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 URL: https://humoruniv.com/dump40076 URL 복사 |
나는 지금 문제가 있어요.
생각해 보면... 문제가 있은 것은 최소 3년? 길게는 5년은 된 듯 합니다.
공부 오래했고, 적당한 때 합격하여 일한지 10년.
그런데 일이 너무 싫어요. 남들 다 부러워하는 일인데, 이 일이 너무 싫어요.
난 너무 게을러요. 자리도 엉망이고 집도 엉망이고 다 엉망이에요.
살림도 잘 못하고. 이제껏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공부밖에 없어요.
책임이 너무 큰 일이라, 매일매일 조금씩조금씩 신경이 닳아 없어지는 것 같아요.
일이 너무 하기싫다 - 일단 미루고미루고미룬다 - 더 하기 싫어지고 - 미루지만 계속 신경은 쓰이고 압박당한다 - 결국 데드라인 직전에 겨우 한다
- 이 일 말고도 다른 일이 또 데드라인이다 - 일이 하기 싫다 - 데드라인만 쳐내고 또 일을 미워한다 - 계속 반복이다.
그냥 일을 일로, 내 할바만 다하고 결과를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그게 맘대로 되지 않아요.
항상 최악을 걱정하고, 비난받을 거라 생각해요. 그것도 비난의 최대치를 항상 상상해버려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죠, 그래요. 10년동안 그런 최악의 일은 한번도 없었어요.
가족이 이걸 아는지는 모르겠어요. 모르는 것 같아요. 전 연기를 잘해요.
내 하루의 버팀목은 퇴근하고 아이 숙제 봐주고, 아이 책 읽어주고, 남편이랑 소소한 이야기하는 거에요.
이런 이야기하면, 착한 내 남편은 일 그만두라고. 당신 뜻대로 하라고 할거에요.
하지만 지금 그럴 상황은 절대 아니에요. 내남편 외벌이 만들고 제가 맘편할 그런 상황은 아니에요.
일 같이 하는 동료들도 좋아요. 저만 문제에요. 저만 잘하면 되요.
죽지도 않을거에요. 예쁜 내새끼, 소중한 내새끼 조금이라도 아프고 아쉽게 크게 할 순 없어요.
그저 덜 된 인간이라... 책임지는게 싫은 거 같아요.
이제 40대인데 나잇값도 못하고 아직도 책임지는게 싫고 그저 정신연령은 10대에서 멈춰있는 것 같아요.
어디에 이야기해 보는 게 처음이에요.
상담도 아직은 용기가 나지 않아요. 너무 착한 우리 신랑에게 들키지 않고 상담을 받기도 힘들겠죠.
그나마 요즘 위안인 건, 푸틴이 하는 짓 보면서, 그래 나만 이렇게 병신은 아니구나 하는거에요.
그래. 한 나라를 다스린다는 사람도 저렇게 흐지부지하고 대충 사는데.
오늘은 너무 내 맘이 무거워서. 오래 보아온 웃대에 살짝 내려놓고 갑니다.
맞아요. 나는 지금 문제가 있어요.
인정합니다. 나는 지금 문제가 있어요.
| ※ 로그인 없이 추천 가능 | ||
 |
 |
|
|
| ▲ 다음글 | 요즘 자위 습관이 고민인데 | 지은찡히히 |
 2
 0
 3
 314
|
2022-03-07 [10:19] |
| ▼ 이전글 | 갈수록 인류애가 바사삭나는중 | CuteG2 |
6
0
3
205
|
2022-03-06 [00:18] |
|
비틀마니아 |
저도 비슷한 고민이 있어서 그런지 정말 많이 공감돼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답글
|
2022-03-06 |
 |
비틀마니아 |
저 같은 경우에 정말 너무 스트레스가 심하고 힘든데 당장 정신과 상담 받긴 어려울 때 유투브에서 정신과 의사 정우열선생님 영상 많이 봤어요. 조금이나마 도움되셨으면 좋겠어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6 |
|
괜찮아엄마야 |
감사해요. 꼭 찾아서 읽어볼게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6 |
|
|
보라보라곰 | 00 |
추천
반대
신고
답글
|
2022-03-06 |
|
|
괜찮아엄마야 |
감사합니다. 꼼꼼히 볼게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6 |
|
제제비 |
지금 당신의 글에서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인데도 싫다] 이 것 말고는 알수가 없어요. 그 감정 자체는 잘 알아요. 저도 마찬가지였거든요. 연봉 엄청쌔고 적성도 재능도 맞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두게 되었죠. 그런데 중요한건,인생은 생각보다 길다는거에요. 다른일을 해도 돼요. 모든건 선택이고, 무언가를 얻기위해 무언가를 포기할 뿐이에요. 차분하게, 지금하는 일의 어떤부분이 안맞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해봐요.분석해봐요. 해결 못하는건 없어요.
