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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는 도아를 보며 말했다. “ 오즈에 온걸 환영한다.”  

“오즈 그거 동화책에 나오는 거 아닌가요? 오즈의 마법사.” 도아는 말했다.

“세상에 오즈가 하나 뿐이니?”

“제가 아는 오즈는 그런데요.” 도아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그러자 토드는 약간은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도아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셀수 없을 만큼 많았지. 오즈라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겠니? 그리고”

“하지만…” 도아는 토드의 말을 끊고 토를 달려 했지만 쓸만한 떠오르는 단어들이 없었기에 말을 끝낼 수 없었다.

토드는 계속 이어 말했다.“이 세상엔 네가 아는 것들 외에 더 많은 것들이 존재하고 넌 그것들을 아직 보거나 듣지못했을 뿐이지.”

토드의 말을 들은 도아는 창피함을 느껴 얼굴이 빨개졌다.

토드는 그런 도아를 보며 “그렇지?” 라고 도아에게 다시 되물었다.

“네.” 라고 대답한 도아는 이윽고 “죄송해요.” 라고 조그맣게 말했다.

토드는 “죄송할 것까지야.” 라고 하곤 헛기침을 한뒤 도아에게 말했다.

“네 발밑에 있는 벽돌길을 따라가면 너가 원하는 곳으로 갈수 있을게다.”

“길을 가다가 만약에 갈림길이 나오면요?”

“갈림길이 없는 길은 없지. 갈림길이 나오면 그냥 너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 돼. 어차피 어디로 가던 도착하는 곳은 같을 테니 말이야.”

“그럼 할아버지도 같이 가시는 건가요?”

“아니, 난 다른 일이 있어서 같이 못가고 그대신…”

토드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자신의 그림자에 손을 뻗었다. 그리곤 그림자의 일부분을 조금 떼어내어 내더니 그것으로 조그마한 응어리를 만들어냈다. 도아는 그것을 보며 매우 신기한 마법이라고 생각했다. 토드가 만들어낸 응어리는 점점 모양을 잡아가더니 나중엔 강아지가 되어 있었다.  토드는 만들어낸 강아지를 잠깐 쓰다듬고는 도아에게 강아지를 안겨주었다. 강아지는 붉은 빛의 갈색 털뭉치 같았다.

도아는 그걸 보고 ‘ 이건 강아지인건가? 보통 강아지는 그림자로 만들지는 않지. 그럼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하지’ 하며 약간의 생각에 빠졌다.

“이 아이랑 같이 가면 되겠지?” 토드가 말했다.

도아는 강아지에 정신이 팔려 토드가 뭐라고 하는지 신경 쓰지도 않고 그저 끄덕끄덕 거리기만 했다.

토드는 그런 도아를 보며 빙그레 웃곤 “이제 난 가마.” 라고 도아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도아는 토드에게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하며 고개를 숙인후 들자 토드는 이미 자리를 떠나 보이지도 않았다.

도아는 얼떨떨함에 잠시 그 자리에 서있다가 벽돌길을 따라 가려고 할때  “즐거운 여행되거라.” 라는 말이 저 멀리서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희한하신 할아버지였어.” 도아는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다 길을 따라 저만치 간 강아지를 쫓아갔다

도아는 걷고 걷고 걷다 벽돌길이 숲안으로 향해저 있는 것을 보았다. 숲의 입구에서 보았을 때는 숲은 어둑어둑했다.

“흠… 길이 여기밖에 없네.” 도아는 잠시 고민을 하다 숲으로 들어갔다.

숲속에서는 새의 지저귀는 소리가 은은히 들려왔고 이따금씩 총소리가 들려 오기도 했다. 총소리가 들려올때면  잠시 고요해 졌다가 이내 다시 숲속은 지저귐으로 채워졌다.

‘사냥꾼들에 새들을 사냥하는 건가? 불쌍한 새들’ 이라고 생각하며 도아는 숲속길을 따라갔다.

시간이 지나고 하늘이 점점 어두워져 저녁때 쯤이 되었을 때 도아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그 남자는 모자와 싸구려 양복을 입고 목에 조그마한 붉은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그는 숲 길 한가운데에 커다란 탁자를 두고 혼자서 다과회를 하고 있었다.

도아가 테이블로 가까이 다가오자 그 남자는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가 뒤로 밀려 자빠질 정도로 빠르게 일어나 도아에게 다가 왔다.

“꼬마 숙녀께서 오셨네” 라고 하며 도아쪽에 붇어있던 테이블의 의자를 뒤로 빼주고는 앉으라는 제스쳐를 도아에게 보냈다. 도아가 자리에 앉고 나자 테이블을 넘어 자기가 앉아 있던 자리로 가서 찻잔과 차주전자를 가지고 도아에게 돌아와 도아에게 찻잔을 넘겨주곤  따라주었다.

그 남자는 “좀 미적지근 한데 그래도 마실만 할꺼야.” 라고 말하곤 자기 스스로 다른 찻잔에 따라마셨다.

도아는 “아… 네 감사합니다.” 라고 하며 찻잔에 담긴 냄새를 맞았는데 진한 술 냄새가 올라왔다.

“윽 이거 차가 아니라 술이잖아요.” 라고 하며 도아는 찻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 남자는 “차던 술이든 마시는 거잖아. 그럼된거지.” 라고 대답하며 술을 들이켰다.

도아는 그의 말에 어이없어 하며 “마시는게 다 같으면 술말고 차나 물을 마시는 건 어때요.” 라고 대답을 했지만 그는 도아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하며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모자에 술을 들이 부었다.

그의 머리칼은 다 헝클어지고 눈은 동태눈이 되어있고 수염을 깎지 않았는지 수염이 얼룩덜룩하게 턱을 뒤덥고 있었다.

도아는 그런 그가 약간의 정신이 나간사람이라고 생각하곤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남자는 도아와 눈을 마주치더니 “날 그런눈으로 보지마! 왜 그 사람들처럼 날 바라보는데…” 하며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아저씨 많이 취하신거 같으신데…”도아가 말했다.

그 남자는 “나 하나도 안취했어!” 라고 하고 벌떡 일어나 자신이 들고 있던 찻잔을 공중에 던지곤 어디선가 총을 꺼내어 찻잔을 쏴 맞추었다. 찻잔은 깨져 안에 따라져 있던 술과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 남자는 자기나름 대로의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봐, 안취했지?” 라고 했다.

그리곤 총을 땅에 던지다시피 내려두곤  잠시 비틀거리다 그대로 쓰러져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죽은듯이 잠잠해 졌다.

도아는 그 정신나간 남자를 내버려두고 떠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하늘에서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도아는 잠시 비를 피할 곳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고 멀지않은 곳에 집이 하나 있었다. 도아는 쓰러진 남자를 잠시 바라보며 도와주어야 하나 고민을 하다 도와주기로 생각 하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아저씨, 저기가 아저씨 집이에요?” 도아는 남자를 흔들어 보았지만 남자는 그저 조용히 웅얼거리기만 하곤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도아는 일단 옮기자고 생각하고 남자를 힘껏 잡아 당겼다.

하지만 도아는 그 남자를 들수 있을 정도의 힘은 없었고 강아지가 남자의 옷깃을 물어 당기고 도아가 남자의 팔 한쪽을 잡아 당겨야 땅에 질질 끌리며 딸려올 정도였다.  테이블에 쓰러진 그를 땅바닥에 끌어 내리고 집으로 남자를 끌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