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되고나서 학교에서 야자를 의무적으로 시키더군요.

물론, 1학년때 한달정도해봐서 잘 알지만,

오랜만에 하려니 힘들더군요.

하여튼,학교가 개학하고, 2학년 시작된지 겨우 1주일밖에 안되서 그런지

애들끼리 어색하고, 이미지를 좋게하려고 잘보이려고 애들 눈치를 보게되더군요.

그래서 야자때도 조용하고 어색한 분위기에서 미친듯이

공부하면 좋은데 안되더군요..

야자시작후 10분뒤 잤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8:50분끝날때 종소리에 놀라 깼습니다.

또, 집으로 오면서"이제 고2인데 이러면 안되는데"를 중얼거리면서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가니깐 9시20분이더군요... 학원을 가야됩니다.

엄마가 "우리아들 왔어?" 하면서 "공부하느라 피곤했지."하면서

간단히 간식거리를 먹으라고 쟁반에 담아오시더군요.

살찐다고 안먹었습니다. 됐다고..

그리고 학원으로 급히 뛰어갔어요. 원래 9시10분까지거든요.

그래서 한소리 들었습니다.이제 고2고 너도 공부 좀 해야한다. 내년에 대학도 가야되고 할놈이 30분이나 늦게오냐..（쌍욕이80퍼센트였습니다.） 대충 이런내용이었어요..

그렇게 욕얻어먹어가면서 1시간동안에 긴 설교가 끝나고, 화장실에 들어와서 거울을 봤어요..

초췌하더군요.. 잘보일려고 눈치보고 성적걱정에 이리 채이고 저리채이고
눈 밑엔 다크써클에 야자때 자서 눌린 앞머리 혼나고 난뒤 상기된얼굴..
조금은 개념없고 모자라도 좋았던 옛날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이럴거면 왜사나 생각하고 앉아있다가 죽으면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러다가 문득 엄마가 생각이 나더군요.사실 공부는 하나도 안했는데 당신의 자식 공부 열심히 했을거라 믿고 간식을 준비하던 엄마.또,내가 죽으면 과연 누가 진심으로 슬퍼할까 ,또 하루 내내 따스하게 대해준건 엄마하나밖에 없었다는게 근데 그 따스함을 모르고 됐다고 살찌니깐 안먹는다고 했던게 죄송하고 슬프더군요..

그래서 정말 화장실밖에까지 소리가 들릴정도로 울었습니다. 정말로 그동안 눌려있던 마음속에 응어리가 확 풀리는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학원이 끝나고 집에가서 꽉 안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