게 된것 같고

나두고 먼저 가버린 사람이
이렇게 괴로웠겠구나 하고 생각도 해보고
이 끔찍한 느낌들을 이젠 안느끼실거란 생각에
묘한 안도감도 들고

오늘 햇살 참 좋길래 안쓰는 물건들
기부하러 가며 걷는데
하늘이 분명 파란색으로 보이긴하는데
무채색으로 느껴지더라?
이건 또 처음이라 신기한 날이었음

약에 절여져서 내가 지금 슬픈건지
무감한건지 평온한건지 우울한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