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어찌 저찌 해서 출발 하게 된 우리.



그러나... 물만 해도 생수 12통 -_-;;;



양주가 두병이기에 그나마 적게 산 맥주와 소주...



기타 먹을 꺼리만 해도 엄청난데다가...



80년식 초 구형 파이프식 텐트의 가방만 두개 --a



각자의 가방을 합치니 엄청난 짐이 되었다



각자 나눠 드는데..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허준의 가방은.. 솔직히.. 내가 지금껏 본 가방중에..




가장 크나큰.. 정말 엄청나게 큰 가방 이었다




허준이 키가 183이다




그놈이 자기 베낭을 메고 있는데..



그 베낭이 자기 머리위로 30cm 올라오고




아래쪽은 무릎 높이까지 간다면... 그게 베낭인가




베낭 길이가 거의 180이다 -_-;;;;;;;;;;;;;



이 베낭.. 꼭 기억해 두라 -_-;;;;;;



놈은 그걸 지고..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헉헉대며 비오듯한 땀속에 묻혀 죽어가고 있었다




겨..결국... 하나남은 남자인 내가.. 거의 모든 집을 들어야 했는데..



등엔 내 가방.. 왼쪽 어깨엔 구식 텐트 가방..（이..이거 절라 무겁다）



오른쪽 어깨엔 버너와 코펠을 넣은 가방..



양손엔 생수 6통씩 -_-;;;;;;;;;;;;




정말이지.. 난 엄청난 약골이다



어느 그룹에서인가 별명이 "걸어다니는 인간 엑스레이" 였다




지금은 군대 갔다와서 많이 쪘지만..




당시 내 키 178에.. 몸무게가 49 였다



（저..전성기때는 46 --a）



그..그런 내가.. 그 많은 짐을 지고..




여행을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허준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허준이 워낙에 엉뚱한 놈이라.. 그 가방안에는 내 고생에 상응하는...




엄청난 것들이 잔뜩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었다






여튼 여차저차 해서 우리는 강화도 외포항에서 배를 타게 되었다




우리는 너무 들떠 있었다




말로만 듣던 무인도.. 것두 배 타고 2시간인가 들어간다는..




그런곳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다는게.. 우리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했다




배에 오르고..... 배의 맨 앞쪽에서.. 바람을 맞으며 상쾌한 기분에 잠시 눈을 감았는데.....




배가 멈췄다




응? 뭐..뭐야 이거?



배가 강화도 외포항에서 바로 앞에 보이던 웬 섬에 온것이다



헉! 배를 잘못탔나?



그러나 분명히 우리는 정확하게 탔었다



모두가 한번 와봤다는 우리의 인솔자 허준에게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허준: 아~ 이게 직행이 아니고.. 여기 저기 들렀다 가나봐




일동: 아 그렇구나~




여전히 우리끼리 신나서 무인도 생활에 대해서 재잘거리고 있는 찰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리고 우리밖에 남지 않았다



그때 한 아저씨가 와서 이렇게 말해따



아저씨: 어이~ 학생들~ 빨리 내려 뭐해?



일동 : ??????????



망이: 아~ 아저씨 우리는 여기 아니고요~ 석모도 까지 갈거에요~~~~ ^^




아저씨 : 여가 석모도야~ 빨리 내려 아 뭐해?




기억나는가? 1편에서 주의 줬던 그 두줄...



배타고 두시간 들어가야 있다는



코딱지! 만한 무인도...



남자의 로망을 들끓게 하는 그 두줄 ㅠ.ㅜ




그..그렇다 우리는 두시간을 가야 한다는 섬에.. 2분만에 도착한 것이다




이..일단 내리고... 허준을 졸라 팼다



한참 패는데...




여자1: 근데.. 여기 무인도야? 그럼 이 사람들은 다 뭐야?




여자2: 여기 석모도 관광 안내 표지판 있는데.. 석모도가 강화도 1/3 만한 섬이래~




사태 파악이 됐다




처음부터 우리가 병신이었다



강화도서 배타고 두시간 들어가는 코딱지 만한 섬... 백령도 보다 더 멀리 가야 있을법한곳에...




해수욕장이 있어서 거기서 유유히 낚시를 했다는데..



그..그게 말이나 되냔 말이다




물론 처음엔 우리도 의심했지만.. 허준이 지가 가봤다는데 어쩌겠는가




놈이.. 엉뚱하기는 해도.. 솔직한 구석은 있는 놈이란 말이다.




뭐.. 처음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여행이 될거같았지만...




우리는 .. 그놈이 말한곳을 찾아 가야했다




그곳 아저씨에게.. 해수욕장이 있는곳에 가려면 어떻게 가냐고 여쭤봤다




아저씨 말씀이..... 버스타고 40분정도 들어가야 한단다




버.,..버스.... 버스도 있는데 무인도라니.....



