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하고 바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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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거기 혜연이네 집이죠? 혜연이 있어요?"

"혜연이요? 예연이요?"

"예 뭐라구요?"



"혜연이 찾는거예요. 예연이 찾는거예요?"

"아 혜연이 혜연이...찾는데요.."

"언니 지금 학교 갔는데, 무슨 동아리 갔다고 하던데..."



나는 전화를 끊었다. 지금 당장 혜연이의 얼굴을 보지 않으면 미쳐 버릴것 같았다.

나는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섰다.



나는 학교로 갔다. 무슨 생각으로 학교에 가고 있는지 알수 없었다. 혜연이를 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나는 의대건물쪽으로 향했다. 아마도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생

각했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의대건물의 정문 쪽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어.. 잠깐만...."

나는 나를 부르는듯 한 소리에 뒤를 돌았다. 보기 싫은 얼굴이 있었다. 허여 멀건

얼굴의 그 인간이었다. 산명이라는 놈이었다. 혜연이의 과선배인.

"아 예... 왜 그러시는지?"

나는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혹시 혜연이 만나러 가는거예요?"

하지만, 그 녀석의 말투는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나는 바로 나의 말투를 바꾸었다.

"아 예... 그런데..."

"저도 지금 혜연이 만나러 가는건데.. 같이 가실래요?"

"아 그러죠..."

나는 산명이란 사람의 뒤를 따랐다.



[찡~~~~~~~~]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어디에 있길래, 엘레베이터를 타는거지?'

7층의 버튼을 눌렀다. 무언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태연히 그의 뒤

를 따랐다.



[찡~~~~~~]

엘레베이터는 잠시 공중에 정지하느라 진동을 하더니 이내 문이 열렸다. 그는 복도

를 따라 돌아 계속해서 들어갔다.



{ 712호 }

나는 그를 따라 복도 끝방까지 갔다. 그는 문을 열었다. 방안은 아주 깨끗했다. 하

지만, 아무도 없었다. 한구석의 책장에는 책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컴퓨터 한대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모니터 안에는 메비우스의 곡선이 쉴사

이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누군가가 컴퓨터를 켜놓은채 사용하지 않아, 화면보호기

가 돌아가고 있는듯 했다.



"혜연이는 어디에?"

"들어오세요.. 금방 올거예요.. 아마 선배 심부름 갔을거예요. 중요한 심부름을..."

나는 그 방안으로 들어갔다. 깨끗했지만, 무언가 답답한 느낌의 공기의 냄새가 나

의 후각을 자극했다.

"이 방은 뭐죠?"



그는 나보고 의자에 앉으라고 한후, 구석에 있는 커피포트 쪽으로 다가갔다. 그는

커피포트 안에 물이 있는것을 확인한후, 전원을 넣었다.

"이 방요. 저희들의 방이죠..."



나는 더 물어 보고 싶었지만, 이내 그만 두었다. 저희들의 방이란 답이 나의 신경

을 건드렸다. 저희라는 곳에 혜연이와 잘난 의대생들은 포함되지만, 나는 포함되지

않는 것이었다.



"아 그래요..."

"이것좀 드세요.. 덥긴 하지만..."

그는 나에게 커피를 내밀었다. 나는 받아들어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이곳에 있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지만, 혜연이를 만나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있어야 했다.



"전 잠시만, 볼일이 있어서요.. 기다리시면 혜연이가 올거예요.. 곧.."

"예 그러죠.."



그는 밖으로 나갔다. 나는 커피 한모금을 들이켰다. 책장을 보았지만, 내가 볼만한

책은 하나도 없어 보였다. 나는 컴퓨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도 모니터에서

는 끝없는 메비우스의 곡선이 쉴사이 없이 돌고 있었다. 갑자기 그 뒤에 있을 화면

이 궁금해졌다. 나는 커피한 모금을 더 마신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머리가 갑자기

어지러웠다. 현기증이었다.



"윽...... 아직도 머리가..."

나는 눈을 감은후 현기증이 가시길 기다렸다. 잠시 후 나는 그 모니터 앞으로 갔다.

