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 써서 먹고 사는 사람인데요, 이번에 신작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물어볼 데가 웃대 밖에 없어서....

일단 첫 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그게 좀 걱정이어서....

다른 소설처럼 죽은 주인공이 환생을 하는 내용인데, 판타지에 나오는 고블린으로 환생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안을 두 개 준비했습니다. 어떤게 더 나은지, 평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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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안. 주인공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싸이코패스라는 설정입니다.
고블린으로 환생한 후엔, 정상적으로 감정을 느끼게 써갈 생각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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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일 단체로서 가장 강한 무림의 방파를 묻는다면,
어떤 이들은 말할 것이다.

천마신교가 몰락한 이후, 그 자리에 선 패강성敗强城이라고.

수천에 달하는 절정 고수들과, 수백의 초절정 고수는 차치 하고서라도,
패강성을 언급할 때,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세 명의 절대 고수가 있다.

마교의 잔당, 흑월신교의 교주를 일합에 베어버린 패강성주 월단장제月斷掌帝 한적, 무림맹 소속 수백의 절정 고수들을 한 전장에서 참살한 일패도귀一敗刀鬼 웅태암.

그리고 전 천마신교의 교주이자 흑월신교 태상교주의 아들이며,
마신의 경지에 들었던 자신의 아비를 처단한 패강성의 부성주.
냉혹마황冷酷魔皇 구윤.

그들의 무위는 하늘을 찔렀고, 어느 하나 대적하는 이들이 없었다.
흑월신교의 도망자들은 숨어버렸고, 무림맹은 그들의 군림을 용인했다.
세상의 신비 문파들도, 은둔하던 기인들도, 세상과 연을 끊은 전대, 혹은 전전대 고수들은 패강성의 행보를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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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유난히도 흐린 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세 명의 남녀와 하나의 남자가 대치하고 있었다.

홀로 서 있는 남자가 냉막한 표정으로 나지막이 물었다.

“.... 성주가 시킨 일이더냐.”

세 인물 중에 가운데 선 여성이 말을 받았다.

“후훗. 눈치가 참 빠르시어요. 이제까지 나자빠지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왼 편의 바윗덩이 같이 묵직한 표정과 신체의 남성이 말했다.

“안타깝소. 야욕만 있으셨다면 그대에게 충성을 다 했을 것을.”

오른편의 파락호 같은 인물이 킬킬거렸다.

“크흐흐.... 우리 패륜아 부성주. 댁도 애비의 눈을 팠으니, 먹힌 사냥개로 남은 것을 원망하지 마시라.”

그 말을 들으며 냉막한 표정의 사내가 자신의 몸을 가늠해 보았다.

‘사지와 내장을 갉아먹는 독에.... 산공분散功粉 중독. 흠....’

지금도 독에 몸이 죽어가고 있었다. 분명히 느껴지는 내공이 그의 의지를 배반하고 움직이지 않아 독을 몰아 낼 수도 없었다.
사실, 구윤은 놀라워하고 있었다. 자신을 이렇게 극한까지 몰 수 있다니.

‘일단은.... 죽음을 전제로.’

포위되어 있는 남자, 냉혹마황 구윤이 자신의 검을 내렸다. 저항을 포기하는 것 같은 행동이었다.

가운데 여인이 고혹스러운 미소를 얼굴에 띄며 말했다.

“이제야 포기를 하시는군요. 빨리 지옥에나 떨어지세요.”
“화접대주. 창부 주제에 너무 날뛰는군.”
“.... 뭐, 뭐라고요?”

갑자기 이어진 독설에 여인의 표정에 금이 갔다.

“못 들었나? 하층민들에게 다리를 벌리던 널 데려다 패강성의 고수로 만든 것이 나다. 주제를 알아라.”
“이, 자라 새끼가!”
“그만!”

금방이라도 달려 나갈 화접대주를 말린 바위 같은 남자가 구윤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말했다.

