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거의 3년이 다 되가는 지나간 연애를 잊어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인은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용기가 없는것 같기도 하고, 제가 그걸 감당 할 수 없어 무의식적으로 피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연애는 시작과 끝이 표면적으로는 평범하게 끝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니었어요. 제 속마음을 계속 감추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요.
단순히 거짓말을 했다는게 아니라, 애정표현부터 긍정, 부정적인 감정표현 전체를요.
장난스럽게 애정표현을 했는데, 그게 제 표현 방식의 전부였어요.
제가 부정의 의사표현을 하고 싶어도, 저는 장난스럽게 넘어갔고,
반대로 긍정일때도 장난스럽게 절제할 때가 많았습니다.

헤어질때쯤에는 그분은 시간을 가지자고 한 후, 더 시간을 가지자고 했어요.
저는 시간을 가지자고 했을때 극도의 불안을 경험했어요.
하루에 잠을 3시간정도만 잠들었고, 수면 유도제를 먹어야만 잠을 잘 수 있었어요.
시간을 더 가지자고 했을 때, 저는 극도의 혼란스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헤어지자고 했죠. 다시 붙잡았지만, 너무 늦었다고 하고 끝났습니다.
수많은 고민상담과 심리상담（6개월 정도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정해야 하는 부분은 받아들였습니다.
많이 슬퍼했지만, 잘 이겨냈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제 삶은 안정적이에요. 직장도 다니고, 작지만 나름의 인간관계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불현듯이 저를 이유없는 우울과 극도의 무기력함에 빠져들게 해요.

연락처에 아직 남아있는 그분의 연락처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연락해서 왜 그때 헤어졌는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아요. 그 일을 해도, 안 해도 말이에요.
그분이 연락을 받고, 운이 좋아서 제게 그 이유를 선뜻 들려준대도 제 감정들이 다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감정의 구덩이는 켜져가는데, 이미 저는 이 감정들을 제어할 수도, 수용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나간 연인을 용서할 수 없는 감정, 솔직하지 못한 나에 대한 좌절감, 그리고 헤어짐의 슬픔이란 감정들이
저도 모르게 계속 쌓이는 거였어요.

언제쯤 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성적인 생각들로 저를 수없이 다독여봤지만, 아직도 제 감정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상담사 선생님께서 그러셨습니다.
감정은 머리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가슴에서 나오는 느낌이라고.
하지만 저는 아직도 감정을 머리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성격이라, 저도 모르게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고 싶어서 그렇게 감정들을 제어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걸 멈출 수 가 없습니다. 저를 힘들게 한 연애는 좋으나 싫으나 끝났지만 벗어날 수 가 없는 제가 저를 계속 지우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소중한 고향친구, 가족, 여자친구가 있지만 제 마음속 깊게 있는 구덩이에 대한 것들은 그들 앞에서 언급조차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솔직한 제가 두렵습니다. 솔직한 저도, 그렇지 않고 사회적인 두겁을 쓴 것도 저일테지만, 저는 솔직한 제가 싫습니다.
제가 만약 솔직한 모습으로만 살아간다면, 저는 감옥에 가야 할거에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어두운 내용이라 기분 전환할 겸 노래 추천드립니당. 한시 오분 - 검정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