나는 손으로 마우스를 살짝 건드렸다. 메비우스의 띠에 감추어져 있던 화면뒤의 모

습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극히 짧은 순간이었지만, 숨이 막히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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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NO. 94



실험 목표. 인간과 원숭이의 뇌의 교환 여부실험.



실험 재료. 인간-17（여）

원숭이-2（암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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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를 쥐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커서를 밑으로

내렸다. 내가 알아들을수 없는 의학용어들이 쏟아져 내렸다. 나는 그 사이에 있는

사진들 사이로 눈을 돌렸다. 숨이 멈추는것 같았다.



슬라이드 형식의 그림들이 이어졌다. 하얀가운을 두른 인간들이 드릴로 사람의 머

리를 뚫고 있는 그림이었다. 골이 빈 채로 있는 여자아이의 얼굴. 눈조차 감기지

않은 상태였다. 토할것 같았다. 나는 위에 있는 화살표를 눌렀다. 그러자, 다시 또

다른 화면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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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NO. 95



실험 목표. 심폐소생술실험.



실험 재료. 인간-18（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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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우 겨우 밑으로 화면을내렸다. 사진들이 나타났다. 사방이 막힌 유리벽안에

여자 아이가 있었다. 바로 그 아이였다. 분명히 기억이 났다. 그때 그 아이. 추적

그사건에서 실종되었다고 나왔던 그 아이였다.

사진들 속에서 그 유리벽의 물은 점점 차오르고 있었다. 마지막 사진에서는 그 여

자아이는 물속에서 죽은듯이 떠올라 있었다. 나는 끝까지 한꺼번에 커서를 내리려

고 했다. 손가락이 심하게 떨려 그것조차 힘들었다.

간신히 커서를 밑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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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1. 심장이 멈춘후 5분후 심폐소생술 실시.. （성공）



2시간 경과후.



실험 2. 심장이 멈춘후 7분후 심폐소생술 실시.. （성공）



2시간 경과후.



실험 3. 심장이 멈춘후 10분후 심폐소생술 실시.. （성공）



2시간 경과후.



실험 4. 심장이 멈춘후 15분후 심폐소생술 실시.. （실패）





실험 담당자... （조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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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

나는 그만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버렸다. 머리가 터져 버릴것 같았다. 전에 성환이

가 보여준 그물에 퉁퉁불어 죽은 여자 사진은 바로 이 아이였던 것이었다. 머리속

에서 복잡한 상상이 스쳐지나갔다.



[으웨에에에엑~~~~~]

나는 땅에 대고 먹었던 것들을 토해냈다. 토하고 토해도 시원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분명히 그 자식의 이름이 써있었다. 조산명. 생생히 기억나는 이름이었다.

조산명.. 신중이가 말했던 악마는 그 녀석이었다. 인간을 실험재료로 사용한 악마

같은 놈. 성환이와 신중이도 그 녀석에게..



갑자기 전신의 피가 끓어 오르는 것 같았다. 나는 토하는 것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또다시 숨이 멎는듯 했다. 그 녀석이었다.

나를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었다. 차가운 눈빛, 그의 손에는 기다란 칼이 들려져 있

었다.



"이 악마 같은 새끼~~~~~~~"

나의 목소리는 둘밖에 없는 작은 방에 울려 퍼졌다.



"쳇......"

그 놈의 한마디는 짧지만, 나의 투지를 일씨에 잠재울 그런 것이었다.



"쳇! 내가 저것을 생각 못했군.."

그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나는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나의 시선은 그

가 들고 있는 칼에 정지해 있었다. 분명히 저 번듯이는 물건은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었다.



"어디까지 본거야?"

나한테 묻고 있는 것이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디까지 본거냐구 묻잖아.. 지혁군..."

"너.. 성환이 어떻게 했어?"

겨우 꺼낸 말이었다. 그 말 밖에 할수가 없었다. 그는 서서히 내가 있는 쪽으로 다

가 왔다. 쇼파를 건너 그와 마주 서 있었다.



"아.. 성환이.. 성환이가 누구더라..."

그의 표정은 장난같았다. 그게 더욱 나를 공포스럽게 하고 있었다. 미소.. 칼을 들

고 있는 자의 미소.. 소름이 온몸에 퍼져 휘감았다.



