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둥이 이야기 -

나는 흰둥이 짱구의 친구
13년 전에 주어진 한마리의 개
새하얀 나는 폭신폭신한 솜사탕 같다고
맛있어 보이니깐 꼭 껴안겼다.
그날부터 쭈욱 함께
" 다녀오겠습니다 "
언제나 처럼 인사를 하며
짱구는 집에서 달려나갔다
윗옷을 들고 식빵을 입에 집어넣고 뛰어나가는걸
오늘도 지각인거 겠지
확실이 요즘들어 짱구는 나에게 신경써 주지를
않았다
어쩔수 없다고 하지만 뭔가좀, 응 쓸쓸한건지도 몰라

이쪽을 봐주지 않는다는 기분과 힘내라는 기분이 뒤섞여서
뭔가를 해주고 싶어
작게 아주 작게라도 짖어보고 싶었지만 할수 없었어
왠지 엄청 졸려
요즘들어 자주드는 이 이상한 감각

밥을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어
산책가는것도 그다지 흥미가 없게 되었어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쓰담어 주는것은 아직 좋아해
수험생이라는것이 끝나면 짱구는 다시 나를 아주 많이
쓰다듬어 줄까 아님 껴 안아 줄까 ?

나는 짱구를 쫒아 가고 있다
짱구는 언제나 빨간 셔츠에 노란 반바지
쬐끄만 손은 나랑 비슷한 크기

" 흰둥아 손 "
" 흰둥아 돌아 "
" 흰둥아 솜사탕 "

" 저기 짱구야 나 짱구를 아주 많이 좋아해 "
" 나도 흰둥이를 아주 좋아해 흰둥이는 나의 제일 친한 친구야 ! "

솜사탕으로 가득찬 세계는 언제나 폭신폭신 하고
따뜻해서 언제까지나 술래잡기를 할수 있어


언ㅈ..제까지나 ..

다시 아침이 되었어,짱구의 엄마가 나를 차에 태워주더니
차는 새하얀 집에서 다시 멈췄어
새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서있어
두사람은 뭔기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하얀사람이 내몸 여기저기를 만졌어

어째서 울고 있는지는 나도 잘몰라 , 위로해 줘야지
위로해 주고 싶어도 몸이 움직이지 않아
어떻게든 눈을 뜨고 싶어도 지쳐서 힘이 나질 않아.

닫혀가는 눈동자는 옆으로 향하니 거기에
비치는 것은 더러워진 털뭉치
어째서 이렇게나 초라해져 버린걸까 ?

아아 내가 이렇게 되어 버려서 그런거구나.
맛있어 보이지 않으니깐
달콤해 보이지 않으니깐

난 더이상 짱구 너의 솜사탕이 될수 없어
한번 바닥에 떨어져 버린 과자는 더이상 먹을수 없으니깐.
아무리 툭툭 털어내도 맛있어 보이진 않아.
하지만 너는 한번 주워줬어
누군가가 떨어 트리고
이젠 필요 없다고 말한 솜사탕을
그러니깐 이제 된거야

내몸은 아마 다른 누구 보다
내자신이 가장 잘알고 있어
하지만 괜찮다고 생각했어
이대로도 괜찮다고
왜냐하면 꿈속에서도 저렇게 달콤하고 따뜻해서
그러니깐 그곳에 있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거야

짱구가 이쪽을 봤다.
잠시 눈을 여기저기 굴린뒤
나를 찾아내서,얼굴을 찡그러 울음을 터트린다

" 흰둥아 "

이름 불렀다 정말 오래간 만에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었다. 정말 작아서, 유리 너머로
들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 했지만 짱구에게는 확실히 닿았다.

짱구가 가까이 온다 창을 열고 손을 뻗어 나에게로
드디어 안아준 짱구의 가슴은 잔뜩 두근거리고 있었고
너무나도 따뜻했다
짱구의 앞머리가 머리에 닿았다 온몸은 끊임없이 떨렸고 굉장히 차가워 보였다.

나를 껴 안은채 움직이지 않을려는 짱구
짱구에게 안긴채 움직일수 없는 나
짱구의 볼은 조금 이른 봄맛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을 핧으면서 어떤것을 깨달았다
나는 이곳을 알고있어
지금 짱구가 주저앉아 있는 이곳을
그건 내가 너와 처음 만난 장소,너와 나의 첫장소

나는 기다리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떨어진 솜사탕 이라도
줏고 탁탁 털어서 아직 먹을수 있어, 라고 말해줄 사람이 와 줄꺼라고

" 흰둥아 "

이름을 불러서 나는 얼굴을 든다. 아직은 눈물로 가득찬 얼굴
그래도 애써 웃고 있었다.

" 싫어 간지러 그렇게 내 눈물만 핧으면 짠 솜사탕이 되고말꺼야
짠 흰둥이 같은건 맛있어 보이지 않으니깐 그러니깐 흰둥아
나 기다릴께 이번엔 내가 널 기다릴께 그러니 한번더 맛있는 솜사탕이 되어서
그리고 나서 다시 내 품으로 돌아오는거다 ? "

나는 마지막으로 짱구의 품에 앉겨서 마지막 꿈을 꾼다.
눈을 떴을땐 그 누구보다 너가 맛있어 보인다고 말해줄 솜사탕이 되기
위해서 너가 아주 좋아한다는 기분을 담았던 너만의 솜사탕으로
13년전에 주워진 개 한마리
새하얀 나는 폭신 폭신한 솜사탕 같다며 맛있어 보이니깐 꼬옥 안겼다.


슬픈음악들으면서 보면 되게 슬픕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