|
10 |
추천
반대
신고
답글
|
2022-03-06 |
|
괜찮아엄마야 |
감사합니다. 깊이 고민해볼게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7 |
|
|
루미네 |
누구든 책임지기싫고 하기싫은건 하기싫고.. 그런거죠..다들 그런생각 안고 간다고 생각해요 이 고민을 모르는 애들은 책임이 무엇인지 모르고 서둘러 어른이 되고 싶어하고 어른들은 반대로 그 시절을 그리워 하는거 같아요 그리고 힘들어도 애기들을 키우고 있는게 정말 멋진 분이신거같아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답글
|
2022-03-07 |
|
괜찮아엄마야 |
저도 아직 사람이 덜 되었는데 사람을 키우네요 ㅎㅎㅎㅎ 따뜻한 말씀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7 |
|
|
김똘똘돌똘똘 |
저도 비슷한 느낌을 가진 적이 있고 지금도 싸우고 있기 때문에 그냥 제가 했던 방식 소개해드립니다. 1. 지금 내 마음에 안들고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가 하나씩 종이에 적는다 - 머리속에서 생각만 하다보면 그 생각이 머리 속에서 자꾸 반복만 하고 거기서 오는 안좋은 감정이 계속 쌓여 결국은 저에게 안 좋더라구요. 마치 컴퓨터가 에러걸려서 딱히 프로그램 돌아가는 것도 아닌데 CPU 과부하 걸리는 거처럼요. 저를 힘들게 했던 것들을 종이에 써서 목록을 만들고 읽어보니 의외로 '생각보다 별로 큰 문제가 아니었네? 또는 이건 해결하기 쉬운 방법이네?'라는게 보이더라고요. 중요한건 나의 문제를 객관화 시켜보는 거라 생각해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답글
|
2022-03-07 |
|
김똘똘돌똘똘 |
제 생각에는 괜찮아엄마야 님은 게으른 것이 아니라 생각이 드네요. 게으른 사람이라면 이런 고민도 안하고 아 몰라 그냥 노는게 제일 좋아 이러고 있겠죠. 가족들도 소중히 생각하시고, 하기 싫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오랜시간동안 어떻게든 해내신 것을 보면요.. 그냥 잠시 지친거라 생각이 드네요. 가족분들에게도 이런 상태를 직접 공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힘든 것을 나와 제일 가까운 우리 가족들은 알겠지.'라고 은연중에 기대 했었는데 결론은 표현해야지 가족들도 정확히 제가 어떤 상태인지 알게 되더라구요. 가족들은 그냥 얘가 좀 안좋은일 있었나 보다 라고 넘어갈 수도 있고 저도 그들에게 괜히 서운해 해서 서로 오해만 쌓일 수 있거든요. 가족이라는 존재는 내가 절벽을 걷고 있을 때 옆에 있는 안전손잡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등산할 때 보면 옆에 그런 손잡이가 있지만 그것을 딱히 잡지 않더라도 든든한 존재가 되잖아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7 |
|
김똘똘돌똘똘 |
그리고 지금 당장 일을 그만두지 않더라도 괜찮아엄마야 님이 지금 왜 이 일에 거부감이 들고, 그럼 어떤 것(가족들과 관련된 일, 또는 다른 이들과 관계된일 빼고 본인의 것)을 진짜 좋아하는지 찾아보는 시간을 매일 가지시면 좋겠네요. 무조건 착한 남편, 아이들, 또는 부모님을 보고 참아야지 이건 장기적으로 봤을때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약간 유튜브나 책에서 진짜 나를 찾아보자 라는 식상한 조언일 수 있겠지만 확실히 필요한 활동인 것 같아요. 청소년기 떄 대학갈려고 공부만 하다보니 진짜 내가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시간은 적어서 저도 십년 넘게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더라구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7 |
|
김똘똘돌똘똘 |
자기가 누구인지 찾는 활동은 그냥 한번 하고 끝내는게 아니라 매일 꾸준히 해봐야한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그냥 머리로 생각만 하시는 것보다 직접 생각을 종이에 써보고 유치한 것이라도 직접 해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성인이 되어도 어린 내가 내 마음속에 있다고 들었어요. 그 어린이의 이야기를 듣고 그 아이와도 노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하더군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7 |