"음.. 그 실험 재료.. 그걸 왜 나에게 묻지? 지혁군이 더 잘알고 있을텐데.. 아 맞

다..."

그는 무엇인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이 머리를 쌀짝 쳤다.

"지혁군 기억상실이 되었다고 했지.. 그럼 내가 설명을 좀 해줘야 할것 같군.....

그러니까, 실험재료.. 97번째였지.. 그 성환이란 자네의 친구분이"



그는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멈추고 그자리에 서서 칼을 매만지며 이야기를 했다.

나는 도망쳐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성환이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꼼짝도 할수 없었

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원래는 나의 심폐소생술 성인 남자 실험재료로 주어졌지만, 실험재료를 구할때,

피치 못할 사정때문에, 다른 실험 재료로 주어졌지.. 아마"



"너 이새끼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어어... 자네 흥분하지 말게... 그리고 나는 자네보다 몇살 위라고 그리고 선배이

고.... 그러니.."



"너 이새끼.."

내 앞에 있는 이 미친놈의 말이 사실이라면, 성환이는 내가 방금 전 본 사진의 사

람들처럼 처참하게... 나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음.. 무슨 실험인지 궁금하겠군..."

그는 나의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아니 미리 알고 있는 듯이 태연히 자기 할

말을 계속했다.



"닥쳐.. 듣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그 실험이.. 아 맞다.. 팔이 하나 떨어져 나간 실험재료라서 뭐 했더

라.. 기억이 안 나는데... 무슨 실험을 했던거 같긴 한데..."

"너 이새끼 닥쳐.. 니까짓게 뭔데.. 니까짓게 뭔데.."



"닥쳐.. 입 함부로 놀리지마."

나는 그의 고함 소리에 움찔했다. 지금까지 전혀 요동없이 감정이 없는 것 처럼,

말하던 그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그의 고함소리에 할말을 잃어버린 내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그래.. 그거야.. 난 니까짓게 아냐... 잘 들으라고 지혁군..."

그는 금새 조용한 목소리로 나에게 속사이듯 말했다.



"난... 낙후된 우리나라의 의학기술을 발전시켜줄 위대한 인물이라구. 알어? 난 우

리나라의 의학기술을 발전시켜줄 위인이란 말야 위인... 일본이 독일이 미국이 어

떻게 의학기술이 발전했는줄 알어? 음.. 지혁군이 알리가 없지... 내가 잘 못 물어

봤군. 미안하네.. 내가 설명해 주지...좀 앉지... 여기에..."



그는 방한가운데 놓여 있는 쇼파에 앉았다. 그리고 나보고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하지만, 나는 그자리에서 꼼짝도 할수 없었다. 팔길이 남짓한 칼을 들고 있는 놈의

앞에 앉아 있을 용기도 없었지만, 그 미친놈의 말을 듣고 싶지도 않았다. 나의 우

습지도 않은 마지막 오기였다.



"음.. 앉기 싫은가 보군... 그래.. 하는수 없지.. 우리나라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

니깐 맘대로 해.. 음.. 무슨 얘기를.. 그렇지.. 의학기술.. 그 얘기를 하려고 했었

지.. 언제 의학이 발달하는 줄 아나? 음.. 모를거야.. 그것은 바로 전쟁기간 동안

이지.. 왜냐구? 실험재료가 많거든.. 널린게 실험재료지.. 얼굴 표정을 보니 아직

도 모르겠는가 보군... 731부대라고 들어봤지. 2차대전때 일본의 의학실험부대..

그때 얼마나 일본이 한꺼번에 의학 기술이 발달했는줄 알아? 아마.. 몇백년을 거쳐

도 이루지 못할 업적을 한꺼번에 이루어 냈지.. 한꺼번에..."



그의 말도 안되는 말을 듣고 있는 내가 한심했다. 하지만, 그의 차분한 목소리와

무엇인지 모를 섬뜻한 기운이 나를 잡고 있었다. 내 앞에 있는 이놈의 말대로라면,

그는 벌써 몇명의 인간을 죽였을지 몰랐다. 그것도 아무죄의식 없이.. 그에게는 나

도 단지 실험재료일수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함부로 사람을.. 당신도 사람이잖아...."