“감정을 모르는 인간이다. 널 경멸하는 감정조차 없어. 도발에 넘어가지 마라.”

구윤이 그를 보며 말했다.

“대순장. 죽어가던 널 살린 것도 나였다. 꼭 이렇게 해야만 하였느냐.”

애절한 말이었다. 마치 그를 안타까워하는 표정이었다.
그 말에 대순장의 바위 같은 표정이 꿈틀거렸다. 갈등하는 모습이 역력한 그를 보며, 두 남녀가 아연해 했다.

“정신 차려! 사냥감의 헛소리에 흔들리면 어쩌자는 거야!”
“다 연기다! 제대로 보시라! 저치는 감정이라는 것이 없다!”

일갈하는 파락호에게 구윤이 외쳤다.

“네 이놈! 하오문주! 내게 울며 충성을 다한 것은 잊었느냐!”

이쯤 되니, 당황한 것은 셋이었다.

“화? 지금 화를 낸 거야?”
“.... 냉혹마황! 대체 무슨 수작인 것이오!”
“우리를 놀리는 것이라면 연기는 집어 치우시라.”

구윤이 참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죽을 때가 됐으니, 솔직히 말하겠다. 난 누구보다 감정적인 사람이다. 그저, 자리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지. 자, 이제 날 죽여라.”

눈을 감고 결심에 찬 표정을 짓는 구윤.
셋이 서로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순장이 손에 내기를 집중하며 입을 열었다.

“.... 그 모습을 몇 년 만 일찍 보여줬더라면, 성주께서도 부성주를 처리하지 않았을 것이오. 미안하지만, 이 일은 불문에 부쳐질 것이오.”

화접대주가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철선을 품에서 꺼내며 말했다.

“우린 이미 당신을 버렸어. 셋 뿐만 아니라, 패강성 전체가.”

하오문주가 품에서 겸鎌을 꺼내 구윤에게 겨누며 말했다.

“우릴 원망 마시라. 본인의 행동을 원망하시라.”

그리고 그 순간, 구윤의 표정에서 감정이 사라졌다. 그리고 눈을 뜨며 말했다.

“아쉽군. 한 놈 정도는 흔들릴 줄 알았더니.”

잠시 셋은 어안이 벙벙하다는 얼굴을 하다가, 분노를 토하며 달려들었다.

“이런 제기랄!”
“감히 날 속이다니!”
“죽어라!”

구윤이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강하게 때렸다.

퍽!

‘.... 배신이라. 언젠간 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역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구윤이 시전한 것은 천마신교의 비전, 멸절폭滅絶爆이었다. 보통은 남은 수명을 모두 바쳐 강적을 제거하기 위해 쓰이는 자폭의 기술이지만, 산공독으로 내공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쓰는 멸절폭은 전혀 다른 기술이 된다. 약 5할의 내공을 움직일 수 있게 되고, 남은 내공이 동결되어, 생명력을 일부만 소모하게 되는 구사일생의 기술이 된다.

물론 사용할 수 있는 내공이 적어 실전에서 쓰기엔 힘들었지만, 그는 패강성 최강이라 불리던 남자였다.

구윤의 몸에서 엄청난 마기가 뿜어져 나왔다. 기운을 넘어 영향력을 가질 정도로 짙은 그것들이 폭풍처럼 파괴력을 가지고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 나갔다.

쿠우우웅!

“크악!”
“꺄아악!”

뒤로 밀려나는 패강성의 인물들의 표정이 굳었다.

“산공독을 먹였건만!”
“젠장! 역시 쉽지 않다는 건가.”
“.... 이건 계획 외.”

구윤의 끈적끈적하고 검붉은 마기가 검을 타고 흘렀다.
아무 감정도 담지 않은 얼굴에서 무감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배신은 죽음. 규율을 이행한다.”

구윤의 몸이 화접대주를 덮쳤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든 그의 검이 화접대주의 목을 노렸다.
화접대주가 철선으로 그것을 막아내려 했지만,

카각! 서걱!

