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것도 꼴사납다. 운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그저 할 줄 아는 거라곤 꾸역꾸역 눈물부터 차올리는 것 뿐이라니, 이제는 운다고 처량해지지도 않는다. 왜 우는지도 모르고 울어대니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입술 끝으로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나온다.

하루 몇 번씩, 미처 눈치도 못 챈 틈에 퍽하고 얻어 맞은 것처럼 머릿속이 멍해진다. 그럼 또 어김없이 마음 속에 물이 차오르는 게 느껴지는데 나는 그때마다 갈피를 잃는다. 허공에 둥둥 뜬 것 마냥 현실성이 없다. 이걸 우울이라고 불러야 하나, 절망이라 불러야 하나, 뭐라고 이름 붙여야 될지도 모를 감정에 온종일 휘둘린다.

나는 틈만 나면 현실에 잡아 먹히고, 그때마다 울먹울먹 눈물부터 차오르고, 이제는 그 일련의 과정들이 처량하긴 커녕 스스로가 꼴사나워 웃음까지 새어나오는데 당최 언제쯤 이 짓이 끝날지, 끝낼 수 있을지 알 도리가 없다.

다 싫다. 아니지, 이제는 싫지도 않다. 내일의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는 내 머릿속에 무슨 생각들이 스치는지도 모르겠다. 알 수도 없거니와 사실 알고 싶지도 않다.

허공에 뜬 것 같기도, 물 속에 잠긴 것 같기도 하다. 어느쪽이 되었든 숨이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