"음.. 그건 질문인가? 함부로라.. 함부로는 아니지.. 절대로.. 나도 사람의 목숨을

중요시 한다구..나는 의사란 말야. 미래의 우리나라의 최고의 의사. 당연히 목숨을

중요시 해야지..."



"그럼 왜.. 왜.. 성환이를 신중이를 왜 하필...."



나는 점점 이성을 잃고 있었다. 나의 앞에 있는 미친놈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점

점 머리가 미쳐버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무언가 모를 기가 느껴지는것

같았다. 살인을 해본사람은 무엇인가 다르다는 것을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났다. 그

작가가 느꼈을 그 느낌을 나도 지금 느끼고 있었다.



"하필이라니. 그것은 그들이 선택한거야.. 그들이.. 우린 그들의 선택을 받아 준거

뿐이고..."

"선택이란.. 무슨 선택..."

그는 서서히 그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순간 움찔했다. 아니 움찔했다기보다 숨이

멎는듯 했다. 그는 때가 되었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그들이 선택했지... 그리고 권순일이라는 아니 이제는 99번째 실험재료

지...."

나는 그의 입에서 순일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가슴이 철렁했다. 순일이도 이들의 표

적이 되어있었다니...



"그리고, 방금 지혁군의 등록처리도 승인이 났어.. 100번째 실험재료로.."

그의 시선은 나를 몸을 뚫기라도 할것 처럼 노려 보았다.



'등록이라.. 그렇다면.. 그 사이트가...제길...'

갑자기 머리가 띵해왔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앞에 있는 놈이 두명으로 보였다.

나는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되지 않았다.



"혹시.. 저 커피에...."

나는 아직도 김이 나고 있는 커피를 가르키려고 했지만, 할수 없었다.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걸 이제 아나.. 멍청한... 잘 자라구...."

희미해져가는 의식속으로 소름끼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성환이, 신중이,

순일이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아...."

나는 눈을 떴다. 천장에 낯익은 그림의 벽지가 눈에 띄었다. 성환이 방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꿈을 꾼것인가? 아주 지독한 꿈을...

"휴... 정말 지독한 꿈이군..."



나는 벌떡 일어섰다. 옆에서는 누군가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고 있다. 깨우고 싶

었지만, 이내 그만 두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섰다. 커텐틈 사이로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나는 커텐을 열어 아침햇살을 온몸으로 맞고 싶었다. 오랜 악몽

끝에 온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 였다. 나는 창문쪽으로 다가가려고 무심코 발을

뻗었다.



[뿌지작........]

기분나쁜 소리와 함께 나의 발끝에서 소름끼치는 느낌이 전해졌다. 포도 알맹이를

밟은 듯한 느낌, 아니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느낌이었다. 나는 나의 시선을 밑으로

내가 밟은 물질로 돌리려 했다.



"지혁아.."

나는 나의 등 뒤 침대에서 나를 부른 소리에 뒤를 돌아 보았다. 성환이 목소리였다.



"내꺼.. 돌려줘.. 내꺼 돌려줘...."

"뭘?"

나는 성환이의 말에 의문을 가지며, 다시 내가 밟은 물질쪽으로 눈을 돌렸다.



"으아아아악~~~~"

포도알맹이가 아니였다. 검붉은 선혈에 아직도 살아서 나를 노려 보고 있었다.

짜부러졌지만, 아직도 나를 쳐다보며 무슨 말을 하려는듯한 눈빛.. 나는내 발에서

부터 나를 엄습하는 토할것 같은 미끄러운 느낌의 정체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나는

다시 성환이 쪽을 바라 보았다.



"내 눈 돌려줘.. 내팔 돌려줘.."

나는 그 자리에서 뒤로 털썩 쓰러졌다. 성환이의 한 쪽눈에서는 피가 샘솟듯 쏟아

지고 있었고, 오른팔은 떨어져 나가 어깨부터 무엇인지 모를 실같은 것이 덜렁거리

고 있었다.



"으아아악... 너 누구야?"

어느새, 내 앞에 서있는 괴물은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넘어진채로 뒤로 물

러섰다.



"오지마.. 이 괴물아...."

