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8년중 7년동거,결혼5년차 도합 13년 살았고 애는 없는 40대임.

진짜 헤어질뻔 한적이 총 세번있는데
연애때 한번, 신랑이 짐 싸들고 나가서 떨어져서 두달정도 지내다가 다시 합치고
결혼 후 1년 안되서 이혼하자하고 신랑이 짐 싸들고 나가서 또 두달정도 별거하고 다시 합치고
지금 4년만에 또 이혼진행하자하고 별거중.

연애때랑 처음 이혼 얘기 나왔을때는
감정이 격해져서 화를내든 짜증을 내든 싸우든 내가 먼저 연락했고 떨어져 지내면서 생각을 하고 감정이 차분할때쯤엔
하소연도 하고 설득도하고 이해도 시켜보면서 대화시도도 내가 함.

이번에는 나도 내 감정을 잘 모르겠음.
화가나거나 슬프거나 그러진 않는데 답답하기는 함.
감정격해져서 화나서 싸우고 해도 항상 내가 잡았던거 같음.
그만큼 내가 많이 좋아했음.

생각해보면 동갑내기라 거의 친구처럼 지내서 농담이나 수다는 떨어도 진지한 대화는 거의 안해본거 같음.나도 신랑이 재밌어서 같이 있으면 자꾸 웃게되서 좋아했던것 만큼 신랑이좋게 말하면 살가운 성격이고 까놓고 말하면 드립치고 농담하고 까불거리는 성격이라 또 진지한걸 별로 안좋아함

그래서 그런지 자기 속내나 생각을 표현하는게 별로없어서
처음 이혼얘기 나왔을때 다시 합치기전에 진지하게 얘기하면서 신랑보고 너가 하는 생각들을 얘기좀 해달라고 했었음
뭐든지 표현좀 해달라고 그런데 그게 잘 안되나봄

이번에 헤어지자 얘기나왔을때 나와의 문제에 대해서 자기혼자 생각하고 다른사람 조언은 들으면서 나랑은 대화 한마디 없이 자기혼자 결정한걸 나한테 전달하는데 젤 처음 드는 감정이 서운함,실망, 배신감이었음

나는 술을 체질적으로 못 마시고 신랑은 주당에 술도 좋아함
거의 싸움의 원인이 술때문임.
연애때는 밖에서 술마시면서 뻘짓할까봐 그랬던것도 있지만
같이 지낸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제는 그런짓을 한다고 해도 믿지 않을정도로 신뢰가 쌓여있음.
단지 나는 신랑이 술취하는게 싫음.
연애때는 술취하면 그냥 자는게 술버릇인줄 알았는데 아님.
술이 취하면 술을 더 마셔야하는게 술 버릇같음.

술을 안마시는 사람으로서 술 마시는게 싫지만
마시고 싶다고 하면 좋아하는 안주시켜서 집에서도 혼술하게 해줌.
물론 술취하면 나도 그 모습 보기싫어서 짜증나고 신랑도 술취해서 내짜증 못받아주고 싸우게 되니까 집에서 마실땐 주량을 정해놓고 마시기로 했고 더 마시고 싶으면 안된다고해도 졸라서 결국은 더 마심.
여튼, 잘 지킬때가 더 많지만 못지킬때도 있음.
내 입장에선 가끔 그러는 거라도 이혼할 만큼의 큰 문제는 아닐지언정 아예 무시할수있는 정도도 아님.

술때문에 가끔 문제가 생길때는 항상 회식때임.
아무리 내가 술마시는거 싫어한다해도, 회식때 과음을 한다고해도 매번 싸우는거는 아님. 열불터지지만 그냥 넘어갈때도 있는데 나도 한번씩 터질때 그때 이사단이 나는거 같음.

처음 이혼 얘기나왔을때도 그렇고
재결합후 울면서 하소연했을때도 그렇고（이건 신랑이 기억도 못함）이번에도 그렇고...그외 가끔이 항상 회식때였음.