다시 열받아서 허준을 졸라 패고 있었다



근데 그 아저씨 왈 .. 그 버스 아까 6시에 막차 떴어!




쿨럭!




그..그럼 걸어서?? 버스타고 40분.. 길도 모르는데 걸어서 몇분?



마..말도 안된다 이 많은 짐을 들고.,..




벌써 7시를 넘어.. 꽤나 어두워 졌다




한시간안에 깜깜해질것은 자명한 사실




망이: 그.근처로 가는 버스라도 없나요?



아저씨: 근처까진 안가도.. 중간까지 가는 버스는 7시 반이 막차여




어쩌겠는가 일단 그거라도 타고......



가다가 순진한 양의 탈을 벗고.. -_-; 쿨럭 준비해온 여행용 칼과 식칼로 버스를 강탈애서 목적지까지 갔다



면 뻥이고 ... 버스 기사한테 빌고 빌어서 반환점 돌아 나오는 빈 버스로 데려다 달라고 해서 겨우 그곳엘 갔다



노선을 바꿔가며공짜로 데려다 주신 버스기사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버스에서 내려.. 이미 깜깜해진곳에.. 팻말이 서 있었다



산삼면 매음리



사..산삼면이야 그렇다 치고... 매..매음리라니.. 무슨말이야?



저번에.. 찾아갔던 이기자 부대앞 화천의 사창리 이후 최고의 마을이름이었다



사창리.. 매음리.. 어찌 마음에 들지 않으리요 --a



뭐.. 어쨌든 도착한거가 중요한거 아니겠는가



어쨌든 렌턴들고 열심히 조그만 산을 하나 넘어 가니 ... 드뎌 해수욕장이 나왔다


이미 칠흑같은 어둠.. 두개의 렌턴으로 비춰주는 여자1 과 여자2



가방에서 꺼낸 오디오세트와 맞먹는 180W 의 고출력에 자아도취된 허준....



그리고.. 난생 처음 보는 구식텐트 치는 법으 몰라 당황하는 망이 -_-;;;;;;;;;;;;;;;;;;;



썅... 비까지 오기 시작했는데.. 되든 안되든 혼자 절라 이것 저것 끼워보면서 열심히 텐트를 쳤다



한시간만에 텐트가 완성되고....



아침부터 쫄쫄 굶고 지친 우리는 라면을 끓여먹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빗소리를 헤치고 들려오는 우렁찬 차소리..



우..우웃.. 저건 버스 이상이다. 도대체 왜 이런곳에?



후에 군대가서 알게 되지만... 카고（cargo） 라 불리우는 괴물 트럭이.. 해변에 와서 서고...



웬 사람들이 트럭 짐칸에서 --; 우르르 내리는 것이었다


우리는 끓이던 라면도 제쳐두고 뭘까 하는 호기심에 텐트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구경했다



근데.. 그사람들이.. 트럭에서 내리자마자 렌턴 세례를 퍼부으며 우리에게 뛰어오는게 아닌가




나..나도 뒤질세라 렌턴을 비췄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들의 렌턴은 수에서도 성능에서도 우리를 압도했다 -_-;



곧이어 그들이 우리에게 가까이 왔을때.. 내 눈에 처음 보인것은.......



서너개의 총구 -_-;;;;;;;; 쿨럭



미..미친 이게 뭔일이야~~~~~



대장인듯한 사람이 우리에게 말했다



대장: 죄송합니다. 이곳은 군사작전 지역으로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곳입니다.


일몰후엔 항시 발포 가능한 지역이라 매우 위험하오니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셔야 합니다.



망이: （버...벌벌 떨면서 --a） 그..그게요.. 얘..얘..얘가 .. 자..작년에... 여..여기서 ...


야~ 말좀 해봐!



허준: （의외로 침착하다）


침착 보다도.. 절라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 뻔뻔하게..........）


아저씨 저 작년 여름에도 여기 와서 야영 했는데요?



대장: 여름 휴양철에만 군의 통제 하에 개방 하고 있습니다만... 지금은 출입금지입니다.



일동: -_-;;;;;;;;;;;;;;;;;;;;;



망이: 아저씨.. 지금 너무 깜깜하구요.. 여기 바닷가에서 나가면 우리 텐트 칠데도 없잖아요~



한번만 봐주시면 안되요?



대장: 그건 안됩니다. 지금도 해안 경비선에서 발포하겠다는 보고가 올라왔는데..



혹시 몰라서 5대기가 출동한것입니다. 지금 당장 나가주셔야 합니다.



망이: 아..아저씨 저 군대 갈날 보름도 안남았어요... 한번만 봐주세요.. 마지막 여행인데~~


정안되면 저어기 뒤에 다가 텐트 칠게요~~ ㅜ.ㅜ


제발여~~~



대장: 사정이 딱한데.. （뒤를 보며） 어떻게 할까요 소대장님?