"지혁아. 왜그래? 나야. 성환이.. 너 친구 성환이란 말야. 내 얼굴 모르겠어."

"아니야.. 넌 성환이가 아니야.."

"왜. 그래. 내 팔이랑 내 눈 돌려줘. 너가 뺏아간 내 팔과 내 눈 돌려줘. 그것만

돌려주면, 난 전처럼 너와 친구가 될수 있어..."

"아니야.... 으아아악..."



나는 겁에 질렸다. 아니 내 정신이 아니었다. 금방이라도 창자, 위, 내 안의 모든

것을 다 토해 버릴것 만 같았다. 나는 용기를 내어 그자리에서 일어섰다.



"이건 꿈이야.. 악몽이라구.. 악몽이야."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내 앞에 있는 커텐을 열어 재꼈다. 눈이 부셨다. 앞이 환해졌

다. 눈을 뜰수 없는 강한 빛이었다.



[찡~~~~~~~~]

나는 겨우 눈을 떴다.



[위이이이이잉... 기리기릭]

<<1... 2... 3...>>



엘레베이터 안이었다. 나는 옆을 돌아보았다. 신중이가 서있었다. 내가 바라보자,

신중이는 한번 웃어 보였다.



[찡~~~~~~~~~]

7층이었다. 서서히 문이 열렸다. 나는 멍하니 서있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야.. 뭐해...다 왔어.. 내려.."

신중이는 멍하니 있는 나의 어깨를 툭쳤다.

"어.. 그래.."

신중이는 나보다 앞서 문으로 나아갔다. 나는 뒤따라 걸음을 내딛었다.



"안돼....."

엘레베이터 문을 한발 빠져 나가는 신중이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나는 재빨리 손을

뻗었다. 허공이었다. 깜깜했다. 신중이는 나의 손에 매달려 허공에서 허우적 대고

있었다.



"꽉잡아... 놓치면 안돼...."

나는 두손으로 신중이의 팔을 꽉쥐었다. 신중이는 나의 얼굴을 한번 바라본후, 자

신의 발밑을 한번 바라 보았다. 밑은 시뻘건 용암이 흐르고 있었다. 마치 신중이를

집어 삼킬듯 출렁거리고 있었다.



"지혁아..... 놓치면 안돼..."

"알았어. 꽉잡아...."

나는 있는 힘껏 신중이를 잡아 끌었다. 하지만, 들어올리려고 해도 꼼짝도 하지 않

았다. 누군가 계속해서 신중이를 잡아 끌어 내리고 있는 듯 했다.



"으.... 지혁아 놓치면 안돼.. 성환이 처럼 날 버리지 말아줘...."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녹아 내리고 있었다. 밑에서 솟구치는 뜨거운 열기에 신중이 몸은 녹아내리고 있었

다. 피부가 마치 뜨거운 열기에 달구어진 고무처럼 흐느적 거리고 있었다.



"으아아아악..."

나는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손을 놓을수는 없었다.

"지혁아. 나를 놓지마. 성환이처럼 놓으면 안돼... 라고 말할 줄 알았냐?"



갑자기 신중이의 얼굴이 뭉그러지고 있었다. 발부터 점점 녹아 저 아래 꿈틀대는

용암위로 녹아 엉긴 액체가 떨어져 사라지고 있었다.



"흐흐... 너도 죽어야 해.. 친구의 죽음을 모른척한 너도 죽어야해..."

소름이 쫙 돋았다.

"왜 그래.. 신중아. 정신차려... 정신차리란 말야..."

"너만 살겠다고... 너도 죽어...."



나의 손도 녹아 내리고 있었다. 살들이 점점 엉겨 붙어 피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손을 놓고 싶었다. 하지만, 놓을수가 없었다. 신중이의 팔과 나의 팔은 녹아 엉겨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픔도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눈앞에서

녹아내리는 신중이를 볼수 없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릴수도 눈을 감을수도 없었다.

미쳐 버릴것만 같았다.



"으아아악... 제발 나를 나줘...."



사방이 어두워졌다.



눈을 떴다. 갑갑함이 엄습해왔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머리가 아직 띵했다.



[삐보..삐보..]



