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세요~ 이제 날씨가 점점 싸늘해지고 있는데..

공포얘기.. 읽으실랑가 몰겠네요.^^;

글을 적다보니.. 경험담을..서술한다는 느낌보단.. 표현양식이

소설의 경향으로..치우치는것도.. 고민이 되네요..

이제...서서히..풀려나가고 있는 과정이랍니다.

모쪼록.. 미흡한 글이지만...재미있게 읽어주세요~^^






[하얀색샌들을 신고 정확히 9시 25분에 집을 나섰다..



마당을 가로지르는길에... 구석에 자리잡고있는 퍼세식화장실의



유리창에 반사된 내모습에...... 난..



실제로 비명을 지를뻔했다......



물론....... 나는 제 삼자의 눈으로 그녀의 몸만 빌려 상황을



지켜보는것이라......그녀（?）의 행동이나 생각에는 아무것도 미칠수없지만..



그때만큼은.......온몸을 타고흐르는 전율때문에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유리창에 비친 '나'의 모습은...... 항상...흉칙한 흉물로....



내앞에 나타나주었던....... 첫만남부터 달갑지 않았던.........



꿈속의 그녀가 아니었던가.....



흉측한모습만을 봤었지만..... 그녀가 틀림없다!!



말쑥한차림으로 해맑게 웃고있는 그녀의 얼굴이........



또다른....느낌으로 가슴에 꽂혔다...]



（전편끝）----------------------------------------------------









구토를 하나? 그녀가?? 아니.........내가......



현재의 내가............. 그래..... 내가 구토를 하고있는것같다..



지금은 꿈이지만.... 실제의 내가....누운채로 구토를 하고있는것이



틀림없다...



속에 메스껍고..심한 현기증이 밀려온다.....



위장의 근육이 급하게 수축되었다..이완되었다하고있는..것..같다..



내 꿈속은..........엉망진창이 되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칠흙같은........어둠속에서..... 내..아니..그녀시야에 펼쳐진건..



땅바닥.................



바닥에 옆으로 누운채...펼쳐진 시야........



풀잎이 보이고.....대나무의 줄기도 보인다...



심한.....악취가 코를 찔러댄다..



또다시... 입속에서..........메스꺼운 분비물이..울컥.



쏟아져 나온다...



얼마나...토해냈는지... 신물이... 흐르고 있다.



코와...귀와.....입..그리고..눈에서도... 핏물이 흐른다...



솔직히 그것이 뭔지 구분할순 없으나.......



온통 보이는것이 빨갛다



그리고..... 입안에서......피비린맛이..느껴진다...



몸을 가눌수 없는......상태.......



난.............



난..............



아니..........그녀..........



죽어..가고..있다!



핏물이 베인.....죽어가는 눈으로...



나머지 힘을 다 짜내어........ 주위를 살폈다..



윗쪽...............



그리고 아랫쪽..............



（윗쪽,,아랫쪽은.. 하늘과 땅을 의미하는것이아니라.. 옆으로 누운상태이므로

똑바로 서있을때의 왼쪽, 오른쪽을 의미한다..）



달이 밝아서.... 무엇인가..보이는것같기도 하다...



아랫쪽에.............



구둣발과....하얀고무신이 보인다........



구둣발 뒷쪽으로... 하얀고무신이... 멈칫멈칫 몸을 숨기려하고있다..



무엇이......



무엇이 두려운걸까...



구둣발의 걸음이..내 얼굴로 향한다...



바로 내 머리맡에 온것같다..............





커억!!!!





숨이 막혀온다........목이... 목이...졸려진다..



아니..끊어질것같다...



힘겹게 손을....들어..........목을 만졌다...



거칠은... 짚밧줄이....내 목을 죄여온다........



점점더...쎄게......쎄게..



의식이 혼미해져온다...





죽는걸까.......



어차피 죽었을목숨........무엇이 그리 급했을까....









내...현실과 꿈속이.... 심하게 혼돈되고있다..



난...난............죽는걸까???



이대로??







찢어질듯하게 내 허벅지를 꼬집어 재끼는...... 손놀림에..



번뜩.........눈이 떠졌다..





혀...현실??



돌아왔다...... 익숙한 천정의 벽지디자인.....



손끝에 느껴지는 이불의 감촉...