“윽!”

철선이 통째로 잘리며 뒤로 물러나려는 화접대주의 목에 상흔을 내었다.
연격을 이어 나가려던 구윤의 앞에 대순장이 나타나 손을 휘둘렀다.

쾅!

마기로 범벅이 된 검과 손이 맞부딪쳤다. 내기를 머금은 손이 마기와 만나 굉음을 만들어 냈다.

쾅! 쾅! 쾅!

방어 일변도인 대순장의 권격이 구윤의 검을 막았다.
손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충격에 대순장이 긴장했다.

‘역시, 산공독과 극독에 중독되어 있음에도 이 괴물은!’

그렇게 수세에 몰리고 있을 때, 구윤의 빈틈으로 낫의 날이 파고들었다.

촤악!

어둠 속에 숨었던 하오문주가 겸을 회수하려던 찰나, 구윤이 날을 손으로 잡았다.
마기가 겸을 침범하여 하오문주에 타고 흘렀다.

“!”

몸을 상하게 하는 마기가 거침없이 하오문주의 심장을 향해 나아갔다.
기겁한 하오문주가 물러나 마기를 몰아내려 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방해가 없어진 구윤이 검을 휘둘러 대순장의 손을 베었다.

서걱!

“크아악!”

구윤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목에서 피가 울컥 울컥 쏟아져 나오는 호접대주, 파리한 안색으로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는 하오문주, 그리고 손이 잘려 다른 손으로 구윤을 경계하는 대순장.

셋을 무력화 시킨 구윤이 대순장에게 검을 겨누었다.

“너희들은 성공했다. 나는 곧 죽겠지. 하지만.... 좀 더 치밀했어야 했다. 그렇게 하지 못해서 너희는 죽는다.”
“....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도 아무 감정을 내보이지 않다니. 역시 냉혈한이시오. 증오스럽기까지 하구려.”
“증오라. 그 감정만큼은 궁금하군.”

구윤이 검을 휘둘렀다.

서걱!

대순장의 목 대신, 그의 검이 잘렸다.
잘린 검을 본 구윤에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

붉은 빛이 도는 피부의 남성이 서 있었다. 긴 자색의 장의를 입은 그가 손을 뿌렸다.
하얀 반월 모양의 강기가 허공에 떴다.
구윤이 무심하게 말했다.

“.... 단심호절장. 쿨럭!”

참아왔던 극독에 구윤의 몸이 한계에 다다랐다. 그가 피를 토했다.
대순장이 새로 나타난 이에게 외쳤다.

“성주!”
“.... 수고했다.”

구윤이 물었다.

“궁금하군. 이들이 패배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나.”
“.... 지독한 놈. 네겐 배신감이란 감정도 없구나.”
“대답이나 해. 한적.”
“그게 궁금하면 대답해 주지. 그래. 보고 있었다. 나도 궁금하군.”

한적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방금 전 보여준 모습은 연기였더냐.”
“.... 많이 궁금한 모양이군.”

대답하지 않은 구윤이 절벽을 향해 다가갔다.
한적이 다그쳤다.

“말해라! 구윤! 네겐 조금의 감정도 없었냐!”
“.... 쿨룩! 그 날의 일 때문인가. 한적.”
“대답이나 해!”

한적에게 등을 지고 있던 구윤이 입에서 피를 흘렸다.
그의 내장이 모두 썩은 모양이었다.

구윤이 입가를 닦고, 뒤를 돌아 가물가물한 시야로 한적을 보았다.

“미안했다.”

사과를 하는 그의 눈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순간 한적이 충격을 받은 얼굴을 하며, 몸을 멈추었다.
얼어붙은 그가 구윤에게 손을 천천히 내밀었다.

서걱!

구윤은 자신의 몸이 갈라지는 고통을 느꼈다.
빛처럼 날아든 반월의 강기가 그를 가른 것이다.
절벽 끝에 섰던 구윤이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한적이 음울하고 분노 섞인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사과를 하면, 내가 속을 줄 알았느냐.”