엠블런스 안이었다. 나는 가만히 몸을 일으켰다. 나는 정신병자들이 입는 억압복을

입고 있었다. 나는 눈을 위로 최대한 치켜뜨고 운전석을 바라 보았다. 분명히 그

미친 놈이었다. 자신이 우리나라를 짊어질 의사라는 미친 악마였다.



'제길.. 아까 먹은 커피에 약이..'

분명했다. 내가 먹은 커피에 든 약은 마취뿐만아니라, 사람을 공포스럽게 만드는

성분이 들어 있음에 틀림없었다. 성환이와 신중이가 느낀 공포도 이것에서 비롯되

었을 것이었다.



'제길.. 생각을 해라.. 생각을...'

혼미한 정신속에서 나는 살기 위해 마지막 발버둥을 쳐야 했다. 이대로 끌려가면,

분명히 저놈의 실험재료로 어떻게 될지 알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순일이도..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결론이 이르렀다. 억압복을 입고 있어서인지 손은 꼼짝

도 할수 없었지만, 발은 자유로왔다. 나는 자세히 엠블렌스를 살펴보았다. 이것으

로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운반했을 꺼라는 생각을 하자 소름이 돋았다.



승합차를 개조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이차는 일반 엠블런스와는 틀렸다. 차안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었다. 승합차의 옆문은 잠겨있지 않은채 닫혀 있었다. 억압복을

입고 있어 손은 움직일수 없었지만 발로 문고리를 밀어 제치면 도망칠수 있을 것

같았다.



'아 맞다.. 그때도....'

신중이의 마지막 전화를 받고 신중이 집으로 가는 도중에도 엠블런스를 보았었다.

바로 이것이 그것이었다.



'제길.. 그때 알았더라면..'



하지만.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앞에서 운전하고 있는 악마같은 놈은 아직 내가 깨

어난줄 모르고 정신없이 운전에 열중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아까 커피를 먹었긴

했지만, 그 소름끼치는 사진들을 보고 대부분 토해 내었기 때문에 약효가 심하게

나타나진 않았던거 같았다.



기회였다. 나는 최대한 소리없이 움직였다. 차의 속도가 늦혀졌다. 서서히 정지하

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신호등에 걸린듯 했다. 나는 그가 뒤를 돌아 볼까봐 꼼짝

하지 않았다. 숨소리가 들릴까봐 숨까지 죽였다. 피말리는 시간이었다.



기회는 한번 뿐인것 같았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차에서 이런 부자유스러운 자세

로 뛰어내린다는 것은 악마의 실험재료도 되지 못하는 개죽음이 될것이 뻔했다.



기회는 차가 서서히 출발하는 그 때밖에 없었다. 기어를 바꾸는 소리와 덜컹거림이

전해졌다. 서서히 악셀을 누르는 느낌이 전해졌다.



'이때다...'



나는 순식간에 몸을 돌아 발끝을 문고리에 걸고 열어 재꼈다. 매연의 냄새와 도시

의 높은 건물사이로 희뿌연 하늘이 보였다. 도시의 더러운 공기가 이렇게 반가울줄

은 몰랐다. 내가 도망치려는 것을 알았는지 서서히 출발하던 자동차는 급정거를 했

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밖으로 몸을 날렸다.



[끼이이이이익..........]

[빠아아앙....]

몸을 날리자 바로 뒤에서 거대한 몸집의 버스가 급정거를 했다. 나는 버스안을 바

라 보았다. 버스 기사는 놀랐는지 잠시 멍한 얼굴을 하다가 막 욕을하기 시작했다.



'씨팔.. 여기가 어디야....'

나는 몸을 일으키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교차로의 한 복판이었다. 주위는 일시에

혼란스러워졌다. 사방에서 클략숀 소리와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 졌다.



[빵빵........빵...]

[삑삑........]

시끄러운 클략손 소리와 함께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려왔다. 호루라기 소리였다.

교차로 한복판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던 교통경찰이 보였다.



'이제 됐다....'

나는 경찰이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뒤쪽에서는 악마새끼가 쫓아 오고 있었다.

경찰은 나를 보더니 내쪽으로 다가 오기 시작했다.



"저 놈 잡아요....."