주변에 친구들도 형들도 회사직원들도 어찌된게 죄다 미혼이라 그래서 유부남 주제에도 미혼처럼 놀고싶어서 그러는건지 어쩐건지 철이 없는거 같음.

이번상황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면
회식을 하고 들어오기로한 시간에 연락도 없고 횡설수설하는 바람에 신랑이 집들어오는길에 전화로 싸움.
서로 화나서 들어오지마라, 신랑은 안들어간다 하고 진짜 집에 안들어옴. 오히려 이때는 감정이 차분해져서 별로 화도안났음.다음날 저녁에 들어와서 미안하다 사과하길래
대화함. 그러면서 술 끊는건 못하겠으니까 자기가 절제하겠다고함. 집에서는 술 안마시고 밖에서 마시더라도 자기는 절제할수있다고 함. 솔직히 안믿음. 그래도 지금까지 그래왔던것처럼 넘어가야지 별수 있음? 그래서 걍 넘어감.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후, 저녁메뉴로 아구찜 먹을까 했는데 술얘기가 나옴. 솔직히 일주일만에 술 얘기 꺼내는건 너무한거 아님? 그래서 난 앞으로 술에 관해선 관대해지지 않을거라고 얘기하면서 만약에 내가 술에 관해서 예전처럼 해줬을때
이번같은 일이 또 일어나면 그때 그럼 재산분할 없이 이혼 할거냐고 물음（이번에 집에 안들어올때 술김이든 뭐든 지가 먼저 예전에 하기로했던것, 즉 이혼하자고함）
그랬더니 그건 또 싫데. 그래서 너도 못지킬거 같지? 하니깐 그건 또 아니래.
그러다가 신랑이 나는 요새 왜 일안하냐는 식으로
（난 프리임）물으면서 돈 모아야하지 않겠냐고함.

여기서 기분 상함. 돈관련 얘기 오고가다가 신랑이 이런식으로 얘기할려고 했던건 아닌데 미안하다고함.
그래서 아니다 너가 그런생각하는건 이해한다고함.
그리고 진짜 저런생각 들수도 있다고 이해함.
어차피 신랑은 돈얘기가 나올때 생활비가 얼마가 드는지 하나 하나 풀어서 얘기를 해도 이해가 안된다고 함
그래서 그럼 각자 번돈 각자관리하자고 얘기하고
이날 서로 감정 제대로 풀지 않고 걍 이대로 끝냄.

그리고 다음날 신랑이 퇴근하더니 돈관리 각자할거냐고 물음 그래서 그렇게 하자했더니 신랑이 밥도 각자 알아서 먹자고함

그래서 얘기 좀 하자하고 물었더니 어차피 식성도 다른데 각자먹는게 더 편하지 않겠냐고 함.
같이 지낸시간이 있는데 식성 이야기 나오니까
처음엔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옴. 내가 어떻게 하고싶은거냐고 물으니까 돈도 각자 벌어서 각자, 밥도 각자, 모든걸 각자 하자 하면서 집내놓고 집 팔리면 그걸로 각자 집구해서 각자살자고함. 이혼하자는 거냐니까 그건 또 아니래.
그래서 내가 이해가 안간다고 함. 이혼은 아닌데 각자 이혼준비를 하자는거 밖에 더 되냐니까 예전처럼 다시 합칠수도 있는거 아니냐고 말하더라.그 말 듣는데 숨이 턱 막히더라.
이혼할까봐 무섭고 걱정되서 숨이 막히는게 아니라
예전에 이혼하자하고 떨어져 지낼때 내가 얘랑 대화좀 해볼려고 얘기좀 해볼려고 했던거 생각나면서 숨 막히더라.
그래서 신랑한테 예전에 내가 너처럼 행동했으면
우린 그때 헤어졌다고.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각자 살게되면 다시 붙을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하냐니까 아무말 안함.

