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럼 많은 생애를 살아왔습니다. 나 또한 인간실격인가. 돌이켜보면,

어느 순간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이 호흡이 괴롭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인생의 여유가 나를 힘들게 만들고 있는건 아닐까요? 사치스런 삶입니다.
느즈막이 일어나서 간단한 업무로 그만한 돈을 벌고
코로나를 핑계로 두문불출하지만, 사실 밖에 나가봐야 만날 사람도, 특별히 할 것도 없는 삼십대 중반즈음...

오랜시간 우울증을 앓아왔지만 그래도 살아남았습니다.
서랍속에 소중하게 간직한 약을 한 두알, 조심스럽게 먹어가면서요.
오늘은 제법 힘이 듭니다.
얼굴이 아플정도로 눈물을 참아봅니다, 이런 감정 좋지 않아요.

인생이 길어질 수록 죄지을 기회가 늘어나고, 잃어야 할 것은 많아집니다.
엄마의 건강이 좋지 않은것, 키우던 반려견이 많이 늙은 것, 내 몸의 건강도 서서히 나를 떠나가고 있습니다.

나는 생각합니다.

무엇하나 온전히 지켜낼 수 없는 이 삶이 무슨 가치가 있나요.
인생이 길어질 수록 나는 죗덩어리가 되어가는데 회개인들 나를 구원할까요.

나는 알고 있습니다.

이 우울한 감정은 스스로 해치기 위해 키워낸 것이라는 걸요.
중독되고 말았습니다.
이 생각들을 떨쳐버리고 나를 위해 펼쳐진 인생의 수 많은 긍정적 가치들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나를 종국으로 끌고가는 이 감정과 기분과 상태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혼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