불현듯...방금전의 허벅지를 꼬집던.......누군가가 궁금해져..



아랫쪽을 보았다...





공백............



생각지 못했던 공백이다...분명 누군가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항상 잠궈놓는 내 방문과........ 침대 아래엔.......어떤 그누구도 없는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





탈진한 몸을 겨우 일으켜... 두꺼운 이불을 옆으로 재쳤다..



얇은 잠옷을 입은 허벅지엔.......



잠옷을 벗지않고도 비칠정도의 선명한 피멍이 남아있었다...





'나를 살리기 위함이었다............'









꿈에만 집착했던...나는...........



미친듯이 울부짖기 시작했다.........



모든것이 확실한 과거라 확정짖기 시작했다...



내막을 몰랐던 왜곡된 과거.. 그래서..얽기기만 했었던...........







단지.......이유만 알면... 속이 시원할것같던 생각과는 달리...



가슴이 너무나 아려오기 시작했다...



내가 그녀가 되어보아서였을까???



죽음의 문턱까지..갔다와봐서였을까??



죽음이 너무도 비참해서였을까???



아무도...진정한 과거를 모른단 생각에서였을까??



이유를 알수없는 눈물이... 한동안..그렇게 흐르고 있었다..







갑자기.... 주마등처럼... 몇달내내 꾸어오던 꿈이.. 스쳐지나가기 시작했다..



여러가지가 얽히더니.. 신기하리만치 정확히 편집되기 시작했다...



두어군데의 빠진곳외에는......모든 이야기가 딱 맞아떨어지고있었다...







아랫층에서...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벨소리에...



다시한번...현실에서 현실로 돌아온것같은.. 그런느낌..



불길하다.....불길하다....







"예?? 뭐라꼬요???!!"





할아버지의 떨리는 외침속에... 팽팽한 긴장감이 끊어지고..



계단을 밟고 있는 내 걸음도 멈춰졌다..





동생의 사고.....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고.. 병원에 누워있다고 한다..



참 어이없는건... 모르는사람의 차를 얻어타고 오다가..



사고가 났다고 한다... 집까지..얼마의 거리라고........



심하게 탈진되어.. 몸가누기 힘든.. 나를 빼고..



몸이 불편하지만..모두들..병원으로 달려갔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기분이다......





이제 좀 잠잠한가 했더니.......



또 가족들에게 해꼬지인가..



하지만 마음한켠에 일어서는 확신하나....



그녀는...............



아니다..........







환상인지... 현실인지...꿈인지......



내가 앉아있던 쇼파가.......



낡고... 붉은.....나무의자로 바뀌었다...





몸이 몹시 가볍다.............



의자에 앉아있다는 의식이라고 해야하나...그런느낌때문에...



의자에 앉아있다고 착각하는것이다..



실은.....의자에 앉은......'나'라는 형체는 없다..



다만.....의식일뿐이다...



내가 보고 느끼는것에.... 내 행동이 좌지우지되는..



단지 의식으로만말이다..



쉽게 설명해.. 유체이탈과 비슷한경우다..



내몸은 없으나..... 내가 생각하는것에 따라..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있단



것이 결정된다..



이런.. 이론으로.......난 지금...... 붉은 나무의자위에



'앉아있다'



지금은......필시 꿈이 아니다....



난......잠들지도 않았고..... 의식또한... 청명한 상태다..



헌데...신기하게도.....난...지금.........



현실속이 아니다.......



갑자기......내가 있던 장소가 바뀌고...내 영혼을 담은..몸이란



그릇이 없어졌다..



내가 있던곳은 내방한켠이었다..



하지만........지금은........창밖을 보니......



1층일 뿐더러..........더 놀라운건....



우리집과 다르지않은.....똑같이 생겨먹은 마당과......



마당 양쪽에 심겨진...굵은 감나무 두그루가 우리집 '이었음'을..



보여주고있다..



그래...... 그러고 보니.... 이사전.. 헐기직전에.. 원래 우리집터엔..



이것과 똑같은...변형한옥이 있었다.........



이곳은.......



지금의........ 우리집터다!!





갸날픈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소리나는 쪽으로...나를 이동시킨다고 생각한 순간..



벌써 난......그곳에 와있다..







놀라운 광경..!



