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때.. 정말 멋모르고 공부에 심취했었다..

저걸 믿으면 웃대생이 아니지 -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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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때, 방학이 됐을때 나는 정말 무한에 가까운 쾌감을 느꼈다...


천상 : 야~ 오늘 방학식이당~방학시이이익~~~!! 키키 흐흐

담임 : 방학이 시작되면 아침 8시까지 학교독서실로 오면된다.

천상 : 아싸~~~~~ 에....... -_-? 뭐라굽쇼?

담임 : 방학이 시작되면 아침 8시까지 학교독서실로 오면된다.

천상 : 이런 써글...

담임 : 너 지금 욕했냐?

천상 : 아니요 -_-;;



.........................


천상 : 나 중학교때로 돌아갈래~!!!!!!!!!!!!!!!!!!!!!!!!

담임 : 미친놈..

천상 : -_-;;



.............................


천상 : 성적은 행복순이 아니잖아요.

담임 : 미친놈..

천상 : -_-;;


..............................


어떻게든 빠져나올려고했지만.. 결국은 방학때에도 통학을 하는것으로

결판이 났다..


담임 : 훗.. 희소식이 있다.

애들 : 뭔데요오?

담임 : 방학시작하고 3일동안은 놀시간을 주도록하겠다.

애들 : 흠....（하긴 안노는거보단 낫지..?）

담임 : 왜. 시르냐?

애들 : 아뇨. 아싸~ 좋쿠나 우린방학 3일이다!! T^T

담임 : 훗.. 그럼 여기서 종례를 마친다.



그렇게 3일간의 긴-_-방학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이 되었을때.........










난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_-;;



맨날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본능적으로 학교를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래 아침에는 정신이 몽롱해서 지금이 방학인지 아닌지 구분할수

없게 된다..




나만 그런가 -_-?



아무튼.. 학교에 다 다라서야 나는 썰렁해진 그 학교분위기를 보고

지금이 방학임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천상 : -_-;; 젠장..

천상 : 씨발.. 늦잠이나 잘껄...

천상 : 이런 $@&$%@&$@&$%&@#$%#&^!!



아무도 없는 교문앞에 교복을 입고 혼자서 욕지거리를 하고있는

학생을 본적이 있는가?



봤다면 그건 나다 -_-;;




그렇게 학교에 대고 별 지랄를 다 한후에 집으로 다시 돌아갈려는 찰라

나는 우리학교 애들로 보이는 애들이 뭔가를 하고있는것을 보았다.


편의상 그들을 맹구, 영구, 이쁜이로 부르기로 한다.


맹구 : 애들아 준비는 다 됐지?

이쁜이 : 야, 근데~~ 배우가~~ 없당~~

영구 : 흠.. 그렇네.

맹구 : 썅-_-;; 친구들한테 전화는 해봤냐?

이쁜이 : 전화 안받는다.

맹구 : 흠.. -ㄴ-;;



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있었다.

그때 그 이쁜이가 나를 보았다.


천상 : 들켰네 -_-;

이쁜이 : 넌 누구냐 -_-?

천상 : 그냥 지나가는 학생이다.

이쁜이 : 명찰보니까 1학년이네... 개색갸.. 존댓말안쓰냐 -_-?

천상 : -_-;

이쁜이 : 우리 2학년 선배인데 여기서 촬영하고있거든.

맹구 : 어이~ 거기 누구지?

이쁜이 : 어, 내 후배야.

천상 : 언제 봤다고 후배에요 후배가 -_-;

맹구 : 좋아, 그놈을 엑스트라로 쓰자!

천상 : -_-（쿠궁..）




사실 처음엔 기분이 좋았었다..

그당시 난 영화부라는것을 처음보았고 내가 스크린으로 나온다는

생각에 가슴이 354마력으로 뛰었다.

............

354마력은 대락 270000와트로 에어콘 900대를 동시에 작동시킬수

있는 힘이다..

..........

한마디로 심장이 복날에 개 도망치듯 뛰었다..-ㄴ-



이쁜이 : 천상아, 니가 맡을 역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역이란다~^^

천상 : -_-;; 그건 저랑 안맞는거 같은데요

이쁜이 : 씨발..

천상 : 할게요 -_-;;


그 선배들은 말없이 학교 독서실문을 따더니 그 안으로 여러 장비를

들고 가서 나를 도서실 구석진자리에 앉히고 촬영할 준비를 했다.


천상 : 근데 배우가 저 하나뿐이에요-_-?

영구 : 사정상 이렇게 됬다.