그 목소리를 어렴풋이 들은 구윤이 생각을 멈췄다.

세상이 암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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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안은 그냥 단순하게, 토사구팽으로 버려진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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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에 단일 단체로서 가장 강한 무림의 방파를 묻는다면,
대다수의 이들은 말할 것이다.

천마신교가 몰락한 이후, 그 자리에 선 패강성敗强城이라고.

수천에 달하는 절정 고수들과, 수백의 초절정 고수는 차치 하고서라도,
패강성을 언급할 때,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세 명의 절대 고수가 있다.

마교의 잔당, 흑월신교의 교주를 일합에 베어버린 패강성주 단월장제斷月掌帝 한적, 무림맹 소속 수백의 절정 고수들을 한 전장에서 참살한 일패도황一敗刀皇 웅태암.

그리고 전 천마신교의 교주이자 흑월신교 태상교주의 아들이며,
마신의 경지에 들었던 자신의 아비를 처단한 패강성의 부성주.
냉혹귀마冷酷鬼魔 구윤.

그들의 무위는 하늘을 찔렀고, 어느 하나 대적하는 이들이 없었다.
흑월신교의 도망자들은 숨어버렸고, 무림맹은 그들의 군림을 용인했다.
세상의 신비 문파들도, 은둔하던 기인들도, 세상과 연을 끊은 전대, 혹은 전전대 고수들은 패강성의 행보를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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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유난히도 흐린 밤.

달도 뜨지 않아 어두컴컴한 땅을 위태롭게 달려 나가는 이가 있었다.
한쪽 팔을 움켜잡고,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나아가던 그를, 깎아지를 듯한 절벽이 맞아 주었다.

“젠장!”
“이제 막다른 길이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도망치던 이가 고개를 돌리자, 검은 옷을 입은 검수들과 그 가운데 날카로운 느낌을 주는 남자가 서 있었다.

“.... 이제 끝인가.”
“검수는 포위하라. 놓쳐선 안 된다.”

도망치던 남자가 증오의 목소리로 외쳤다.

“웅태암.... 웅태암!”
“....”

남자가 양 주먹을 꽉 쥐며 조용히 뇌까렸다.

“이유라도 말해라.”

웅태암이 등 뒤에 있는 태도를 뽑으며 말했다.

“.... 개인적인 감정은 없소. 구윤 부성주.”
“크흐흐.... 권력에 눈이라도 멀었느냐. 다음은 누구지? 성주?”
“....”

태암이 말없이 구윤의 눈을 보며 미간을 찡그렸다.
구윤이 외쳤다.

“크하하하하! 그래. 날 꼭 잡아 죽여야겠다면, 대우는 해 줘야겠지. 살아 돌아갈 생각은 마라!”

구윤의 눈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의 잠력을 폭발시켜 내기를 증폭시켰다.
웅태암은 자신의 무기, 5척（약 150cm） 정도 되는 청색의 태도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검수들은 섣불리 나서지 마라! 감각을 세우고 방어에 집중해!”

주위의 검수들이 검을 남자에게 겨누었다.
구윤이 짐승의 포효소리를 내었다.

크와아아아아아!!!

엄청난 속도로 날아든 구윤, 웅태암의 검이 빛나기 시작했다.

쾅!

폭발이 일어난 후, 둘이 뒤로 물러났다.
단 한 번의 부딪힘. 허나, 웅태암이 인상을 찌푸렸다.

욱! 쿨럭!

피를 토한 웅태암. 그를 향해 다가오려는 검수들을 향해 그가 외쳤다.

“움직이지 마! 포위에 집중해라!”

그때, 연기를 뚫고 튀어나온 구윤이 스산한 목소리로 외쳤다.

“지옥으로 떨어져라! 배신자!”

구윤의 손이 웅태암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웅태암이 내기를 급하게 도에 주입했다.

쾅! 쾅! 쾅!