몇일을 꿈속에 나왔던... 그 장면들....



초록색 전화기를 집어들고... 노란색옷을 입고..



우는지 웃는지..눈물이 맺흰채..입은 웃고 있던 그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행복해하는듯한..그녀........





바로..... 내가..겪었던..그녀였다..



내가 꿈속에서 보았던 그대로...그녀는 행동한다..



틀린점이 있다면......난 지금......제 삼자의 눈으로.....그녀를 바라본다..



육체가 없기때문에 물론...그녀는 날 인식하지 못한다..





모든것을 보게 되었다..



꿈속에서..내가 그녀가 되어서 했던 행동 하나하나..



모두가 똑같았다..



난....그렇게 그녀를 쫓아다니며...현실（?）의 세계에선..시간이



얼마나 가는줄도 느끼지 못한채.. 그곳의 생활에만..몰두하고있었다.





약속의 날..........



난.. 울면서..그녀를 말렸다....



내모습이..내 목소리가 보이고 들릴리 만무했지만..



난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곳세계에선..내가 물리력을 행사할순없지만...



신고나가려던... 노란구두를...집요한 내 의식한줄기로..



겨우.. 안보이게 숨겨놨었다...아니..그렇게 생각하고있는건지 모르겠다



어쨋든 그녀는



먼지가 뽀얗게 앉은..하얀샌들을 찾아내어.. 그것을 신었다..



밝게 웃으며.. 집을 나서는 그녀에게



절규하듯 소리쳤지만.........



그곳에서는..........그저 한번 스치는 바람소리로만..형용될 뿐이었다..









내 꿈에서......중간중간 끊어졌던...장면들...



한곳에 뭉텅이 져있던 얽힌 실타래....



차라리........막을수없다면......



어떤 이유인지나..알자....



실마리를..........찾자.!!







어두운..밭두렁으로..종종걸음을 걷고 있는 그녀...



저기 저끝에..대나무숲이 보인다..



을씨년스럽게.. 바람에 맞춰 이리저리로..움직여대는..



대나무들... 대나무 사이로..스며든.. 특유의 바람소리..



초가을이지만.....



바람이..꽤 찬지.. 몸을 움츠리는.......그녀..



그녀의 얼굴을 볼때마다..



자꾸만.......



흉측했던...그녀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긴 하지만...



흉측한 몰골이.....이젠...내기억속에...



공포스런 느낌으로 남아있지않았다...





아니..... 다시한번...흉안의 그녀가 내앞에 나타나면..



난 도리어.......저렇듯.. 아름답고.. 지적인..



그녀의 얼굴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대나무숲앞에 다다른 그녀의 발걸음이..짐짓 느려졌다..



두손을.. 자신의 배위에 살며시 갖다올려보더니..



이내 서글픈 표정이 된다...



소맷자락을 땡겨잡고.. 또..눈물을 훔친다...



대나무숲복판에..선 그녀가......



반가운듯................



소리친다............







"아....아버지!!! 어머니!! 여기예요~!"





사늘한 달빛때문인지........



그들의 표정은.........하염없이 굳어있는듯 하다..



두려움과... 살기가 가득찬...그들의 눈은...



어둠속에서도...인광을 뿜는다............





순진한.........그녀는........



그들곁으로 달음박질친다.............





내가슴이 방망이질치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닥칠 미래를 알아서라기 보다...........



이장면들은...........



내꿈속에선......전혀 보지못했던.....



충격적인..것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또..하나......



스산한 바람이.....불어....대나무들이



크게 휘청이며 꺾이는 순간.............



선명한..달빛에 비춰진 그들의 얼굴을 보고..............



육체가 없는...내자신이.....



마치 몸을 가지고 있는듯...... 부유하기 시작했다..



이렇게..온몸의 힘이 다 빠져버리면......



저...하늘 끝까지... 떠올라버릴것만 같았다..



너무나..큰 충격에...잠시..난...나를 가누지 못했다.







그들의 얼굴중..........한사람은.........



결코......잊혀질수 없는.....어떤 존재였기 때문이리라!





밝게 웃는 그녀와.. 나머지 두인물의...



놀라운..상봉은....



나를 혼돈속에 몰아넣기 충분했다..





눈물이 흐른다는 의식때문에......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