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을 안하면 버림받는다...

남자로서의 가치관이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내 여자친구에게는

그 여자만 바라보고

내가 잘 해줄 수 있는만큼 잘해주고

여자친구에게 언제나 당당할수 있도록

다른 여자는 사무적인 관계에서의 만남이더라도 최소화하고

나에게는 오직 너 뿐, 다른 여자는 있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는

그런 남자가 진짜 멋진 남자고

그런 남자의 연애가 진짜 연애고 오래가는 진짜 사랑의 연애라고

그렇게 생각해왔다.


20대가 반넘어 꺾인 이 시점에서

몇 차례의 연애를 거치고,

몇 차례의 같은 이별통보를 받게 되고나서,

내 연애관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점점 자라난다.

너무 유치한 생각인건가, 내가 생각한 당당한 연애라는게.

자기만 바라봐주는 남자가 좋다는 여자들,

그러나 결국 그런 남자에게 질리고 따분해하여

곁을 떠나는 그런 여자들을 나는 진짜 수준미달에

질낮은 사람들일꺼라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이제야 그게 아닌것을 깨달았다.

어쩔수 없는 것 같다.


물론 모든 여자에게 적용되는 절대적인 법칙은 없다. 하지만

'나는 솔직히 니가 떠나더라도 새로운 여자가 얼마든지 있다'

는 긴장이 없으면,

'정말 이 남자는 나 말곤 없는거구나' 라는걸 느끼게 되는 순간,

질림은 시작된다.

제일 웃겼던건, 이 말을 남자에게서 들은 것이 아닌,

나름 그래도 개념있고 괜찮은 여자라고 생각한 아는 여자동생에게

들었다는 점이다.


반드시 밀당을 안하면 버림받는다 라는말에는 당연히 어폐가 있다.

하지만, 구지 밀당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그 사람만을 위한 남자가 되고자 하는것,

그것이 결코 좋은 결과를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그리고 그게 당연하고 진짜 멋진 남자라고 여겨왔던 내 생각이,

그게 잘못되었다는 깨달음이 커진다는게,

그게 제일 가슴 아프다.


항상 잘해주는것은 고마움에서, 당연한 것이 되고,

후에 이남자가 다른곳에 자기를 버리고 떠나버릴 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그라는 존재는 지겨움과 권태가 되기 시작하고,

잡을 수 없는 새로 알게된 그,

언제 떠날지 몰라 가슴조리게 만드는 그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그게 정말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