내 입에서 튀어 나온 말이 아니었다. 뒤에서 쫓아오던 놈의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경찰은 옆에 차고 있던 곤봉을 꺼내들며 나에게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제길.. 이 옷 때문에 완전히 미친놈인 줄 아네....'

나는 생각을 바꾸었다. 경찰에게 잡히면 완전히 미친놈으로 다시 끌려갈 것이 분명

했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내가 겪고 있는 이 모든 상황이 모든 미친

짓인것같았다. 정말이지 내가 미친것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빵빵........]

나는 생각을 바꾸어 경찰의 반대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일단 여기서 도망치는것이

최선이었다.



"저 놈 잡아라..."

나는 방향을 틀어 차들이 밀려 들고 있는 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억압복 때문

에 상체가 안 움직여 뛰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여기서 잡히

면 개 죽음이 될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중요한 것은 순일이었다. 분명히 오늘 아침까지 순일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집에서 나갔다고 했었다. 분명히 99번째 실험재료는 순일이였다. 하지만, 아

직은 시간이 있다. 시간이 있어야만 했다. 마지막 친구까지 잃을 수는 없었다.



[빠아아아...앙....]

나는 뛰는 것이라면 자신이 있었다. 전에 복싱을 할적에 무지하게 뛰었었다. 취미

로 하긴 했지만, 열정적으로 했었다. 그때 조깅이라면 하루에 10km도 넘게 뛰었었

다. 나는 차와 차 사이를 비집고 계속해서 달렸다.



"잡아라.... 잡어...."

나는 일단 차도를 벗어나 인도로 들어갔다. 뒤에선 여전히 경찰과 하얀가운을 걸친

그 놈이 쫓아 오고 있었다. 인도에선 사람들이 무슨 구경거리나 난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비켜~~~~~~~~~~~이씨.."

난 일부러 미친척 괴성을 질러댔다. 사실 지금 이상황에서는 그렇게 해서 도망가는

것이 최선인것 같았다.



"저 놈 잡아...."

하지만, 아무도 나를 잡으려 하진 않았다. 나로서는 천만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런 불편한 옷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의 시민이라도 만난다면 꼼작없이 잡히

고 말 노릇이었다.



나는 정신없이 뛰어 점점 인적이 뜸한 주택가로 도망갔다. 계속되는 미로같은 골목

길을 헤집고 들어갔다. 일단 어디에 숨어야 할것 같았다. 조금 거리가 떨어지긴 했

지만, 아직도 쫓아오고 있었다.



"헉헉...."

나는 일단 숨을 고르고 숨을 곳을 한번 둘러 보았다. 앞이 막혀 있었다. 막다른 골

목길에 들어서 버리고 말았다.



"제길.. 어떻게 하지..."

담을 뛰어 넘고 싶었지만, 손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담도 뛰어 넘을수 없었다.



"제길.. 미치겠네.... 미치겠네..."

옆에 커다란 쓰레기통이 눈에 들어왔다. 발로 뚜껑을 열어 제쳤다. 쓰레기가 반쯤

차 있었다. 내가 들어가기에는 쓰레기가 너무 많아 보였다.



"제길.. 씨빨....."

욕이 저절로 나왔다. 나는 몸을 굽혀 입으로 쓰레기 봉지를 물어 옆으로 떨어트렸

다. 악취가 풍겨 나왔지만, 이러쿵 저러쿵 할 상황이 아니었다.



골목저편에서 거칠은 발자국소리가 들려왔다. 그놈과 교통경찰이 틀림없었다. 시간

이 없었다.



[삐이이이걱....]

그 때였다. 바로 옆에 있는 철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리고 있었다.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 아이는 나를 보자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 나는 일

단 두번째 쓰레기봉지를 입에서 떨군후, 그 아이에게 한번 웃어 보였다.



"아저씨 뭐해요?"

"어...."

시간이 없었다. 점점 다가오는 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나는 아이를 몸으로 밀고 안

으로 들어갔다.



"문좀 잠가줄래?"

나는 몸으로 문을 닫은후 아이에게 문을 잠구어 달라고 부탁했다. 아이는 계속해서

신기한듯 나를 바라보았다. 아이의 눈은 티하나 없이 맑았다. 나는 몸을 숙여 대문

옆에 딱 달라 붙었다.



