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최 나는 왜 사는질 모르겠다 곰곰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봐도 그냥 이쯤 살고 마는 게 결국 장기적으론 모두에게 이득일 것 같은데 정말 도대체 뭣하러 살아 있는질 모르겠다 당최 알 수가 없다
그냥 폐만 끼친다 내 주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 짐을 같이 짊어져야 한다니 세상에 이런 불합리가 어디 있을까 같이 불행하자고 내 옆에 있는 게 아닐텐데 같이 나락으로 떨어지자고 내 옆에 와달라고 했던 게 아닌데
시련을 딛고 일어나니 어쩌니 하다못해 그래 당신들을 위해 더 열심히 살아야지 이 악물어야 하는데 우느라 지쳐서 그럴 생각도 안 든다 애초에 내가 악을 쓴다고 될 일일까 싶기도 해 이미 다 그른 거 아닐까 나는 그냥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거 아닐까 내가 뭘 할 수나 있긴 할까 이럴바엔 하루라도 빨리 떠나주는 게 결국 모두에게 해피엔딩일 것 같은데
슬픔은 잠깐이지만 이 불행은 꼭 내 평생을 쫓아오며 날 괴롭힐 것 같은데 그때마다 나는 폐나 끼치고 살겠지 도대체 왜 살까 내 목숨에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살아서 폐나 끼치고 살까 그래도 정말로 내 불행을 함께 짊어지자고 내 옆에 있어달라 한 건 아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