맹구 : 사실 배우가 한명밖에 필요없긴한데 다들 꺼려서..

천상 : 뭔가 불길한데 -_-;;

맹구 : 아무튼 넌 여기서 공부만 열심히하면 우리가 알아서 찍을테니까

빨리 공부 시작해라.

천상 : -_-;;

천상 : -_-

천상 : -_-!

천상 : -ㅇ-!

천상 : -ㅁ-!!

천상 : 뭐...... 지금 나더러 공부를 하라구욧!!!!!!!!!! -_-+

이쁜이 : 니가 맡은 역할이 공부를 열심히하는 학생 아니니?

천상 : 쳇.. 할수없죠뭐...（괜히 학교 나왔다가... 썅 -_-）

이쁜이 : 너 지금 마음속으로 욕했지?

천상 : ^-^;;（독심술인가? 무서운 존재다..）

이쁜이 : 훗.. 내가 원래 좀 무섭지..

천상 : ㅎㅎ（키는 땅딸만한게）

이쁜이 : 니 키도 만만치않아..

천상 : -_-;;


맹구 : 다들 지-_-랄 그만하고 영화 찍도록 하자

영구 : 자, 그럼 다 준비됐고.. 천상이는 빨리 자세 잡고 큐!


나는 정말이지 순수한 범생이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공부를 했다.

.....................................


5분이 지났다.

.......................................



10분이 지났다.

......................................


15분이 지났다.

......................................


20분이 지났다.


천상 : -_-;; 지금 장난해요?

이쁜이 : 아썅! 엔쥐~

천상 : -_-;;

이쁜이 : 샹것아 공부하랬더니 왜 대본에 없는 말을 하냐!

천상 : 20분이나 했는데요 -_-;;

맹구 : 이거 40분짜리 논스톱으로 진행된다 -ㄴ-;



쿠궁.....



천상 : 그.. 그럼 이 영화 주제가 뭔데요?

맹구 : 처음부터 마지막 40분까지 한 학생이 아무도 없는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마치 다큐멘타리 식으로 찍어서 한큐에 보여주는거지.

주제가 없어보일지 모르겠지만 실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만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학생들의 본분은 역시 공부라는 것을

담은 심오한 영화라고 할수있지.


천상 : 참.. 영화가 병신같네여...


선배기 때문에 차마 저말은 할수 없었다 -_-



아무튼 영화 내용은 이랬다.

처음 장면에서 한 학생이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리고 그 장면은 논스톱으로 40분동안 한큐에 진행된다..

그리고 끝이다 -_-;;


지금 생각해봐도 참 병신같다 -_-



왜 사람들이 이 역할을 꺼려했는지도 알 수 있었을것 같았다..



하지만... 난 꺼릴 수가 없었다..




영구녀석이 주먹이 좀 쎄보였기 때문이다 -_-;



이쁜이 : 자 그럼 다시 시작한다.. 큐~


난 또다시 그렇게 20분을 공부했다.

그들은 내 옆에서 카메라를 작동시켜놓고 컵라면을 삶아먹고있었다.



꿀꺽~


컵라면 후루룩 빨면서 수다도 감칠나게 떤다 -_-


이쁜이 : 글쎄 수진이가 큉카를 만나서...

맹구 : 키키.. 그년도 성공했네.. 근데 나는.......

영구 : 크크.. 이것도 재밌따...

맹구 : 음.. 으히히.....



천상 : -_-;;




하지만 시계가 30분을 지나고 있었기때문에 10분만 더 참아보자는

심정으로 계속 공부를 했다.




그렇게 엿-_-같은 40분이 흐른뒤..


맹구 : 컷~ 자 수고했다.

천상 : 헉헉.. 공부하느라 죽는줄알았네.

맹구 : 그럼 잘가라.

천상 : -_-; 최소한 밥이라도 사줘야 되는거 아니요?

맹구 : 우린 배 안고프다.

천상 : -ㅛ-;;


난 그렇게 허탈하게 독서실 문을 나섰다.


근데 그때 독서실 안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쁜이 : 어? 근데 카메라 안에 필름을 안넣었는데???


정말 어렴풋이 들었다....


.................




난 그 소리를 듣자 마자 내 생애 최고의 속도로 도망가기 시작했다-_-;;


뒤에서 또 어렴풋이 들린다..


맹구 : 천상아~~ 우리 다시 찍어야 될것같......

맹구 : 저새끼 튄다. 잡아!!!!!!



그때 정말 도망치지 않으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냅다 튀었다.


때는 여름방학 날씨는 35도....

내 생애에 있어서 참으로 개-_-같았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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