"아저씨 거지예요? 배고파요?"

"쉿....쉿 제발 아무말도 하지말고 조용히 있어줘.. 제발..."

"예..."

눈이 맑은 그 여자아이는 지금 마치 내가 무슨 놀이라도 하는줄 알고 있는듯 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하는 말을 아주 잘 따랐다. 나는 조용히 내 옆에 앉아서 나늘

바라보고 있는 그 아이를 보고 약간 안심을 했다. 나는 온신경을 나의 청각에 집중

했다.



[턱.. 뚜벅...]

두명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헉헉.. 제길 놓쳤나 봐요...."

"제길.. 그러게요.. 어떻게 억압복을 입고 그렇게 잘 뛸수가 있죠...."

조산명의 목소리와 경찰의 공해에 찌들은 듯한 허스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어느 병원이죠? 그 미친놈은.."

"아 예...."

잠시 머뭇거리는게 눈에 보이는듯 했다.



"엇 잠깐만요....무슨 소리 안 들렸어요?"

나는 숨을 죽였다. 틀킨것일까? 나는 옆에 앉아 나를 계속 신기한듯 바라보는 소녀

를 보았다.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무슨 소리요.. 분명히 들었는데... 이 쓰레기통에서...잠깐만 그 방망이좀 줘 보

세요..."

안 좋은 상상이 스쳐 지나갔다.



"아 예... 여기요?"

잠시 고요함이 감돌았다.



"뭐가 있어요?"

"아무도 없죠?"

"예... 무슨....왜 그러세요...?"



[퍼어어어어억]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뻔했다. 무엇인가 단단한 물

질이 으깨지는 소리였다.



[퍽퍽....]

연이은 둔탁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잠시 후 차갑고 변함없이 침착한 목소리가 다

시 나의 귀에 들려왔다.

"제길.. 되는 일이 없군.. 저번에도 실험재료를 엉망으로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놓

쳐버리다니...점점 일이... 하지만, 어차피 다시 잡을것을"



[달그락.....]

방망이를 땅에 내려 놓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경찰의 목소리는 더 이상들리지 않

았다.



[떠벅...떠벅...]



더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쉽사리 움직일수 없었다. 조그만 소리

라도 내버린다면 금방이라도 그 악마가 나를 찾아 낼것만 같았다.



"아저씨.. 나 힘들어...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해...."

"쉿...... 조용히해..."

"힘들어...."



나는 일어서서 담너머를 보려고 했다. 더이상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얘.. 이름이 뭐야?"

"은지.. 이은지.. 5살이구... 엄마, 아빠는 지금 집에 없구, 아 맞다 엄마가 이말

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리고 밖에도 나가면 안 된다고 했는데.아저씨 나 밖에

나갔다고 엄마한테 말하면 안돼..."

"어. 그래... 은지 착하구나..."

무척이나 귀여웠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는 전혀 다른 표정의 얼굴. 나는 억압복

을 벗어나기 위해 한번 온 몸에 힘을 넣어 보았지만, 헛된 짓이었다.



"제길.. 영화에서 볼때는 그냥 그렇더니 입어 보니깐 무척이나 튼튼하군..

얘.. 은지야.. 오빠 옷 등 뒤에 뭐가 있는지 좀 봐 줄래..."

"얘....."

나는 등을 돌려 은지에게 보게 해 주었다.



"뭐 있니?"

"응.. 있어..."

"그래 뭐가 있는데..."

"아빠 허리에 있는 끈 같은게 있는데... 여러개...."

"어.. 그래... 그것 풀수 있겠니?"

"응...."

나는 은지가 버클을 잘 풀수 있도록 몸을 잔뜩 오무렸다. 금새 헐거워지더니 끝내

억압복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었다.



"그래.. 은지는 안으로 들어가서 절대 나오면 안돼.. 알았지.. 절대 집안에서 나오

면 안돼.. 나오면 엄마한테 아저씨가 이를거니깐...."

나는 은지가 약간 씰룩거리더니 엄마이야기나 나오니깐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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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도 제 마음대로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