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와 이탈리아 경기가 있던 날.

아는 형님과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는 목포역을 가게 되었다.


그 형님은 옛날에 조직-_-생활을 하셨던 분이셔서....（지금은 아니시다;;）

조직생활을 접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형님을 따라다니는 똘마니-_-들이 있었다.



형님 : 아야~ 신빈아! 사람들 징그럽게 많구만~ -_-+

신빈 : 원래 이런곳에서 응원을 해야 더 재밌어요. ^-^;

형님 : 야야...난 원래 이라고 사람 많으믄 긴장 한당께....

신빈 : 에이...저기 형님 후배들도 많이 있으시잖아요. 너무 긴장마세요. ^^




형님의 주변에서 경호하는 똘마니들은....


형님께서 입고 계신....

빨간색 를 상당히 부끄러워 했다; -_-;;


상상해보자.-_-

180이 넘는 키에, 120킬로가 넘는 몸무게....

훌륭-_-하게 나온 배;

깍두기 머리에 붉은악마응원복은 내가 봐도 좀 -_-;; 했다;;



형님 : 신빈아! 저기서는 뭘하길래 사람들이 저라고 많냐?





형님께서 손가락으로 가르킨곳은...

다름아닌 바디페인팅을 해주는 곳이였다.




신빈 : 아...저건 "바디페인팅"이라는거에요. ^^

형님 : 아~ 나도 그거 알어~ 그거 아니여~ 그거~

신빈 : ^-^?





형님의 한마디.....-_-;;



형님 : '면상'이랑 '등짝'에 '뺑끼칠'하는거 아니여? 그거맞지?



빼..뺑끼칠이라니...-_-;


신빈 : 네...마..맞아요...^-^a 빼...뺑끼칠...^^a

형님 : 야~ 신빈아! 우리도 저거 하자!

신빈 : 네? -_-?


으악...

조폭형님-_-께서....바디페인팅을 한다니....;;


역시 축구는 대한민국 국민을 변화시키는 위대한 스포츠임이 틀림없다.


어느 누가 상상했으랴....

형님이 친히 면상-_-에 태극무늬를 그려넣을지....



바디페인팅 하는 여자 한명을 납치-_-해오겠다는

똘마니들의 이야기가 있었지만,

형님께서는 끝까지 줄을 서셨다.



형님 : 월드컵도 개최했는디, 이런데에서 만큼은 문화시민이 되야제..안그냐?

신빈 : ^-^a



30여분동안을 기다렸더니,

드디어...형님의 차례가 되었다.


바디페인팅을 해주시는 긴머리 여자 도우미분은......

붉은악마응원복을 입은 깍두기-_-의 갑작스런 출현에....



흠칫! -_-놀랬지만....평상심을 되찾고 형님께 물었다.


도우미 : （되게 겁먹었다...;;） 어....어디다가 하실꺼에요?

형님 : （손가락으로 볼을 찌르며...） 면상-_-에다 해주쑈.

도우미 : 네? 며...면상이요? 뭐...뭐라고 써드려요?

형님 : 이쪽에는 一心 이라고 해주고,

이쪽에다는 사시미 하나 깔끔하게 그려주쑈.


-_-;;


一心에 사시미라니....-_-;;;

문신새기는것도 아니고....-_-;;



도우미는 떨리는 손（나도 그녀가 떠는걸 보았다;;）으로....


형님의 볼에 一心이라고 바디페인팅을 해주었다.
（도우미가 사시미는 그릴줄 모른다고 해서 못그렸다....-_-;）



형님 : （도우미가 건내준 거울을 보며） 껄껄껄~ 아따! 이쁘구만~ ^o^

신빈 : ^-^;;

형님 : 신빈아! 너도 해라.

신빈 : 네?

형님 : （도우미를 부르며...）어이~ 아가씨!

도우미 : （깜짝 놀라며...） 네?



형님 : （내 윗옷을 올려 등판을 내 보이며） 여기다 '용'한마리 그려주쑈!

신빈 : -_-;;

도우미 : -_-;;



용을 그려주라는 형님의 주장을 겨우겨우 추스리고,

적당한 자리를 잡아 축구시작을 기다렸다.




평소에 술을 좋아하는 신빈군....


신빈 : 아... 이렇게 야외에서 응원할때는 술마시면서 하는게 딱인데 ^^

형님 : 그리어? 이런데서 술마셔도 되냐?

신빈 : 다른데는 모르겠는데요. 여기는 될껄요.

아까 슈퍼에서 사람들이 술사는거 봤어요.

형님 : 아따, 이놈아! 그럼 진작 말하제 그랬냐~

형님은 폰을 꺼내들고 전화를 하셨다.




형님 : 일석이냐? 오냐! 나다...여기 아가씨 두명-_-이랑,

양주 괜찮은걸로 대짜하나, 안주 적당히 가지고 좀 와라....






