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크리스마스 때 이별 비슷한 걸 통보받았다.
만난지 6년, 이제 결혼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뜬금없었다. 같이 동거 중이었는데, 집을 구해 나가겠단다.
다음 달이면 신혼부부 집 신청한 것 결과가 나올 건데, 나가겠다고 했다.
물었다. 그럼 우리 결혼은 어떻게 하냐고.
답이 없다.
물었다. 내가 싫어진 거냐고.
싫어진 건 아니란다. 그런데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단다.
멍했다. 충격이 컸다.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울었다. 눈이 아플 정도로.
다시 생각하면 안 되냐고 매달렸다.
상대는 입을 꾹 닫았다.
그다음주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잠깐 떨어져 생각하면 달라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모든 게 꿈이고, 다시 마주 했을 때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 믿었다.
10년같은 일주일이 흐르고 다시 올라왔다. 얼굴을 마주했다. 마음에 변화는 없다고 했다.
앞이 흐릿했다.

그후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그리고 어제 갑자기 말했다. 다음주에 이사간다고. 이번 주말에 계약할 거라고.

아렸다. 이렇게 빨리 갈 거라고 예상 못 했다.
분명 시간이 걸릴거라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통보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일지도 모르지만, 내 진심을 털어놓고자 한다. 이걸로 상황이 변했으면 한다. 하지만 솔직히 쉽지 않아 보인다.

무섭다. 곧 만나는 데, 어떤 결론이 날 지 너무 두렵다.
같이 있고 싶다. 함께 걷고싶다. 손 잡고 싶고, 농담을 주고받고 싶다.

왜 나는 그동안 그 흔한 꽃 한 번 선물하지 않았을까. 오늘은 꽃다발이라도 전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