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포함 11년차 준아재다 필자는 강원도 홍천의 포병대대를 다녀왔다

미필인친구들 포병 힘들다고 하는거 다 구라다 열띤지원 ㄱㄱ 포병 좋다 두번세번좋다

때는 아마 한창 더운 여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당시 필자는 전역을 대략 반년 남겨논 그냥 시발 귀향만 기다리는 상병나부랭이였고

매우 좆같게도 그더운 여름날 고성으로 훈련을 가버렸다. 지금 잘 기억이 안나는데 보름가까이 꽤 긴 훈련이었는데, 미필을위해 설명충 ㄱ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집지키는 디지털 개새끼들은 훈련때면 소위 '아이템' 을 커다란 가방에 꾸역꾸역 싸들고간다 참치 맛다시 마요네즈 간장 과자 음료수 담배 기타등등 군종병은 성경책도 챙겨간다
일주일 이하의 짧은 훈련이면 왠만해선 출발할 때 사간 아이템들로 버티고. 긴 훈련이면 훈련 아이템 다 써버리니까 인접한 부대의 px에서 충당하고 그런다 .

본론으로 드가서 포병의 훈련은 딱 두갈래다.

실제로 포를 쏘느냐 안쏘느냐 .

씨발거 맨날 뉴스에서 쌀이급한놈이 탱크같은거 쫘라락 세워놓고 쏘는거 그걸 하냐 안하냐로 나뉜단 말이다.


안쏜다---> 쏘기전까의 과정 （방열이라고 한다） 및 전술훈련위주 그냥 널널한 훈련이된다

쏜다---> 쓸데없이 대기하고 귀찮아진다 계속해서 진지하게 사격연습, 이때 직접 쏘는놈들은 소리 꽥꽥지르느라 목 나가고 힘도빠진다 가짜사나이에 나온 k9이 아니어서 죄다 수동이다 개씨발 ..

이제 진짜 본론임


훈련장에 갔는데도 며칠이 지나도 실사격을 할지 안할지 결론이 안난거라 부대원들 그냥 텐트에서 허송세월 하고있었다

더우니니까 냇가에서 발담그고 짬짬이 훈련하고,, 틈만나면 나와서 담배를 피는거지 나도 그랬고

근데 대기하는시간이 많으니까 담배를 엄청 피는거야.. 그러다보니까 담배 조금만 사온애들은

갑씩 빌리고 후임들꺼 한두개 뺏고.. 그러다보니 예상보다 빠르게 부대원들 담배가 앵꼬나버림

당연히 그와중에 px안가냐고 물어봤는데 개 씨바 보내줬으면 지금 내가 글도 안쓰겠지

금단현상때매 다들 뒤질라하고있었다 꼬불쳐논거 있으면 애새끼들 달려드니까 몰래 구석진데

숨어들어가서 피고 그러고 있는데 하루는 텐트에 있다가 나와보니 애들이 모여서

꼬물꼬물 뭘 하대?? 보니끼네 재떨이에 꽁초들 다 주워가꼬 남은재 털어모아가 성경책을 찢어

서 필터도 없는 담배를 만들어 피는지경에 이르른거임.. 그 책은 지금 로마서 몇장이 없다..

예수가 사람을 구원하는게 이런걸줄 알았겠냐 존나 아직도 궁금한건 성경책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고 동의를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뭐 여튼 이정도로 사람들이 절박하고 사회나와선 쳐다도 안보는 디플 하나 피고싶어서 개난리를 치고있는데

여느날처럼 텐트에서 대기중인데 갑자기 전병력 집합하라더라

??씨발 뭐지 사격인가 좆댓네ㅡㅡ 를 머리속으로 외치며 나갔는데 중사 한명이 서있더라 영문도 모르고 서있는데

중사 왈

"너희들한테 실망했다 어떻게 그런일을 어쩌고저쩌고 앙느금띠 여기서는 점프폭탄세개 촤촤촤!"

씨발 뭔 알수없는 소리를 하는거임 뭐지 하고 애새끼들 당연히 두리번두리번 거리지 뭔일이냐고

그리고는 우리보고 엎드리란다 영문도 모른채 상병 중짬이나 되서 흙바닥에 뻗쳐있을라니까 짜증이 솟구치는데

다시 중사 말하길 시발 행보관 담배가 없어졌다는거임

??? 시발 행보관 담배가 없어졌대 이게 무슨 좆같은소린지 싶으면서 그리고 그걸 왜 우리한테 지랄하냐 이거임

자 용의자는 우리중대원과 식사배달오는 아저씨 몇명 그리고 파견온 본부중대 의무병 한명이다

근데 의무병 이양반은 담배를 안피고

식사배달오는애들 밥시간에만 슬렁와서 슬렁놓고 가는데 가져갈 리가 없다 당연히 우리가 의심받을 수 밖에

우리들은 서로를 욕하고 개새끼들 걸리면 다 뒤진다면서 화만내고 있었다

그나저나 행보관이 우리 멕일라고 구라칠일은 없으니까 가져간새끼는 진짜 대단한새끼임 누굴까 시발 아 ㅡㅡ

그러던중 행보관이 와서 중사를 말리면서 우리 다 들어가라고 했다

행보관님은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행보관의 이미지랑은 좀 다르게 젊은편에 꼰대마인드도 덜하고 일도 나름 효율적으로 하는 분이셨거등

텐트로 복귀해서 마냥 대기하면서 범인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렇게 텐트에서 노가리만 까다보니 해가지고 산속이라 금방 어둑어둑 해졌는데

외출했던 간부들이 와서 텐트마다 담배를 뿌리더라

행보관이 중대원 필 담배를 사온거임 당연히 중대원들은 폭풍 감동을받고

아마 그당시에 전쟁난다고 지랄했으면 페북에 군복인증하는새끼들은 백이면 백 우리중대일것처럼

존경심과 충성심이 존나게 우러나오는 상황이되버린거다

애새끼들 다 신나가지고 행보관님 사제담배 뭐 좋아하시냐고 제가 영창을 가더라도 말레한갑 몰래사오겠다고 병신 되도않는 소리
를 할만큼 감격하고있었지

그리고 육십여명 되는 중대원이 다같이 나와서 동시에 담배를 피는데

그 깜깜한 밤에 담뱃불만 몇십개 반짝이는 모습을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마치 평양에만 불빛이 들어오는 북한의 밤지도처럼

그어떤 빛보다 눈부시고 서울의 야경은 그냥 바느질 겨우할 호롱불처럼 느껴질만큼 아름다웠었다

지금생각하면 병신같지만 잊을수가 없는 기억임 ...

끝까지 읽어줘서 고맙다 올해는 우리 다 애인 손잡고 벚꽃보자 담배 훔쳐간 그새끼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