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닌 나이 23세
군대도 무사히 만기전역했고 별탈없이 살았는데
난데없이 크론병 진단받았다.
왜 아프냐? 모른다.
나도 모르고 의사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
유전, 술담배, 생활습관, 식습관등으로 추측할 뿐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난 해당 될만한게 하나도 없다.
기본적으로 술은 아빠닮아서 심각하게 약해서 （소주 한두잔만 마셔도 빨개짐） 입에 대질 않고
담배는 아예 손에 잡아본적도 없고
가족중에 소화계통 질환 가진 사람도 없고
식습관은 떳떳하진 못하더라도 나름 건강 챙기면서 건강한거 찾아먹고 살았다.
근데 크론병이래.
치료는? 난치라서 평생 약 달고 살아야한다.
이제 그냥 걸어다니는 시한폭탄 된 셈이다.
막말로 운 없으면 그냥 지나가다가 저번처럼 장폐색 와서 쓰러지고 응급실 실려갈수도 있다는 말이다.
지금은 약 먹으면서 관리중이라 그나마 낫지만, 약을 줄여나가는 과정이라 그런지 많이 힘들다.
먹는 것 제한되는것도 문제지만, 내가 할 수 있는게 약먹고 운빨에 기대는거 뿐이라 그게 더 힘들다.
진짜로, 할 수 있는게 없다.
최대한 덜 자극적이고 저잔식인 죽을 먹든 그냥 평범한 밥을 먹든 배는 운빨로 아프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물론 여기서 불닭볶음면 같은거 먹으면 즉시 쓰러지겠지만...
이 글을 쓰면서도 배가 살살 아려오는 것이,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중국산 폭죽을 몸에 달고 사는 느낌이다.
그래도 살면서 나름 모든 일에는 그럴듯한 원인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운이다.
그래. 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 이 병 걸린 사람들 다 잘못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