신빈군은....

옆 사람들이 통닭에 맥주 마실때....




난 형님의 똘만이가 따라주는 에 과일안주 먹으며....

대~한민국을 외쳤다...-_-;;
（아가씨들 돌려보내려고 애썼었다...-_-;;）



경기가 한참 진행되자, 여기저기서 응원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응원인파 : 대~한민국! 코공콩! 콩콩! 대~한민국! 코공콩! 콩콩!



대한민국을 외치며, 풍선막대기를 두드리는 응원인파들....

우리는 풍선막대기가 없었다. -_-;;


형님은....

풍선막대기를 두드리고 싶으셨다.-_-;;


똘마니들은 '형님! 풍선막대기를 접수해올까요?' 라고 물었지만

형님은 또 참으셨다.

당시...

우리 인원은 형님과 나, 그리고 똘만이 다섯, 이렇게 총 7명이였다.


형님 : 아야.....그냥 저기 가서 사이다 PETE병으로 두박스 사와라.....

종이컵도 '한박스' 사오고....

아참! 콜라는 안된다. 콜라는 미제야. 신빈이가 미국 존나 싫어해!


흐흑!

형님을 만날때마다.....

"미국씨발놈!" 노래를 불렀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구나.... ToT


똘만이 둘은 형님이 건내주는

십만원-_-권 수표를 두손-_-으로 매우 공손히 받아들고는 냅다 뛰었다.

검정색 비닐봉다리-_-;에 담겨 온 14개의 시원-_-한 사이다 PETE병.


똘만 : 형님! 사왔는데....이거 어떻게 할까요?


형님은 조용히 일어나셔서....

우리 주변에서 목이 터져라 한국을 응원하시던 사람들께.....

형님 : 여러분! 제가 한말씀 올리겠습니다. 전 참 못배운놈입니다.

그래서 얼굴에 이렇게 뺑끼칠하는것도 이것 보십쇼.

아는게 一心 이런거 밖에 없어서 이런것밖에 못합니다.

그런데, 오늘 여러분들이 이렇게 질서정연하게 응원하시는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제가 작은 정성으로나마 이렇게 음료수 한잔씩

준비했으니, 이거 드시고, 한국 응원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이탈리아가 이기고 있고, 안정환이 실축도 했지만,

목포시민이 이렇게 응원하고, 못배운 저도 이렇게 응원하는데,

하늘도 감동해서라도 우리에게.....

우승을 선물할껍니다!







형님은 에 취하셨는지,

아니면....한마음 한물결로 승리를 염원하는 응원에 취하셨는지....

짧은 연설을 하셨고......


똘마니들은-_-;;

형님의 눈빛-_-+ 한번에,

주변 사람들에게 분주하게 음료수를 한잔씩 나누어드렸다.


아저씨, 아주머니, 학생,

심지어....안전요원으로 활동하는 경찰에게까지....



비록 한잔의 음료수였지만, 하나된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갈증을 해소했고,

우리는 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응원했다.





형님 : 그리고, 저기 풍선막대기 없으신분들.....

이거 사이다 PETE병으로 같이 두드리면서 응원합시다!

아! 그리고 끝나고 청소는 이녀석들이 할꺼니까, 걱정마시구요. ^-^

같이 해주시면 더욱 좋구요... 허허허허허~ ^o^



형님은 똘마니녀석의 머리-_-를 툭툭! 치며 호탕하게 말씀하셨다.



풍선막대기와 사이다 PETE병의 절묘한 응원조합!!






"대~한민국! 코공콩! 콩!콩! 대~ 한민국! 코공콩! 콩!콩! "






월드컵은 건달과 경찰도 하나로 묶는 위대한 스포츠가 틀림없었다.

형님의 응원에 힘입어....우리는 이탈리아에게 극적으로 우승을 했고,

안정환이 골든골을 넣었을때, 남몰래 눈물을 닦으시는 형님의 모습에서

이름모를 뿌듯함도 느꼈던 신빈군이였다.








경기시작 5분전에 형님께서 신빈군에게 전화를 하셨다.


형님 : 야! 신빈아! 여기 광주 도청앞인데, 사람 존나 많아!!

나 스무살때 저쪽 조직이랑 패쌈할때랑은 비교도 안된다!!

여기 사람들한테 사이다 한잔씩 사줬다가는 나 거지되겠다!!

그건 그렇고! 나 이번에는 면상에 '뺑끼칠' 뭐라고 한줄 알아?




이렇게 했어...와하하하~






우리..형님도....

차두리의 파워;;를 알고 계셨다....-_-;;



요코하마는 이제 우리땅이다!

내 큰목소리로 예언하노니!

일본열도는 태극전사에게 점령당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