이때까지 나는
서류상의 부부로 남아있는 상태로 저렇게 지내자는거에 이해가 진짜 안되서 이해가 안된다고 하는데도 별말 안하더라

그래서 알겠다 하고 신랑은 안방에 나는 거실에 있는상태인데 뭔 대화다운 대화를 한것도 아니고 나는 그냥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은거니까 이 문제에 대해 오고가는 한 두마디에도
점점 감정이 격해지고 상황이 극으로 치닫게 됨.

이게 서로 뭔 대화라도 했어야 어색한 분위기라 할지라도 불편하지는 않을건데 그냥 그때 분위기.상황이 너무 불편하고 싫고 그랬음. 그래서 신랑한테 말했더니
자기가 지금 나가겠다고 옷챙기길래 잡았음.

근데 웃음이 나는거임.이게 헤어질만큼 큰 사유도 아니지만 또 화났을땐 뭐든 싫고, 또 순간 감정에 휘둘리고 행동하면 안된다는걸 경험 해봐서 그런가 그냥 그때 그상황에 웃음이 났음. 잡으면서 내가 너 잡는거라고 말하면서 잡았더니 담배한대 피고온다길래 그러라고 하고 다시 얘기하자하고 앉음.

내가 이해가 안되는 아까의 대화를 다시 꺼냈을때
자기가 지인한테 얘기했더니 익숙해서 그런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해서（이 부분도 지인한테 뭔얘기를 어떻게 했는지 나한테 말안함） 자기나름 생각을 하고 내린 결론이라는거임.

우선 신랑 지인중에 기혼은 딱 한명있고 전부 미혼임.
여자랑 남자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신랑 이혼한다고 하고 집나갔을때 그 누구도 신랑한테 집에 들어가서 와이프랑 대화해보라고 말한 사람 한명도없었음. 그런데 무슨 조언을 받았다는건지 어이도 없었지만
이문제를 나한테 말하는 방법에서 실망함.

조언도 구할수있고 혼자 그런 생각을 할수는 있는데
왜 나한테 말을 안해주냐니까 자기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런것도 내 눈치를 봐야 하냐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생각하고 그런결정을 내린거에 뭐라하는것도 아니고 내 눈치를 보라는것도 아니다.
둘문제니까 말을 했어야하는거다. 서로 얘기를 하고 결정을 했어야하는 문제아니냐니까 아무말 안함.

길게 대화도 안했음.
짧은 대화속에서 내가 느낀 감정은 날 뭘로 생각했으면, 날 어떻게 봤으면 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도 부부였는데 배신감도 들었음.

결국 그렇게 신랑은 나갔음

문제는 나도 내감정을 모르겠다는거임
예전처럼 신랑을 잡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속이 후련하다거나 편한것도 아니고 그래서
혹시라도 후회할까 싶어서
다시 대화 좀 해보자고 해볼까 싶다가도 4년전 이혼할려고 했을때 생각나면서 진짜 숨 막혀서 될대로되라.포기?회피하게됨.

이혼이 쉽다면 쉽지만 이렇게 쉽게 결정 내리고 싶지는 않음.
신랑입장은 제쳐놓고 내 입장에서만 생각해보고, 고민해보고
또 고민해봐도 진짜 모르겠음.

같이 지낸시간이 길다보니 신랑도 나도 권태기가 온거일수도있음.
신랑을 싫어하지는 않음. 그렇다고 좋은지도 모르겠음.
그래서 더 답답함.

권태기인걸 떠나서
다시 서로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자고 대화를 해봐야 할까 싶다가도 대화하자고 먼저 연락할거만 생각하면 벌써부터 답답하고 그냥 헤어질까 싶으면 너무 쉽게,순간적으로 헤어지는거 같아서 후회할것도 같고 그렇다고 예전처럼 신랑한테 계속 대화시도 하고 물고 늘어져서 다시 지낸다해도
자신없고 자꾸 나혼자서 도돌이표임.

나는 나름 서로 잘 맞고 신랑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도저히 모르겠음.

이번에는 그냥 나도 아무것도 하지말고 신랑이 하자는 대로 하는게 좋을까? 진짜 나도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