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스레 손절을 말한다. 웃으며 손절을 말한다. 나는 요즘 진지하게 널 차단할 생각을 하는데 그걸 알 리없는 넌 그저 웃고 있다.

누군갈 손절해본 적이 없다. 자연스레 떠나간 사람들은 많았어도 내가 마음먹고 멀어져야겠다 하고 보낸 사람은 없다. 없었다. 아직까지는.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든다. 이게 정말 내가 원했던 결말이 맞는지, 정말 지금이 더 행복한 건지.

너에게 까이고 혼자 슬퍼할 때는 그래도 난 해야할 일을 했다며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었다. 더이상 너와 연락하지 못함에 슬퍼하고 후회했지만 분명 내가 해야할 일이라 믿었으므로 당당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비참하다. 심장이 마구 뛴다.

이제야 니가 미안하다했던 말의 의미를 이해한다. 만약 네가 내 아픔을 알았다면, 예견했었더라면 너는 그보단 더 미안해야했다. 적어도 무릎이라도 꿇어야했다. 그 대신 너는 내가 정말 좋은 친구라 잃기 싫다며 다시 연락해왔다. 스스로 염치없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더 웃긴 건 뭔지 아는가? 병신같은 내가 알겠다, 괜찮다 말해버렸다는 거다.

이제 나는 그 벌을 착실히 받고 있다. 오늘도 나는 네 남자친구 이야길 맞장구까지 치며 웃으며 들었다. 속이 문들어진다.