개..개쉑.. 대장 아니었네 -_-;;;;;;;;



폼은 있는대루 잡드니만.. 썅년 -_-;



소대장이 뭐라고 하자 서너명이 뒤쪽에 야트막한 산을 넘어 가더니.. 다시 온다



아까 그 짝퉁 대장: 저쪽에 괜찮은곳이 있습니다.



소대장: 그쪽으로 안내 해주고.. 거기 텐트를 치게 해라


（우리에게..） 사정이 딱하니까.. 일단 저 넘어 빛이 안보이는 곳에서 야영을 하고


내일 일몰 전에 나가주십시요 그리고 절대.. 저 바위 넘어 이쪽으로 넘어 오거나 렌턴을 비추시면 안됩니다


아시겠습니까?




군인들.. 그러더니.. 우리 텐트 치는거감시 하다가 ... 절라 오래 걸리니까 그냥 가버렸다 -_-;;;;;;



씨불.. 좀 도와주든가-_-;;;;;;;



여튼 그 비를 다 맞으면서 .. 혼자.. （그상황에서도 여전히 허준.. 데낄라 썬라이즈에 맞춰 춤을 추고 -_-;;;;;）




여자1과 여자2는..... 내 베낭을 깔고 앉아서 렌턴을 비춰 주고 있었다



라면까지 끓여먹고 진정이 좀 되자...



인적이 전혀 없는게 .. 비까지 오자 웬지.. 센치 해 지고.. 야외의 낭만이 마구 느껴졌다



라면 뻥이고.... 몸도 으슬 으슬 떨려 오고 너무너무 피곤했다



재빨리 소주 두병 까고 일단 자기로 했다



잠을 청하기 전에.. 각자의 짐을 푸는데.............



처음 올때 부터.. 가장 궁금했던.. 허준의 180cm 짜리 베낭....................



내가 ..기억해 두라고 했었다.. 혹시 기억나는가?



아...물론 내 말따위 무시했겠지 ㅠ.ㅠ 이해한다..




그속에 있는 짐들이 궁금했다 그것 때문에.. 내가 무거운걸 혼자 다 들고 개 고생을 한게 아닌가



그래서 내 짐 풀다 말고.. 놈의 짐 푸는걸 구경했다



허준이 먼저 꺼낸것은 옷이었다



물론 그다음도 옷...



그러케 몇벌을 꺼냈다



여덟, 아홉, 열..................... 세다가 포기했다 옷장을 그대로 가져왔나 보다 -_-;;;;;;;;



하긴.. 4월에 텐트 친 바닷가라면.. 그정도 준비 안한 내가 모자른거 아닌가 싶다



놈 그걸 하나 하나 꺼내서 계속 입었다



이미열댓개는 껴입은거 같았다



별로 놀랍지 않다.. 녀석은 원래 10월에도 8겹 입고 마무리 패딩을 입고 다니기에....... （인도네시아에서 어릴적을 보냈단다 --a）



근데 그 후에.. 그속에서 엄청나게 큰게 나왔다



정말 나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는데.......



그것은............





이.불. 이.었.다. 것도.. 얇은 게 아니라.. 그냥 집에서 쓰는 오리털 이불 -_-;;;;;;;;;;;;;;;;;;;;;;;;;;;;;;;



어..어쩐지 가방이 절라 크더라 ㅠ.ㅜ



썅.. 그..그럼 절라 가벼웠을거 아냐 그 가방.



온몸에 배긴 알들이 놈을 죽이라고 명령했지만..... 내몸이 워낙 피곤해서 때릴 힘도 없었다



그래서 한 100대 쯤만 때려주고... 참고 있는데..



실컷 맞고 난 그놈이.. 가방에서 그의 마지막 아이템을 자랑스럽게 꺼냈을때...........




난 정말 이성을 잃고 놈을 죽일뻔 했다




놈의 가방에서는...




베.게. 가 나왔다



그놈 침대에 항상 있던.. 그 베게




종이처럼 얇다가 불면 커지는 여행용 베게가아니라.. 평소에 그토록 자랑하던...



영화에 자주 나오던.. 안에 깃털이 들어가서 한없이 푹신푹신하다던...



그 베게를 ㅜ.ㅜ












헉헉... 너무길다.. 이거 왜 이리 잔챙이 말이 많아져서... 어이없는 기행문이 되어버린건지..



이..일단 여기까지 쓰고.. 나머지 반은 먼 훗날을 기약해야겠습니다 -_-;;;




쓰고 지금 다시 읽어 봤는데.. 하나두 안웃겨 ... 그..글두 쓴게 억울해서 올립니다.




"강한" 거 기대하셨던 곤니치와와님과..... 일단 속아주신 samsamkim 님....



글고 바이킹 슝슝님께 죄송하단 말씀 전합니다..



세분께서는 원하신다면 튼튼한 제 "텐트" 에서 하루 재워 드리리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