“크하하하! 감히 날 죽이겠다 했느냐! 감히!”
“큭! 제기랄!”

웅태암은 위기심을 느꼈다. 구윤의 단 한방이면 자신이 충격에 대비한다 해도, 그는 한 줌의 육편이 된다.

날아드는 주먹에 고절한 권법의 이치와 빠르기가 동시에 있었다.
자신의 도법, 패왕도법을 뛰어넘는 무량한 깊이의 권법이, 목숨을 포기해 잠력을 터트린 마인의 손에 펼쳐지고 있었다.

쩍! 쨍그랑!

“크헉!”

버티다 못해 도가 완전히 깨져 버렸다. 세상의 이름난 도였던 수절도의 허무한 최후였다.
웅태암은 도 너머로 가해진 엄청난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검주!”

보다 못한 검수들이 달려 들었다. 전부 초절정에 해당하는 인원들이었지만....

“꺼져라!”

콰자자자작!

“크억!”
“컥!”
“악!”

구윤이 번개 같은 빠르기로 권격을 뿌렸다. 어느새 몸에 붉은 강기가 처박혀 날아가는 검수들.
다섯의 초절정 고수들을 제압하는데에 단 일격.

그 후에, 구윤의 눈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뿜어져 나오던 엄청난 마기가 사라졌다.

“큭!”

구윤이 가슴을 붙잡고 고통스러워했다. 잠력을 폭발시킨 부작용으로, 서서히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웅태암이 낭패라는 듯 말했다.

“이 정도일 줄....”

쿨럭!

“몰랐는데. 역시 부성주요.”

구윤이 단호한 얼굴로 웅태암의 앞에 섰다.
그의 안색이 검게 물들어 갔다. 허나, 그는 당당하게 섰다.

“.... 내가 이겼다.”

고개를 숙여 피를 뱉은 웅태암이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한 가지.... 말 할게 있소.”

턱!

그의 멱살을 잡은 구윤이 대답했다.

“해라.... 들어주지.”
“약속은 지켰소. 태상성주.”
“.... 뭐?”

촤아아악!

“끄아아아악!”

구윤이 팔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에 뒤로 물러났다.
가물가물한 눈에, 웅태암과, 그의 멱살을 잡은 잘린 팔과, 그 위에 허공에 서 있던 남자가 보였다.

그가 누군지 알아 볼 수 있었다. 초점이 맞지 않는 눈이지만 적어도 자신의 주군을 알아 볼 순 있었다.

“.... 성주.”

패천성주, 단월장제 한적이었다. 하늘에 떠서, 검은 장포를 펄럭이는 모습. 평소와 같은 그였지만, 구윤은 그가 다르게 느껴졌다.

“왜.... 당신이 내게....”

맛이 가버린 목으로 구윤이 말했다.
한적이 말했다.

“더러운 마교의 잔당에게 그리 당하다니. 성주.”

웅태암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이런 한 수가 있음을 몰랐소.”

구윤의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왜 한적이 웅태암에게 성주라 하는지,
왜 자신을 마교의 잔당이라 하는지,

왜 한적이 자신을 배신했는지.

그때 구윤의 머릿속에 무언가 그림이 그려졌다.
점점 말라가는 목으로 그 말이 튀어나왔다.

“처음부터 나는.... 이용당한 것인가.”

구윤이 뒤를 돌았다. 점점 무거워지는 다리를 움직였다.
모든 것이 무너진 그에게, 희망은 없었다.

복수심?
들지 않았다. 그냥 빨리 이 상황이 끝났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절벽 끝에 선 그가, 몸을 던지려 할 때,

서걱!

뭔가가 잘리는 소리와 함께, 구윤은 목과 한쪽 팔이 없는 시체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한적의 대수롭지 않은 듯 뱉은 말이 들렸다.

“이 정도면, 무림맹의 늙은이들에게 보낼 공물은 충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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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요? 그리 잘 쓴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은 걸 선택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