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의외로 백수가 체질이 아닐까싶다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고 인생 날로먹길 바라는데

막상 한달가량 쉬는 상황이 되니 기분이 묘하다

쉬는게 좋은거와 별개로（지금도 일안하고 부자되고싶긴하다） 집에서 쉬면서 생기는 악한 감정이 올라오는 느낌이다

얘는 이래서 싫고 쟤는 저래서 싫다 얘는 나를 싫어하는거같다 같은 감정이 인생 처음으로 느껴진거같다（말이 싫다지 그 이상의 감정인거같다.）

범죄자를 제외한 대상에게 이런 감정을 가진거에 대한 충격이 생겼다.

최근 2~3일은 의미없이 다운된 기분으로 산거같다.

다른 사람들은 "이게 뭐가 이상해? 그럴 수 있지"라는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긍정빼면 시체인 내가 이러니 개인적으론 놀라웠다.

물론 박애 평등한 삶을 사는건 아니지만 이유없이 남을 싫어하거나 한건 아니니

여러 잡념을 정리할 겸 새벽 산책을 나갔다. 걸으며 여러 생각을 차곡차곡 정리했다. 마치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듯 말이다.

놀랍도록 하찮은 생각들은 마치 방안을 어지럽힌 쓰레기들처럼 쓸모없고 자질구레했음을 다시 느꼈다.

근 며칠간 나는 내가 아닌 사람의 삶을 살았음을 느꼈다. 남을 비난하고 싫어하고 그 대상은 심지어 웃대에도 있을 정도로 심각한 남의 삶을 살았다.

그저 1시간 정도의 짧은 산책이였지만 최근 그 무엇보다도 이것이 필요했구나 싶다.

내일의 내가 어떨지는 모르겠다. 아직 방에 쓰레기가 남아있을지도 모르니까. 다만 난 다시 나의 삶을 살거라고 방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쓴 희망을 청소하는 시간을 가졌음에 만족한다.

생각난대로 두서없이 쓴 글이지만 어쨌든 개인적으론 참 만족스러운 산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