|
김똘똘돌똘똘 |
그저 상황에 대한 문제 해결보다 근본적인 내 안의 '왜?'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나의 호불호 알고 별로인 상황을 마주하면 '아 이래서 내가 이걸 안좋아하는구나.'라는 것을 알잖아요. 원인을 알게되면 상황을 받아들일 대처능력이 생겨 부정적인 감정이 덜 느껴지더라구요. 깜깜한 어둠속에서 갑자기 영문도 모른채 내가 쳐맞고 있으면 있으면 기분 나쁘기만 하지만 누군가 나를 때리는 상황을 인지하게 되면 맞더라도 반격을 하던가 피하던가 말로 설득하던가 맞아도 안아플거같아서 일단 버텨보던가 하게 될 거에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7 |
|
김똘똘돌똘똘 |
10년 동안 일하신 것 보면 '일 같이 하는 동료들도 좋아요. 저만 문제에요. 저만 잘하면 되요.'이것도 걱정하실 필요 없다고 생각이 들기도 해요. 말씀하신대로 '항상 최악을 걱정하고, 비난받을 거라 생각해요. 그것도 비난의 최대치를 항상 상상해버려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죠,'라고 하셨듯이 잘하시니까요. 그리고 못해도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게 편하죠. 어차피 사람은 완벽할 수도 없고 실수하면 뭐 어때요. 실수했다고 상대방이 나를 총으로 쏴버리는 것도 아닌데.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7 |
|
김똘똘돌똘똘 |
그리고.. 뭐 마음의 결정은 괜찮아엄마야 님께서 하시는 거지만 상담 받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감기 걸릴 때처럼 몸이 아프면 동네 병원 가잖아요. 마음이 아플 때도 치료 받아봐야죠. 훈련된 사람의 도움을 받아 마음 근육을 키우는 것도 좋다고 생각이 드네요. 헬스장에서 피티 받는 거처럼.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상담받는게 뭐 죽을병 걸린 것도 아니고 숨길 필요가 있을까요? 남편 분께서도 님 결정을 존중해주시는 착한 분인거 알고 만약 상담을 받게되더라도 막 큰일났다고 호들갑 떨고 그럴 분 같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7 |
|
김똘똘돌똘똘 |
뭔가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아도 다른 이에게 의지하기 보다 스스로 해결해 보시려는 게 정말 멋지네요. ㅋㅋㅋ 지인짜 오랜만에 웃대 들어와서 구경하다가 이런 글 발견해서 저도 고민했던 나날들이 생각났기에 공유했으면 좋겠다해서 답글 달아봤습니다. 고민이 힘들게 한다면 맛있는 거 드시면서 고민한테 욕한번 시원하게 날리시고 화이팅하세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7 |
|
괜찮아엄마야 |
진지하고 따뜻한 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처음보는 사람의 글을 더없이 진지하고 깊이 읽어주시고, 진심으로 조언해주심에 눈물이 났습니다. 잘 읽고, 실행해 볼게요. 감사합니다.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2-03-07 |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네티켓의 기본입니다.게시물에 상관없는 답글이나 추천유도성 답글을 달지 마세요.
스포일러성 답글이 신고되거나 발견되면 이유불문 삭제 혹은 정학처리 됩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 ▲ 다음글 | 요즘 자위 습관이 고민인데 | 지은찡히히 |
2
0
3
314
|
2022-03-07 [10:19] |
| ▼ 이전글 | 갈수록 인류애가 바사삭나는중 | CuteG2 |
6
0
3
205
|
2022-03-06 [00:18] |
← CTRL+C 로 복사하고 CTRL+V 로 붙여넣으세요!
대표이사 이정민 |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이정민 | 민원, 운영자메일, 관리안내 | 통신판매업신고 제 2010-서울강남-01011호
Since 1998.8.24, Copyright (c) 2025 humoruniv.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